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23화

홍혜주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동안 인명진은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보인 적 없었다.

인명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온지유를 뒷좌석에 태웠다. 그리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차를 몰고 떠났다. 끝까지 설명은 없었다.

점점 멀어지는 차를 바라보는 홍혜주의 눈빛에는 슬픔이 서렸다. 그가 이런 식으로 목숨을 뒷전에 놨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가 죽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다.

홍혜주는 주먹을 꽉 쥔 채 한참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러고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붉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이곳을 떠났다.

인명진은 온지유를 바로 집에 데려갔다. 그녀의 집이 아닌 자기 집으로 말이다. 온지유의 집은 가봤자 비밀번호를 몰랐기에 그냥 자기 집으로 왔다.

그녀를 소파에 눕히고 몸에 상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다음, 그는 옆에 앉아 조용히 기다렸다.

시선은 시종일관 온지유의 얼굴에 머물렀다. 짙은 갈색 눈동자는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드러난 팔에는 여전히 붕대로 감긴 상처가 보였다.

그는 그저 그렇게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말이다.

약 한 시간 후에야 온지유가 깨어났다.

그녀는 목이 몹시 아팠다. 잠시 후 택시에서 맞아 쓰러진 기억이 떠오르자, 그녀는 화들짝 몸을 일으켰다.

“깼어요?”

온지유의 반응은 인명진도 보고 있었다. 온지유는 그를 보자마자 무의식적으로 몸을 튕기듯 일으켰고 뒤로 물러나며 경계의 눈빛을 쏘았다.

“이번에는 또 무슨 꿍꿍이에요?”

그녀는 원래부터 인명진을 좋게 보지 않았다. 택시에서 쓰러졌다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그가 보이자, 당연히 택시 기사와 한패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온지유의 경계하는 태도에 인명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누가 봐도 슬픈 표정이었다.

“이제 다 괜찮아요. 지유 씨는 안전해요.”

온지유는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방의 구조는 그녀의 아파트와 비슷했다. 옆집, 이곳은 인명진의 집인 모양이었다.

“지유 씨 집 비밀번호를 몰라서 일단 여기로 데려왔어요.”

인명진의 집은 아주 깔끔했다. 모든 것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