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지유의 협박은 먹히지 않았다. 신무열은 재빨리 온지유의 팔목을 가격했고 권총이 바닥에 떨어졌다. 신무열은 온지유의 목을 조르면서 말했다.“여이현 씨, 그쪽 사람들이 온 걸 내가 모를 줄 알았어요? 그러니까 지금 당장 나가요. 온지유를 구하고 싶으면 인명진을 데리고 오세요.”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온지유로 여러 사람의 목숨을 바꾸는 게 나았다. 온지유는 여이현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이현 씨, 얼른 가요! 빨리요!”온지유를 바라보는 여이현의 눈빛에 슬픔이 가득 묻어있었다. 여이현은 온지유를 두고 떠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연이어 울려 퍼지는 폭발음과 함께 군인들이 달려 들어왔다.용경호와 성재민은 위치 추적을 통해 여이현을 찾아냈다.“대장님, 법로와 충돌을 일으키지 말라는 명을 받았습니다.”“이현 씨, 빨리 나가요!”온지유가 소리를 지르자 여이현은 다른 군인이 끌고 나갔다. 얼마 후, 폭격 맞은 이곳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소름 돋는 적막이 이어졌다. 신무열이 온지유를 놓아주면서 물었다.“무술을 더 배워볼 생각 없어요?”조금 전에 신무열이 온지유의 손목을 가격할 때, 온지유도 반격했었다. 가장 간단한 호신술을 끊임없이 연마한 온지유는 힘을 조절해서 효과적인 공격을 할 수 있었다.온지유가 차갑게 대답했다.“없는데요.”말을 마친 온지유는 뒤돌아갔다. 여이현이 무척 걱정되었고 자신을 위해 이곳까지 들어온 여이현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경성으로 돌아간 여이현은 인명진을 찾기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닐 것이다. 하지만 온지유는 인명진을 이 일에 휘말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온지유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신무열은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결국 삼키고 말았다.한편, 여이현은 용경호의 손을 뿌리치려고 발버둥 쳤고 용경호를 때리려고 했었다. 용경호와 성재민은 힘을 합쳐 여이현을 제압했고 여이현이 방심한 틈을 타서 들고 뛰었다. 한참 후, 여이현은 부대가 잠시 묵고 있는 천막에서 깨어났다. 여이현은 벌떡 일어나서 온지유를 찾으러 가려고 했다. 이때 용
연결음이 한참 울리고 난 뒤에야 인명진이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인명진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았다.“무슨 일로 전화했어요?”“지유가 법로한테 감금당했어요.”여이현은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고 깜짝 놀란 인명진은 다급히 물었다.“뭐라고요?”인명진은 솟구쳐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말했다.“여이현 씨, 온지유를 꼭 보호해 주겠다고 저랑 약속하지 않았나요?”게다가 온지유 곁에는 홍혜주도 있었다. 여이현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목에 무언가가 걸린 것처럼 말이 나오지 않았고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온지유가 감금당한 건 여이현이 무능해서였다. 그렇지 않으면 온지유가 중독될 일도 없었고 사랑스러운 아이와 이별하지 않아도 되었다.“신무열이 인명진 씨를 만나고 싶대요.”“알겠어요.”인명진은 덤덤하게 대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 인명진은 온지유가 다치지 않게 보호해 주러 갈 것이다. 한편, 온지유는 노예 수용소가 아닌 신무열이 있는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가장 좋은 음식을 대접받았고 신무열은 새 옷을 선물해 주었다. 온지유는 신무열이 인명진을 만나기 위해 여이현을 조종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온지유의 안전을 보장했기에 굳이 마다할 필요가 없었다. 온지유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맛있는 밥을 먹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법로 때문에 깜짝 놀랐다. 법로는 소름 돋는 가면을 쓰고 있었고 두 손을 허리 뒤에 진 채 온지유를 지그시 쳐다보고 있었다. 법로의 조사에 의하면 온지유는 성형하지 않은 자연 미인이었기 때문이다.온지유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고 어머니 정미리, 아버지 온경준과 함께 지냈었다. 그리고 여이현과 결혼해서 잘 살고 있었다.“네 남편 때문에 하마터면 우리 부대가 전멸할 뻔했어. 이런 예쁜 아내를 두었으니 그럴 만도 하지. 내 아들이 너를 관심하는 것도 이해되더라고...”법로가 낮은 목소리로 온지유를 향해 말했다. 온지유는 법로를 힐끗 쳐다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법로의 가면이 소름 돋기도 했고 법로의
