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다희와 헤어진 후, 온지유는 바로 행동에 나섰다.온지유는 공아영에게 전화를 걸었다."기사를 하나 써줘요. 장다희 씨의 역할이 빼앗긴 건 자본이 개입한 결과라는 내용으로. 자본이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식으로 써주세요."온지유가 말했다.공아영은 잠시 망설였다."정말 그렇게 써도 돼요? 그 신인은 지유 씨 남편 회사 소속인데요."공아영은 혹시나 여이현에게 피해를 줄까 봐 두려웠다.그를 적으로 돌리면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었다.온지유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사업 세계에서는 경쟁이 일상이고, 부부 사이도 예외가 아니었다."괜찮아요, 써요. 문제가 생기면 내가 책임질게요."공아영이 대답했다."알겠어요. 그럼 그렇게 쓸게요. 나중에 여 대표가 물어보면 내 탓은 하지 말아요!"공아영은 여전히 그에게 두려움을 느꼈다."그럴 일 없어요. 우리는 공평한 경쟁을 하는 거니까요."공아영은 의문을 품었다."지유 씨가 이렇게 다희 씨를 도와준다는 건, 뭔가 합의라도 한 거예요?""맞아요."이제 그들은 같은 배를 타고 있었다.장다희의 영광과 수치는 이제는 온지유와도 관련이 있었다.온지유는 마치 장다희의 매니저와 같은 위치에 있었고, 그런 만큼 모두가 그 관계를 무시할 수 없었다.병원으로 돌아온 온지유는 여이현이 무거운 표정임을 보았다.온지유가 돌아오자 여이현이 물었다."장다희를 만나고 왔다며?"온지유는 용경호를 힐끔 쳐다보았다.용경호는 서늘함을 느끼며 온지유의 시선을 피했다.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그가 있는 한, 온지유의 모든 동선을 보고해야 했다."맞아요."온지유가 대답했다."다희 씨와 잠깐 이야기를 나눴어요."여이현은 둘의 얘기가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감지했다."이제 연예계에도 관심이 생겼나?"온지유는 대답했다."관심이라기보다는, 업무상 필요로 만난 거예요. 다희 씨와 업무적으로도 연관이 있으니까요."여이현은 이 일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는 듯 말했다."남의 일에 관여할 필요는 없어.”온지유는
여이현은 온지유가 자신에게 경고하고 있음을 눈치챘다.그는 일단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장다희는 우리 회사의 아티스트가 아니야. 네가 정말로 관심이 있다면, 우리 회사에서 몇 명을 소개해 줄 수도 있어."하지만 두 사람의 대화는 같은 선상에 있지 않았다.여이현은 온지유가 이쪽에 관심이 생겼다고 생각하며, 잠시 재미 삼아 하다가 질리면 그만둘 거라고 여겼다.그러나 온지유는 한 번 결심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사람이었다.그리고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중도에 포기하지 않았다.여이현의 제안을 온지유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잠시 생각한 후, 온지유는 말했다."이렇게 하죠. 사적인 일과 공적인 일은 구분해요. 나와 장다희 씨의 관계에 이현 씨가 끼어들 필요는 없어요."여이현이 물었다."정말 장다희와 손을 잡아야겠어?""난 다희 씨의 가능성을 믿어요.""노승아에 대한 불만이 있어서가 아니고?"여이현이 다시 물었다.온지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여러 번 자신을 납치했던 사람은 노승아일 가능성이 컸다.이 사실을 여이현에게 말해야 할지 망설였다.혹시 자신을 편들어줄지?하지만 증거가 없어서 말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이상 이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납치 사건이 없었더라도, 노승아가 계속해서 온지유를 도발했기 때문에 더 이상 참을 수는 없었다.온지유는 자신을 위해서도 싸워야 했다.또 장다희가 다시 일어나겠다는 생각이 있는 한, 온지유는 이 일을 계속해야 했다. 결국 이 협력은 둘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다.온지유는 말했다."노승아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 없어요."여이현은 온지유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할지 걱정되어 당부했다.“노승아를 건드리지 마, 알겠어?"온지유는 그 말이 듣기 싫었다.그가 온지유에게 건드리지 말라고 하는 건, 사실 노승아를 걱정해서 하는 말일 것이다.온지유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여이현도 온지유의 표정 변화를 감지했지만, 말할 수 없는 일이 있었다. 그는 온지유의 손을 잡아 끌어안으
