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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1화

“돕는다고 할 수 없어요. 다희 씨는 실력 있는 사람이니까요. 이번 아이디어는 저희가 같이 생각해 낸 거예요. 상대가 다희 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저는 똑같이 했을 거예요. 결과적으로는 다희 씨가 다희 씨를 도운 격이죠.”

“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제가 좋은 인연을 만났네요. 그럼 전 할 일이 있어서 다음에 다시 연락해요.”

“네.”

전화를 끊은 다음 공아영은 턱을 괸 채 온지유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유 씨는 어쩌면 못 하는 일이 없어요? 장다희 씨 매니저를 해도 되겠어요.”

“아니에요. 그래도 화제성은 떼놓은 당상이겠어요. 전통적인 미디어는 못하는 걸 숏폼은 할 수 있으니까요.”

이제는 신문 기사에만 목매다는 세대가 아니다. 21세기는 변화가 찾아올 때도 되었다.

퇴근 시간이 되자, 온지유가 공아영에게 말했다.

“시간 됐어요. 이만 퇴근해요.”

“네.”

공아영은 주섬주섬 정리하며 말을 이었다.

“방향이 다른 것만 아니었어도 같이 돌아가고 싶네요.”

온지유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내일 봐요.”

“아쉽지만 내일 봐요.”

공아영과 헤어진 다음 온지유는 혼자 거리를 걸었다. 그녀는 택시를 잡지 않았다. 앉아 있은 시간이 너무 오래되어서 조금 움직이고 싶었던 것이다.

요즘 들어 배가 좀 커진 것 같았다. 그녀는 배를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와 함께 커가는 아이가 있다는 생각에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차량 한 대가 그녀를 쫓았다. 신발에 묻은 먼지를 터는 모습, 어딘가에 대고 사진 찍는 모습... 그녀의 모든 모습을 지켜봤다.

차 안의 남자는 기분 좋은 듯 눈웃음을 지었다. 눈가의 점이 함께 움직여 아주 매혹적인 모습을 자아냈다. 그는 조수석에 놓인 딸기 바구니를 힐끗 보고는 계속 천천히 뒤따랐다.

잠깐 걸은 다음 온지유는 택시를 잡고 집에 돌아가려고 했다. 앱으로 잡은 택시는 금방 찾아왔고, 그녀는 주소를 말하고 올라탔다.

택시 안에는 은은한 향수 냄새가 맴돌았다. 택시 기사에게 시선을 주니 그녀는 무언가 감추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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