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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화

여이현은 멈칫하더니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온지유는 제 아내예요.”

자신의 여자라고 선포하는 게 아니라 나민우를 속이기 싫었던 것이다.

나민우는 기억을 잃었지만 여전히 온지유를 기억하고 있었다.

최악의 상황에 여이현은 죽을 것이고 나민우와 온지유가 행복하게 잘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온지유를 사랑하는 여이현은 이대로 나민우에게 온지유를 보내주고 싶지 않았다.

나민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생각에 잠겨있었다. 빠르게 스쳐 가는 기억의 조각을 붙잡고 싶었지만 손에 잡히지 않았다. 온지유에 관한 기억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고 눈앞에 서 있는 여이현에 대해서도 기억나는 것이 없었다.

여이현의 말을 들은 나민우는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유부녀를 사랑하게 된 나민우에게 여이현이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럴 필요 없어요. 제가 지유를 만나기 전부터 두 사람은 아는 사이였거든요. 나민우 씨가 지유 이웃 오빠였어요.”

예전에 나민우가 온지유와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비밀리에 조사한 적이 있었다. 여이현은 나민우가 바로 석이인 줄 알았다.

“그럼 온지유는요?”

나민우는 지난 기억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나민우가 기억을 잃은 것도 운명일 것이다. 나민우는 지금 누워있는 곳을 두리번거리면서 왜 갑자기 온지유의 이름과 얼굴이 떠오르는지 궁금했다. 이때 여이현이 입을 열었다.

“나민우 씨를 데리고 그곳을 빠져나왔지만 지유는 아직도 그곳에 있어요. 잘 치료받고 있으면 제가 지유를 데리고 올 거예요. 두 사람이 만나는 날까지 치료 잘 받고 있어요.”

그때가 되면 여이현은 앞날을 위해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다. 나민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민우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편, 인명진은 다급히 Y 국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법로의 부대에 둘러싸였고 꼼짝달싹 못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노석명과 눈이 마주치게 되었다.

노석명은 피식 웃더니 차갑게 말했다.

“인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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