율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랐지만 단 한 가지 확실한 건 바로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율은 과일과 간식을 준비하고는 신무열을 만나러 갔다.하지만 신무열은 여전히 차가웠다.“이런 건 필요 없어.”율더러 다시 가져가란 뜻이었다. 율은 기대에 찬 눈빛을 하고서 신무열을 바라보았다.“오빠, 이건 온지유를 위해서 준비한 거야. 온지유를 만나게 해줘.”“아니, 온지유도 이런 걸 좋아하지 않아.”신무열이 차갑게 대답했다. 만약 율이 온지유와 진심으로 친하게 지내고 싶다면 이곳에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 신무열은 율이 여전히 온지유를 괴롭히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일부러 친해지고 싶은 척 연기한다고 생각했다. 율은 가식적인 여동생이었다.“온지유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오빠가 어떻게 알아? 오빠가 지금 무슨 생각하는지 아는데, 오빠가 지내는 곳에서 내가 어떻게 온지유한테 손을 대? 아직도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여?”율이 간절하게 말했지만 신무열은 율을 차갑게 노려보다가 뒤돌아 갔다. 율은 주먹을 꽉 쥔 채 손을 덜덜 떨었다. 온지유가 계속 방에만 있을 리 없었기에 율은 온지유가 밖으로 나온 순간부터 어떻게 죽일지 생각하면서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한편, 여이현은 온지유가 걱정되어서 미칠 것 같았다. 지도를 보면서 당장 달려가고 싶은 충동마저 들었다. 비록 국가를 보호하고 모든 행동에 책임져야 할 군인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인간 여이현으로서 사랑하는 여자 온지유를 보호하고 싶었다. 같이 죽더라도 함께하고 싶었지만 온지유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직 가족과 상봉하지도 않았기에 어떻게 해서든지 온지유를 데려오고 싶었다. 하지만 온지유가 한 말을 떠올려보면 잠시나마 안전한 상황일 것이다. 생각에 잠긴 여이현은 노예 수용소에서 같이 나온 홍혜주와 나민우를 만나러 갔다. 용경호가 홍혜주를 보살피고 있었지만 기억을 전부 잃은 상태였고 온몸에 상처가 수없이 남아있었다. 게다가 홍혜주의 손과 발의 힘줄을 누군가가 일부러 잘랐다가 다시 이어놓아서 행동이 민첩하지 못했다.
“군의관을 불러서 내 몸도 한 번 검사해 봐야겠어.”만약 나민우에게 신장을 기증할 조건이 된다면 고민 없이 기증할 것이다. 그럼 여이현이 온지유 대신 나민우한테 보답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성재민은 걱정스러운 눈길로 여이현을 쳐다보면서 물었다.“대장님,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대장님도...”“괜찮으니까 군의관 불러.”여이현이 집요하게 밀어붙이자 성재민이 군의관을 불러왔다. 이곳은 정밀 검사를 할 수 있는 기계가 없었기에 병원으로 가야 했다. 군의관이 여이현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대장님, 이런 말씀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만약 지금 신장을 기증하신다면 다른 동맹군을 포함한 Y 국 주변의 나라에서 먼저 공격할 것입니다. 그럼 공격에 대응할지 말아야 할지 쉽게 결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만약 반격하지 않으면 세계적으로 놀림당할 것이고 반격한다면 큰 전쟁으로 번져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여이현이 몇 분 동안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비밀리에 진행하면 돼.”군의관이 엄숙하게 말했다.“그렇게 안 된다는 걸 대장님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곳에 보는 눈이 많습니다. 국가에서 새 대장을 임명하기 전 즉 대장님이 이 자리에 있는 동안 이 일은 절대 진행할 수 없습니다.”군의관이 말이 끝나기 바쁘게 침대에 누워있던 나민우가 격렬하게 기침했다. 여이현의 눈빛에 압도된 군의관이 입을 꾹 다물었다. 여이현이 나민우 곁으로 다가가 물었다.“나민우 씨, 정신이 들어요?”“지금 저한테 하는 말인가요?”나민우는 미간을 찌푸린 채 여이현을 경계했다. 여이현은 나민우도 홍혜주만큼 상처가 많아서 충격받았는데 나민우마저 기억을 잃었다. 여이현이 멈칫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 당신이 나민우예요.”나민우가 갈라지는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당신은 저의 친구인가요?”“네...”예전에 여이현은 온지유를 감싸고 도느라 나민우를 업신여겼다. 하지만 온지유와 여이현 사이에 아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민우는 온지유를
