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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게다가 인명진은 온지유를 데리고 함께 망명 중이었다. 지금 이곳에서 온지유를 속일 이유는 없었다. 모든 상황이 확실히 온지유가 바로 율이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온지유는 마음속에 품고 있던 마지막 희망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바로 진짜 율이였다.

자신이 신무열의 여동생이자 법로의 딸이라는 사실을 더는 부정할 수 없었다.

Y국은 많은 악행을 저질렀고 여이현과도 적대관계이다.

온지유는 목이 멨다. 자신이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율아, 나도 너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네가 다른 사람의 기억에 갇혀 사는 걸 두고 볼 수 없었어.”

인명진은 온지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의 행복을 바랐다.

온지유의 마음 속에는 여이현 밖에 없다는걸 알지만 인명진에게는 온지유만 행복할 수 있다면 다른 건 중요하지 않았다.

온지유는 불현듯 여이현이 자신에게 말했던 석이에 대해 떠올렸다. 드디어 석이가 실재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석이는 자신이 만들어 낸 환상이거나 아예 다른 사람의 기억일 수도 있었다.

온지유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이 정도면 단순히 공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게 아니란 말인가!

온지유는 눈물을 흘렸다. 둘은 현재 연락할 수단도 없었고, 노석명의 추격도 피해야 했다. 지금 이 순간 여이현의 곁으로 가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인명진은 말없이 온지유의 곁을 지켰다. 그는 이 일을 통해 다시 한번 결심했다. 이제는 결코 온지유를 떠나지 않을 것이며, 만약 죽음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면 온지유의 곁에서 그 최후를 맞을 것이다.

“나는 밖에 나가서 먹을 수 있는 열매라도 있는지 찾아볼게. 율아, 어디에도 가지 말고 여기서 기다려. 알겠지?”

“알겠어요...”

온지유는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

인명진과 함께 망명하는 이 상황에서 혼자 어디로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를 곤란하게 만들지 않으려면 지금은 안전하게 숨어 있는 것이 최선이었다.

...

한편 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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