그 신인은 실로 든든한 뒷배를 갖고 있었다.그녀와 노승아의 관계는 매우 가까웠고, 이전에는 노승아의 작품에서 하녀 역할을 맡았던 적도 있었다.그 신인이 장다희를 대신한 것은 장다희에게 확실히 모욕을 안겨준 셈이었다.온지유는 장다희에게 이 사실을 귀띔해 주었다.이 뉴스가 터졌을 때, 장다희도 어느 정도의 여론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설령 그것이 잠깐의 소동에 그치더라도 말이다.최소한 대중에게 확실한 장면을 남겨야 했다.이전의 장다희라면 분명 이런 일은 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녀가 빠르게 묻혀버린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연기 외에는 자신을 마케팅하는 데 서투르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번에는 장다희가 병원에 입원했다.사람들은 장다희가 자본을 등에 업고 투입된 신인에게 자리를 빼앗겨 울화통에 병원에 실려 갔다고 생각하게 되었다.이런 상황이 연결되면서, 네티즌들의 분노는 더 커졌다.장다희는 처음부터 끝까지 늘 참고 견뎌온 사람이었기 때문이다.화려한 자가 모두에게 찬사를 받지는 않지만, 약자는 분명 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불러일으킨다.드라마에 대한 여론의 압박이 점점 커졌다.네티즌들은 드라마 공식 계정까지 달려가 악플을 쏟아냈다.결국 공식 계정은 댓글을 차단해 버렸다.이것이 바로 온지유가 원했던 효과였다.어차피 마지막에 드라마가 성공할지는 관객이 결정하는 것이니, 자본도 자신의 손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마침 장다희도 이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온지유는 재빨리 그녀를 찾아갔다.그 시각 장다희는 병상에 누워 TV를 보고 있었고, 그것은 온지유가 본 장다희의 가장 편안해 보이는 순간이기도 했다.그녀는 수년간 연기 생활을 하면서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었다."왔네요, 지유 씨."장다희는 미소를 지었다."사실 다희 씨도 잘할 수 있었네요, 다만 너무 고집을 부렸을 뿐이죠.”온지유가 말했다."지유 씨가 말했잖아요, 계속 약자처럼 굴면 안 된다고."장다희는 요령을 깨달았다는 듯 말했다."이용할 수 있는 건 다 이용해야죠.
진송이는 마음이 여려 이런 큰 압박 속에서 주연을 맡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그녀는 이미 상상했다. 드라마가 방영되면 분명 사람들이 엄청나게 욕할 거라고.“언니, 차라리 언니가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진송이는 이전에 자신감이 컸던 만큼 크게 위축되었다."언니가 연기하면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을 거예요!"노승아는 화를 내며 말했다."지금 날 장다희 따위와 비교하는 거야?"진송이는 더욱 겁을 먹으며 말했다."아니에요, 그런 뜻이 아니에요. 언니가 훨씬 낫죠. 처음부터 주연을 맡으셨잖아요. 장다희보다 언니가 훨씬 대단해요."이 말은 노승아의 기분을 조금 누그러뜨렸다. 노승아는 분노를 억누르며 다시 물었다."그 기자에 대해 어떻게 알았어? 같이 있는 걸 보기라도 했어?""그 기사는 KTBC의 사람이 쓴 거예요."진송이는 추측했다."분명 그 기자와 관련되어 있을 거예요."노승아는 이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하였지만, 온지유가 이런 방식으로 그녀의 영역을 침범할 줄은 몰랐다. 그녀가 정말로 자신에게 선전포고하려는 걸까?하지만 지금, 온지유에게는 그럴 여유가 있을 리 없었다.노승아는 이 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온지유의 건강에 관한 소문을 전혀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노승아의 얼굴은 어두워졌고, 그녀는 빠르게 답이 알고 싶었다.최근 장다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있었고, 노승아는 그녀가 아마 여이현이 입원해 있는 그 병원에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노승아는 둘이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꼭 확인하고 싶었다.그 시각, 온지유는 인터넷에서 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다.장다희는 온지유가 자기 일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물었다. "여 대표님은 지유 씨가 하는 일들에 대해 알고 있나요?""굳이 이현 씨에게 숨길 생각은 없었어요."온지유가 조용히 대답했다.온지유에게는 남자의 의견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장다희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제 일 때문에 두 분이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온지유는 장다희가 참 불쌍하다고 느꼈다.