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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여이현이 되물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온지유가 살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설사 자신의 목숨을 희생한다고 해도 말이다.

“그런데 왜 이러는 거예요? 걔한테 프러포즈하고, 선물도 주고! 난 안중에도 없어요?”

노승아는 분노가 치밀어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그녀는 도무지 참을 수 없었다. 자신이 받아야 할 걸 온지유가 받았다는 것을 말이다.

여이현과 결혼할 사람은 그녀다. 성대한 프러포즈의 주인공이 돼야 했을 사람도 그녀다. 그러나 현실 속 눈앞에 펼쳐진 건 서로 마주 본 채 세상 다 가진 미소를 지은 여이현과 온지유였다.

그토록 행복해 보이는 여이현은 처음이었다. 전에는 항상 온지유를 뒷전에 놓았던 그 여이현이 말이다. 한 번도 결혼 생활을 즐겨본 적 없는 그가 진심으로 행복해하고 있었다.

그는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진심 어린 미소가 나오게 된 것이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그는 어두운 안색으로 핸드폰을 꽉 잡은 채 말했다.

“너한테 약속한 것도 어기지 않을 거야.”

노승아는 눈물을 머금은 채 말했다.

“난 오빠랑 결혼식을 올릴 거야. 걔랑 한 것보다 백배 천배 화려해야 해! 세상 사람 전부 다 알게 할 거야!”

“알았어.”

여이현은 주저 없이 허락했다.

“해독제만 준다면 뭐든 들어줄게.”

여이현이 노승아에게 원하는 것은 해독제, 그거 하나밖에 없었다. 그는 해독제를 받아서 온지유를 살려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의 말을 듣고도 노승아는 기분이 풀리지 않았다. 여이현이 온지유를 위해 이런 것까지 허락한다는 게 기가 찼다.

“좋아요!”

노승아는 눈물을 닦으며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러고는 거짓말로 마무리했다.

“이번에는 용서해 줄게요. 같이 살날이 별로 없으니까 잘해주는 거잖아요. 언젠가 끝날 계약 결혼이에요. 난 그딴 거 신경 쓰지 않아요. 앞으로 나한테 더 잘해줘야 한다는 것만 기억해요.”

결혼식도 아닌 프러포즈일 뿐이다.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

노승아는 이렇게 생각하며 자신을 위로했다. 앞으로 행복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온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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