여이현은 멈칫하더니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온지유는 제 아내예요.”자신의 여자라고 선포하는 게 아니라 나민우를 속이기 싫었던 것이다. 나민우는 기억을 잃었지만 여전히 온지유를 기억하고 있었다. 최악의 상황에 여이현은 죽을 것이고 나민우와 온지유가 행복하게 잘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온지유를 사랑하는 여이현은 이대로 나민우에게 온지유를 보내주고 싶지 않았다.나민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생각에 잠겨있었다. 빠르게 스쳐 가는 기억의 조각을 붙잡고 싶었지만 손에 잡히지 않았다. 온지유에 관한 기억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고 눈앞에 서 있는 여이현에 대해서도 기억나는 것이 없었다.여이현의 말을 들은 나민우는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유부녀를 사랑하게 된 나민우에게 여이현이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럴 필요 없어요. 제가 지유를 만나기 전부터 두 사람은 아는 사이였거든요. 나민우 씨가 지유 이웃 오빠였어요.”예전에 나민우가 온지유와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비밀리에 조사한 적이 있었다. 여이현은 나민우가 바로 석이인 줄 알았다.“그럼 온지유는요?”나민우는 지난 기억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나민우가 기억을 잃은 것도 운명일 것이다. 나민우는 지금 누워있는 곳을 두리번거리면서 왜 갑자기 온지유의 이름과 얼굴이 떠오르는지 궁금했다. 이때 여이현이 입을 열었다.“나민우 씨를 데리고 그곳을 빠져나왔지만 지유는 아직도 그곳에 있어요. 잘 치료받고 있으면 제가 지유를 데리고 올 거예요. 두 사람이 만나는 날까지 치료 잘 받고 있어요.”그때가 되면 여이현은 앞날을 위해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다. 나민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민우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한편, 인명진은 다급히 Y 국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법로의 부대에 둘러싸였고 꼼짝달싹 못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노석명과 눈이 마주치게 되었다.노석명은 피식 웃더니 차갑게 말했다.“인명진
온지유가 싸늘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기회를 준 거라고요? 아닌 것 같아서 물어보는 거예요.”온지유의 눈빛에 살기가 돌았다. 신무열은 미소를 짓더니 의자를 끌어와서 온지유 앞에 앉았다.“온지유 씨가 나한테 나민우, 홍혜주 그리고 여이현을 찾는다고 한 거 기억 안 나요? 얼마나 지났다고 여이현을 포기하는 거예요?”신무열은 대놓고 온지유를 조롱하고 있었다.“내가 여이현을 포기하든 말든 신무열 씨랑 아무 상관 없어요. 신무열 씨가 물어보는 말에 난 대답했고 알고 싶은 건 다 알아내지 않았나요? 예전에 날 보내주겠다고 한 약속 꼭 지켜요.”온지유는 입술을 깨문 채 굳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이곳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다. 신무열은 온지유를 지그시 바라보면서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렸다.하지만 오래전 기억이라 온지유가 어머니와 닮았는지 판단할 수 없었다. 게다가 어머니의 사진은 한 장도 없었고 아버지는 가면을 쓰고 있어서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두 사람의 혈액으로 검증도 했지만 온지유는 신무열의 혈육이 아니었다. 의문이 깊어지는 와중에 온지유는 인명진에게서 이 푸른 구슬을 받았다고 했다. 예전에 율이 이곳에 있었을 때, 인명진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신무열은 인명진이 왜 푸른 구슬을 온지유에게 주었는지 궁금했다. 그러면서 검증 결과가 가짜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신무열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요한, 이리 와봐.”요한은 신무열의 부름을 받고 눈 깜짝할 사이에 나타났다. 요한은 신무열의 눈빛만 보면 무슨 뜻인지 알아챘다. 온지유가 방심한 틈을 타서 진행하려고 했지만 이미 들켰다.온지유는 굳은 표정을 하고서 물었다.“설마 피를 뽑아서 검증하려는 건가요?”온지유는 신무열이 갑자기 이러는 이유가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미 한 번 피를 뽑았기에 더 이상 검증에 협조하고 싶지 않았다.“다시 해봐도 소용없어요. 운명의 흐름을 거스르지 말라는 뜻이에요.”온지유가 의식이 또렷했