어렸을 때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그래서 안전감이 부족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어떤 일도 더 많이 참아내려 했을 것이다.온지유는 참지 못하고 장다희의 팔을 끌어안으며 말했다."다 지난 일이에요. 앞으로는 더 좋은 날들이 올 거예요. 언젠가 다희 씨도 여우주연상을 탈 걸요."장다희는 웃으며 말했다."지유 씨는 나한테 기대가 참 크네요.""어렸을 때부터 고생해 왔잖아요. 못 해낼 일이 어디 있겠어요?"장다희는 온지유를 점점 더 좋아하게 되었다. 어쩌면 온지유가 늘 큰 격려를 해주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미 인내하는 법은 많아 배워 왔지만, 온지유는 장다희에게 승리의 의지를 불러일으켰다.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가난과 배고픔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바로 그때, 노승아가 병원에 도착했다.그녀는 마침 장다희와 온지유가 함께 있는 것을 보았다.온지유가 멀쩡히 걸어 다니고, 기운도 넘쳐 보이는 모습에 그녀는 당혹스러웠다.어디가 잘못된 것일까?하지만 노승아는 곧 온지유의 손에 있는 구슬을 눈치챘다. 순간, 노승아의 얼굴이 크게 일그러졌고, 곧바로 온지유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이거 어디서 난 거예요?"온지유는 장다희와 이야기하고 있다가 갑자기 누군가의 부름에 뒤돌아보니 그곳에는 노승아가 서 있었다.온지유는 즉시 노승아의 손을 뿌리치며 차갑게 말했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노승아가 다시 물었다."내가 물어보잖아요. 이 구슬 어디서 난 건지. 도대체 무슨 수를 쓴 거예요?""내가 왜 당신 질문에 대답해야 하죠?"온지유는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정말로 자신이 막무가내로 나올 정도로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이 구슬은 인명진의 거잖아요."노승아는 이미 알아챘고, 비웃으며 말했다."왜 인명진이 당신을 도와주는지 알겠네요. 둘 사이에 이런 연결고리가 있었을 줄이야!"온지유는 갑자기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만약 노승아가 그 일당과 관련이 있다면, 인명진이
노승아는 장다희가 한 번 부딪히자마자 온몸이 부서질 듯한 모습을 보이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당황하기 시작했다."그만 찍어요! 저 여자가 연기하는 거예요, 난 건드리지도 않았다고요. 장다희가 나에게 부딪힌 거라고요, 난 자기방어를 했을 뿐이에요!"온지유는 급히 장다희를 부축하며 말했다."이미 원하는 모든 것을 얻었잖아요. 왜 아직도 다희 씨를 괴롭히려는 거예요? 완전히 은퇴해야만 만족할거에요?"“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노승아는 온지유도 함께 헛소리하는 것을 보고 더욱 당황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상황에서 노승아는 더 이상 변명할 수 없었다.너무 방심했다.둘은 변했다. 이제는 교활해져서 노승아를 함정에 빠뜨리려 했다."기다려 봐요, 두고 보죠!"노승아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이 두려워 그 자리를 떠났다노승아가 떠난 후, 온지유는 장다희를 부축해 안으로 들어갔다. 상황을 연출하는 김에 끝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장다희는 온지유의 손을 잡고 말했다.그녀는 무언가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노승아의 힘이 그렇게 셌어요? 손에 멍이 들어있어요."온지유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자신의 팔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멍이 들었다. 하지만 색은 옅고 통증도 없었다."어머, 무슨 일인지 모르겠네요."온지유도 요즘 자신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느꼈다.아무 이유 없이 멍이 생기는 이유가 무엇일까.노승아의 힘이 아무리 세도 결국 여자일 뿐인데, 이렇게 멍이 들 정도로 쥐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장다희는 걱정하며 말했다."노승아가 한 말도 좀 이상해요. 마치 무언가 알고 있는 것처럼, 그 눈빛은 마치 지유 씨가 어떤 끔찍한 일을 겪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 같았어요!"온지유도 그 느낌을 느꼈다."돌아 가면 몸 상태를 체크해 봐야겠어요."팔의 멍은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일 수도 있었다.온지유가 막 장다희를 방으로 돌려보내려던 그때, 여이현이 이미 병실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용경호가 예의를
