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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율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랐지만 단 한 가지 확실한 건 바로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율은 과일과 간식을 준비하고는 신무열을 만나러 갔다.

하지만 신무열은 여전히 차가웠다.

“이런 건 필요 없어.”

율더러 다시 가져가란 뜻이었다. 율은 기대에 찬 눈빛을 하고서 신무열을 바라보았다.

“오빠, 이건 온지유를 위해서 준비한 거야. 온지유를 만나게 해줘.”

“아니, 온지유도 이런 걸 좋아하지 않아.”

신무열이 차갑게 대답했다. 만약 율이 온지유와 진심으로 친하게 지내고 싶다면 이곳에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 신무열은 율이 여전히 온지유를 괴롭히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일부러 친해지고 싶은 척 연기한다고 생각했다. 율은 가식적인 여동생이었다.

“온지유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오빠가 어떻게 알아? 오빠가 지금 무슨 생각하는지 아는데, 오빠가 지내는 곳에서 내가 어떻게 온지유한테 손을 대? 아직도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여?”

율이 간절하게 말했지만 신무열은 율을 차갑게 노려보다가 뒤돌아 갔다. 율은 주먹을 꽉 쥔 채 손을 덜덜 떨었다. 온지유가 계속 방에만 있을 리 없었기에 율은 온지유가 밖으로 나온 순간부터 어떻게 죽일지 생각하면서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여이현은 온지유가 걱정되어서 미칠 것 같았다. 지도를 보면서 당장 달려가고 싶은 충동마저 들었다. 비록 국가를 보호하고 모든 행동에 책임져야 할 군인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인간 여이현으로서 사랑하는 여자 온지유를 보호하고 싶었다.

같이 죽더라도 함께하고 싶었지만 온지유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직 가족과 상봉하지도 않았기에 어떻게 해서든지 온지유를 데려오고 싶었다. 하지만 온지유가 한 말을 떠올려보면 잠시나마 안전한 상황일 것이다.

생각에 잠긴 여이현은 노예 수용소에서 같이 나온 홍혜주와 나민우를 만나러 갔다. 용경호가 홍혜주를 보살피고 있었지만 기억을 전부 잃은 상태였고 온몸에 상처가 수없이 남아있었다. 게다가 홍혜주의 손과 발의 힘줄을 누군가가 일부러 잘랐다가 다시 이어놓아서 행동이 민첩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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