신무열은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하지 않았다. 온지유는 신무열이 일부러 떠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신무열의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진 온지유는 무표정으로 신무열을 쳐다보았다.“온지유 씨는 정말 똑똑해요. 눈치가 빠른 건 인정하지만 너무 겁먹지 마요. 나는 그저 온지유 씨가 율인지 궁금할 뿐이거든요.”신무열은 진지하게 말했다. 이미 들킨 마당에 굳이 숨기면서 떠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신무열은 그저 온지유가 율인지 알고 싶었고 다른 건 신경 쓰지 않았다. 신무열의 말에 온지유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온지유도 자신이 율인지 의심했지만 증거가 없었고 그렇지 않길 바라면서 외면해 왔다. 확실한 검증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신무열을 이해할 수 없었다.온지유가 씩 웃으면서 말했다.“이 푸른 구슬을 가지고 있으면 다 여동생인 줄 알겠네요? 이 구슬은 인명진이 갖고 있었던 건데, 그럼 인명진이 신무열 씨 여동생이란 거네요. 그래도 궁금하다면 율한테 직접 물어보세요.”온지유가 신무열을 비웃었지만 돌아오는 건 솔직한 대답이었다.“난 그 여자가 싫어요.”율이 실종된 뒤로 오랫동안 찾을 수 없었지만 노석명이 율을 찾았다면서 데리고 왔다. 그러나 신무열은 율을 만나고 나서도 기쁘지 않았다. 예전에 알던 율과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그래서 신무열은 지금 율이라고 자칭하는 여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율일 것이라고 여겼다.노석명은 신무열 아버지의 충신이었고 율을 찾음으로써 공을 세웠다. 율은 노석명에게 고마워하면서 자주 만나서 얘기를 나눴다.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신무열이 조사해 보니 노석명의 욕심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노석명이 흉터남에게 지시해서 온지유와 여이현에게 독을 넣었다. ‘그리고 노승아 그 여자도...’온지유는 신무열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진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사실대로 알려줄 마음이 하나도 없었다. 온지유는 입술을 깨물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겠는데 나를 이 일에 휘말리게 하지 말아주세요. 신무
신무열은 직감을 믿었지만 온지유는 그마저도 소름이 돋았다. 이제야 갑갑한 마음을 내려놓고 법로와 연관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신무열은 이미 온지유를 여동생이라고 확신했다. 온지유는 이 검증을 거절해야만 했다.“싫어요!”온지유가 발버둥 쳤지만 요한의 상대가 아니었다. 요한은 한 손으로 온지유를 제압한 채 다른 한 손으로 온지유의 목에 주삿바늘을 꽂고 피를 뽑아냈다. 온지유는 신무열을 노려보더니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말했다.“법로의 아들다운 행동이네요!”신무열은 법로처럼 잔인했고 상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강요했다. 신무열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온지유 씨가 처음부터 협조했다면 이렇게 난폭하게 굴지 않았을 거예요. 그전의 검증 결과와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그것은 곧 우리에게 내린 축복일 거라고요.”신무열은 자리에서 일어나 요한한테 눈짓했고 요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검증 결과가 누군가에 의해 조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세 번 나눠서 검증할 것이다. 동시에 신무열과 율의 혈액 검사도 진행되었다. 요한과 신무열은 자리를 떠났다.방 안에 남은 온지유는 숨이 쉬어지지 않아서 이곳에서 당장 도망가고 싶었다. 이때 신무열의 허락을 받은 율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율은 온지유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피식 웃었다.“이곳에 와서도 사지가 멀쩡하다니, 정말 대단해.”온지유는 화가 솟구쳐 올랐지만 면전에 대고 모욕하는 율 앞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내가 다치지 않아서 아쉽나 봐요?”온지유는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율한테 다가갔다. 온지유는 율과 노승아가 몸매는 비슷하지만 목소리나 생김새가 다르다고 여겼다. 그리고 노승아도 연락이 끊긴 지 한참 되었으니 말이다.온지유는 율이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이 신무열과 친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아쉽긴 해. 하지만 오빠가 널 좋아하니까 어쩔 수 없더라고. 한 번 겨루어 봐야 네 실력을 알면서 친해질 텐데, 그렇지 않아?”율은 조롱하는 듯한 눈빛으로 온지유를 바라보았고 피식 웃었다. 대놓고 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