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88화

여이현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몇 초간의 침묵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일은 지유가 결정할 일이에요.”

신무열은 더 이상 여이현에게 신경 쓰지 않고 법로의 곁으로 가서 그의 얼굴의 가면을 벗겼다. 법로의 얼굴에는 길고 깊은 흉터가 있었다.

그 흉텨는 어린 시절 딱 한 번을 본 뒤로 한 번도 가면밖에 드러난 적이 없었다.

인명진은 Y국의 의원과 실험실 인력들을 모두 모아 법로를 빠르게 회복시키려 했다.

세 시간이 더 지나서야 법로가 깨어났다.

법로는 얼굴 위를 덮고 있던 가면의 무게가 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무섭게 소리쳤다.

“노석명은 어디 있지?”

법로는 노석명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분노했다.

심지어 자신의 가면까지 벗기다니!

그 모습에 신무열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아직도 노석명을 만나고 싶은가 보죠? 주변에 쓸 만한 사람이 그리도 없으세요?”

법로는 그제야 신무열을 바라보았다. 무사히 살아 있는 신무열을 보고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율이는? 율이는 어디 있어?”

법로는 이 상황에서도 딸을 잊지 않았다.

신무열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

“지금 그 율이는 노석명의 딸을 얘기하시는 건지, 아니면 아버지 친딸을 얘기하시는 건지요.”

법로는 어리석지 않았다. 신무열의 말을 듣고 노석명이 자신의 딸을 율이로 바꿔치기 했음을 깨달았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

“율이의 행방을 알고 있는 거냐?”

신무열의 태도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했다.

“아버지는 이미 율이를 본 적이 있으세요.”

신무열은 천천히 입을 열었고 법로는 그제야 깨달았다. 온지유를 보았을 때 느낀 친숙함이 그녀가 법로의 친딸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온지유가 바로 그들이 찾던 율이었던 것이다!

법로의 머릿속에는 어릴 적 율이가 사탕과 꽃을 들고 자신을 향해 뛰어오던 장면이 떠올랐다.

“아버지.”

신무열의 부름에도 법로는 잠시 멍해있었다.

“그럼 율이는 지금 어디 있느냐?”

법로는 초조해졌다. 과거 한 차례의 화재 이후 그는 율이를 잃었다. 결국 유해를 찾지 못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