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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인명진은 고개를 숙였다. 입 밖으로 나온 건 짧은 한마디뿐이었다.

“저는 지유 씨를 다치게 하지 않아요.”

온지유는 벌떡 일어나서 거리를 두며 말했다.

“제가 그 말을 어떻게 믿어요. 인명진 씨는 깨끗하지 못한 일을 하는 게 분명한데. 그냥 앞으로 연락하지 말고 지내요.”

그녀는 인명진과 가까이할 용기가 없었다. 지금은 스스로를 보호해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인명진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금방 딴 딸기를 바라보다가 그녀에게 전해줬다.

“지유 씨가 좋아하는 딸기예요. 오늘 금방 땄어요. 가져가서 먹어요.”

온지유는 단호하게 몸을 틀었다.

“죄송하지만, 저는 그거 못 받아요.”

말을 마친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나갔다. 손바닥은 식은땀으로 흥건했다.

인명진이 언제 갑자기 그녀를 죽일지 모른다는 공포감은 끊임없이 밀려왔다. 지금 당장 이사할 생각마저 들었다.

살인자를 이웃으로 두고 어찌 산단 말인가?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는 절대 이런 일을 경솔하게 넘겨서는 안 된다.

그녀는 인명진이 바이러스라도 되는 듯이 빠르게 멀어져갔다. 집안에는 인명진과 미처 선물하지 못한 딸기가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인명진의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바구니에 담긴 딸기는 아무리 싱싱해도 가치를 잃었다. 그는 주저 없이 전부 쓰레기통에 던졌다.

온지유가 원하지 않는 것이라면 그녀도 원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간 온지유는 문을 굳게 잠갔다. 그런데도 마음은 쉽게 안정되지 않았다.

‘왜 나를 납치하려고 한 걸까? 대체 왜... 누구한테 사주받았나? 앞으로 조심해야겠어.’

...

어두운 방 안.

짝!

홍혜주의 머리는 뺨을 맞고 홱 돌아갔다.

“여자 하나 잡지 못하면 살아서 뭐 해?!”

뺨은 금방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입가에는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쥔 채 고통을 참고 무릎을 꿇었다.

“시간을 잘못 잡았습니다. 퇴근 시간에는 사람이 너무 많았어요. 조금만 시간을 주시면 꼭 잡아 오겠습니다.”

40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는 키가 177cm 정도 되어 보였다. 왼쪽 얼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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