여이현은 급히 온지유를 안아 들고 의사를 찾으러 갔다.온지유는 응급실로 옮겨졌고, 의사들이 그녀의 상태를 검사하기 위해 줄줄이 따라 들어갔다.여이현은 문밖에서 초조하게 서 있었다.마음이 조여들어 한치도 긴장을 풀 수 없었고, 손바닥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어딘가 온지유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십여 분 후, 의사가 나와서 여이현에게 말했다."환자에게서 특별한 문제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모든 검사 결과가 매우 건강한 상태입니다. 갑작스러운 실신의 원인은 알 수 없으나, 부인께서 몇 군데 멍이 들어 있고, 그 멍의 원인이 이상하다는 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부인의 목 뒤쪽에서 바늘자국을 발견했습니다."의사의 말을 듣고 여이현의 얼굴은 더욱 심각해졌다.증상을 찾지 못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상황이었다.여이현은 병실로 들어가서 온지유의 야윈 얼굴을 바라보았다.최근 들어 그녀는 많이 야위었다.임신 자체도 매우 힘든 일인데, 이제는 다른 증상까지 더해졌다.이 일이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여이현은 온지유의 손을 꼭 잡고, 얼굴을 어루만졌다.“형, 상황은?"지석훈이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왔다.그는 온지유의 창백한 얼굴과 상태를 보고, 확실히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여이현이 말했다."단기적인 실신이었고, 아직 원인을 찾지 못했어."지석훈도 의사였지만, 이 부서의 책임자는 아니었다.그는 온지유를 다시 검사한 후, 팔에 있는 멍을 발견했다. 이런 증상은 이전에 본 적이 없었다."독에 중독된 건 아닐까?"여이현도 그 가능성을 떠올렸다. 이것이 가장 나쁜 시나리오였다.만약 중독이라면, 독을 주입한 사람을 찾아야 해독제를 구할 수 있었다.게다가 그 독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최근 온지유가 납치된 적이 있어."여이현은 그들이 온지유에게 어떤 독을 주입했을 가능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지석훈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지유 씨에게 독을 주입했다면, 형에게 경고하려는 거야. 상대방이 약점을 잡은 거지!"여이현은 아직 확신할 수 없었다
가능성은 그 사람밖에 없다.여이현은 온지유가 점점 야위어 가는 모습을 보며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여기서 지유를 지켜봐 줘, 어디 좀 다녀올게.여이현은 온지유의 아파트로 가기로 결심했다.그는 그 남자가 그곳에 있을 것임을 확신했다.지석훈은 여이현이 어디로 가려는지 몰랐지만 일단 대답했다."그래."분명 납치 당시 온지유는 피해를 보았을 것이다.온지유가 독에 중독된 것을 알아채고 그 독을 억제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현재로서는 어떠한 희미한 희망이라도 놓칠 수 없었다.여이현은 아파트로 돌아와 온지유의 옆집을 바라보았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는 서둘러 문을 두드렸다.1분도 채 되지 않아 문이 열렸다.인명진은 집에 있었다. 그는 여이현이 자신을 찾으러 올 것을 알고 있었는지 전혀 놀라지 않은 채 말했다.“들어와요”여이현은 그의 창백한 얼굴과 쇠약한 몸을 보며 말했다."그 구슬은 당신이 온지유에게 준 건가요?"인명진은 여이현에게 물 한 잔을 건네며 말했다."그 구슬은 원래 온지유의 것이었어요."여이현은 다시 물었다.“전 온지유의 친구 중에서 당신을 본 적이 없어요."인명진이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난 친구로 여길 만한 사람이 아니에요. 본디 빛을 볼 수 없는 존재니까요."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그렇게 정의하고 있었다.그는 항상 어둠 속에 있어야 했고 누구와도 떳떳하게 친구가 될 수 없었다.그는 그렇게 오랜 세월을 살아왔고 더 이상 친구가 필요하지 않았다.하지만 온지유만은 그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여이현은 그 손목의 상처와 피를 흘린 흔적을 발견했다. 자기 피를 사용한 것일 테다."왜 병원에 가지 않는 거죠?""내가 바로 의사이기도 하니까요."인명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나보다 내 몸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어요."여이현이 말했다."그렇다면 당신도 온지유가 중독된 것을 이미 알고 있었군요. 그 구슬은 온지유를 살리기 위한 것이었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