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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9화

“지금 아버지 몸은 아주 허약한 상태예요. 노석명이 무슨 약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평생 실험실에서만 지내 오셨으니 본인이 더 잘 아시겠죠.”

이 말을 남기고 신무열은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러나 아직 온지유의 행방에 대한 답을 듣지 못한 법로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율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무사한 거냐?”

법로의 마음은 불안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신무열은 잠시 멈춰 서며 그를 되돌아봤다.

“인명진을 기억하시나요?”

법로는 다시금 침통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 애는 내가 만든 최고의 작품이었다. 당연히 기억하고말고.”

인명진은 법로의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존재였고, 그의 중요한 ‘약인’이었다. 그는 오래전 도망쳤지만 법로는 그를 항상 추적해 왔다. 하지만 끊임없는 전쟁 속에서 사람 한명을 찾는 데에 많은 자원을 쏟을 수는 없었다.

법로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인명진이 율이를? 율이 행세를 하던 그놈은?”

신무열은 냉랭하게 말했다.

“율이가 아버지와는 달리 살길을 남길 줄 아는 아이여서 다행이라 여기세요. 노석명이 반란을 일으킬 때 바로 그 인명진이 율이를 데리고 도망쳤습니다.”

온지유가 율이임이 확실해지자 신무열은 그녀를 서슴없이 율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특히 법로의 앞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어떻게든 율이를 찾아야 해. 나는 그 아이에게 너무 큰 빚을 졌어... 정말 볼 면목이 없다...”

법로는 목이 메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노석명이 율이를 데리고 와줬으니 눈 앞의 일을 마치면 율이에게 제대로 보상을 해줄것이라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하나 또 하나 폭풍우같이 사건이 휘몰아쳤다.

지금의 그에게는 어떤 계획도 율이보다 중요한 건 없었다.

신무열은 그런 법로를 비웃듯 차갑게 말했다.

“이제 와서 제게 얘기해 봐야 소용없어요. 이미 때는 늦었으니까요.”

그렇게 말하고 신무열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법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깊은 후회와 무거운 죄책감에 사로잡혀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 돌덩이가 가슴을 짓누르는 것만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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