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84화

노승아는 결국 죽었다. 여이현의 눈앞에서.

잔인한 체벌에 노승아는 그 짧은 시간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녀는 친모의 손에 이끌려 노석명에게 보내지게 되었고 노예 수용소에서 한동안 생활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실험은 너무 고통스럽고 잔인했다.

죽는 그 순간 그녀는 여전히 자신을 낳아준 친아버지가 누군지 몰랐다.

그녀는 죽어서도 편히 눈을 감지 못했다.

죽기 전 그녀가 했던 말이 여전히 여이현의 귓가에 맴돌았다.

“여이현, 내가 널 얼마나 오랫동안 좋아했는데. 넌 항상 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지. 나도 알고 있어. 네가 지금 온지유를 위해 나한테 복수하고 있다는 거. 내가 죽어도 너희 둘은 행복하게 살지 못할 거야. 내가 저주할 거니까! 너랑 온지유는 절대 행복하게 살 수 없어!”

노승아에게 내린 체벌은 목숨을 잃을 정도가 아니었다.

그러나 노승아가 분을 이기지 못하고 피를 토하며 죽을 줄은 몰랐다.

여이현은 그럼에도 냉담하게 말했다.

“용경호, 노석명이 실험을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나? 노석명을 찾아서 이 시체를 선물로 줘.”

“대장님, 노승아 씨가 한 말을 너무 마음에 담지 마시길 바랍니다. 죽음이 닥쳐오니 두려움에 헛소리하는 겁니다. 죽기 전 다들 한 마디씩 내뱉은 말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그럼 세상 사람 전부가 예언가가 아니겠습니까?”

여이현의 옆에 있던 용경호는 어두워진 여이현의 안색을 발견하곤 행여나 노승아가 한 말을 신경 쓸까 봐 얼른 몇 마디 보탰다.

사실 그는 노승아가 이런 식으로 죽어버리는 건 너무 가벼운 벌이라고 생각했다.

노승아가 한 짓이 수도 없이 많았고 심지어 도망치기도 했다.

이런 범죄자라면 시체를 뜯어 짐승에게 먹이로 던져줘도 시원찮았다.

하지만 그들은 군인이었고 이런 일을 할 수 없었다.

여이현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픽 웃었다.

“당연하지.”

노승아가 죽었다는 소식은 빠르게 노석명의 귀에도 들려왔다. 여이현은 애초에 노승아의 죽음을 숨길 생각은 없었고 오히려 더 소식을 퍼뜨리고 있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