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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9화

율이라고 불리는 게 싫다면 부르지 않으면 그만이다.

온지유는 말없이 입술을 꾹 깨물고 신무열을 바라봤다.

그리고 의문 섞인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무슨 일이죠?”

온지유라는 호칭을 신무열이 받아들였다면 다른 것도 받아들이지 않으리라 믿을 수 없었다.

신무열이 진지한 투로 말했다.

“지유야, 네가 우리를 배척하는 이유를 잘 알아. 아버지는 실제로 아주 많은 나쁜 짓을 해왔어. 하지만 아버지가 우리를 위한 마음은 진짜가 맞아. 네가 실종 된 뒤로도 몇 번이고 널 찾으러 다녔었어. 아니, 아버지는 이 몇 년간 한 번도 널 찾는 걸 멈춘 적 없었어.”

“너는 모르겠지. 노석명이 노승아를 데려왔을 때, 아버지는 노승아를 너로 착각하고 얼마나 많은 사랑을 쏟아 부었는지...”

온지유는 손을 저었다. 더 이상 신무열이 하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신무열은 온지유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넌 아직 모르지? 아버지가 야망을 위해 실험을 계속해 왔고, 그로 인해 인명진을 약인으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인명진을 정상인으로 돌려줄 수 있다고 하는걸. 그리고 인명진에게 감사하다고 인사까지 한 걸.”

신무열은 호흡이 무거워졌다.

아버지는 Y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던 법로이다. 몇 년간 노석명에게 속아 신무열이 어떤 말을 해도 의견을 숙이지 않던 그였다.

하지만 아버지가 온지유를 대할 때는 그 어떤 사람에게도 고개를 숙일 수 있었다. 그게 바로 온지유를 향한 아버지의 사랑이었다.

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목에 무언가 걸리기라도 한 듯 불편했다.

법로가 자신을 위해 이 정도까지 할 줄 몰랐다.

신무열의 말대로 비록 많은 악행을 저질러 왔지만 자애로운 아버지였다는 것은 변함이 없을지도 모른다. 몸 안에 흐르는 피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온지유는 자신을 설득할 수 없었다.

“지금 이런 말들을 듣고 싶지 않아요. 그만하면 안 돼요?”

온지유는 지쳤다. 몸도 마음도.

신무열도 온지유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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