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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5화

온지유는 꽃을 안고 향기를 맡고 있었다. 잠시 후, 여이현이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 온지유를 바라보는 그의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깃들어 있었다.

“아쉽게도 지금 손에 핸드폰이 없네. 그렇지 않으면 네 사진을 많이 찍어줬을 텐데.”

여이현은 이제서야 왜 많은 사람들이 어디를 가든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지 깨달았다. 아름다운 순간을 영원히 남겨 두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일 테다.

온지유는 쿡쿡 웃으며 말했다.

“지금 그럴 처지도 아니잖아. 게다가 많은 일들을 겪고 나니까 내 마음가짐도 이미 많이 변한 것 같아.”

이전에는 여이현의 비서로 일하면서 그의 지시를 엄격하게 따르며 관계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매우 조심했다. 누구에게도 그들의 관계를 눈치채게 하지 않으려 신경을 썼다. 지금은 이런 일들을 겪고 있으니 더더욱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여이현은 미소를 지으며 온지유의 옆에 앉았다. 그는 손을 뻗어 온지유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

“지유야, 내가 네게 너무 많은 잘못을 해 왔다는 건 잘 알아. 지금 일을 서둘러 처리하고 있으니까 빨리 끝내고 너에게 온전한 나를 돌려줄게.”

“응, 기다릴게.”

온지유는 여이현의 품에 기대어 함께 저녁노을을 바라보았다.

여이현은 온지유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지유야, 신무열과 법로가 우릴 찾아왔어. Y국은 이미 큰 변화를 겪었고 노예 수용소도 모두 해체됐어. 지금 Y국을 이끄는 사람은 신무열이야. 법로는 물러났고, 율이 행세를 하던 사람은...”

“노승아지?”

여이현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온지유가 웃으며 그의 말을 끊었다.

여이현은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 그는 온지유가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당황했다.

“언제부터 안 건데?”

여이현은 웃으며 물었다.

온지유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

“의심스러웠던 점들이 하나하나 이어지면서 알게 됐어. 율이는 노석명이 데려왔고, 노승아는 노석명의 딸이잖아.”

“사실 노승아는 노석명의 딸이 아니야. 노승아는 여진숙의 딸이었고 여진숙과 노석명이 접점이 있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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