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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중년 남자는 코웃음을 치며 떠났다. 홍혜주는 그대로 땅에 주저앉았다. 이제야 긴장이 풀린 것이다.

그녀는 입가의 피를 닦아내며 붉게 부어오른 얼굴을 만졌다. 평소 세련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눈빛에는 두려움이 단단히 깃들어 있었다.

두려운 게 당연했다. 그들은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조직을 떠날 수 없다는 말이다. 한 번 떠나면 남은 길은 죽음뿐이다.

그녀는 인명진이 걱정되었다. 아무래도 그가 조직과 대립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도 언젠가 드러나고 말 것이다.

홍혜주의 요염한 얼굴에는 근심이 떠올랐다. 하지만 어떻게든 임무를 완수해야 했다. 이건 자신뿐만 아니라 인명진도 구하는 일이었다.

그녀에게는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 시간은 오직 일주일만 남았고, 그건 그녀와 인명진의 목숨을 건 카운트다운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홍혜주는 붉어진 얼굴을 파우더로 가리고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겉으로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 되어야 했다.

그녀는 강가로 갔다. 인명진은 이미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보고는 내가 했어.”

홍혜주의 목소리는 아주 담담했다. 인명진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그녀를 돌아봤다.

“어떻게?”

“별말 안 했어.”

홍혜주는 시선을 피하며 말을 이었다.

“너 평생 이런 식으로 살 거야? 조직에 찍힌 사람은 결국 죽게 되어있어.”

“누가 지시한 일이지?”

“난 그냥 일만 대신해 주는 사람이야. 명령은 보스가 내렸고.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이게 바로 인명진이 의심을 품은 이유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

“왜 날 고발하지 않았어?”

홍혜주의 얼굴에는 보기 드물게 부드러운 표정이 떠올랐다. 그녀는 인명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린 동료잖아. 너한테 문제가 생기면 나도 곤란해. 그날 밤도 네가 상처를 치료하길 바랐던 것뿐이야. 나도 그 정도로 시끄러워질 줄은 몰랐지만...”

홍혜주는 그의 곁으로 다가가 허리를 감싸안으며 머리를 기댔다.

“아무튼 네가 없으면 난 아무것도 못 해. 이 세상에서 내가 신경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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