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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9화

홍혜주는 손가락을 까딱하더니 힘겹게 눈을 떴다. 온지유를 인식한 그녀는 손을 뻗어 붙잡으려고 했다. 온지유도 느끼고 허리를 숙였다.

“혜주 씨!”

“추워... 나 추워요...”

“안아줄게요. 그럼 안 춥죠? 이쪽으로 기대요.”

홍혜주는 무기력하게 말했다.

“저 이제 죽는 거죠? 미안해요. 도움이 하나도 못 됐어요. 약도 못 찾고... 저... 콜록콜록...”

“괜찮아요! 괜찮으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마요. 구급차가 오고 있어요. 제가 계속 곁에 있을게요. 곧 따듯해질 거예요.”

홍혜주의 시선은 이미 흩어졌다. 그녀는 허약하게 말했다.

“저 때문에 슬퍼하지 않아도 돼요. 저희 어차피 모르는 사이였잖아요. 명진이 아니었으면... 사는 게 너무 힘들어요. 이대로 죽어서 나쁠 건 없을 것 같아요. 이제야 좀 쉴 수 있는 느낌이랄까.”

홍혜주는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으면 했다. 그녀의 인생에 행복이란 없었기 때문이다. 가족도 없이 혼자서 그 힘들 세월을 견뎌내는 게 쉽지 않았다. 인생도 참 재미없게 느껴졌다.

“앞으로는 달라질 거예요.”

온지유는 어떻게든 그녀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

“나쁜 사람들이 전부 잡혔어요! 여기도 이제 탈탈 털릴 거예요! 혜주 씨는 자유예요! 이제는 예쁘게 원하는 대로 살아갈 수 있다고요! 우리 같이 해봐요! 포기가 웬 말이에요!”

온지유는 거의 소리 지르다시피 말했다. 그녀는 홍혜주가 희망을 잃은 채 죽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살아만 있다면 기회가 있었다.

이런 그녀를 바라보며 홍혜주는 미소를 지었다.

“제가 할 수 있을까요?”

“네! 제가 장담해요!”

온지유는 그녀의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말했다.

“혜주 씨도 사랑받으면서 살 수 있어요. 혜주 씨가 좋아하는 예쁜 것도 실컷 해요. 그리고 혜주 씨한테는 친구도 가족도 생길 거예요. 이제는 혼자가 아니에요. 봐요, 저도 있잖아요.”

이 말을 들은 홍혜주는 눈물을 흘렸다. 그녀가 항상 바라던 생활이었다.

외롭지 않은, 어둠에 가려져 있지 않은 생활... 그녀는 평범한 사람처럼 평범하게 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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