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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전엔 키도 나보다 작았던 것 같은데 이젠 훌쩍 컸구나. 얼굴도 더 잘생겨졌어. 어쩐지 아들을 만난 이분이구나.”

성무현은 진심으로 여이현을 좋아했다. 그는 여이현의 어깨를 두드리며 자세히 살펴보았다.

예전에 여이현은 그의 부대에 있었다. 그때는 성무현이 대령이 되기도 전이었다. 분대장이었던 그는 여이현과 함께 생사를 오가며 전우애를 쌓았다. 여이현이 부대를 떠난 지 오래되었다고 해도 그 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들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났다. 여이현은 정말로 성무현의 아들 벌이었다. 그래서인지 성무현도 여이현을 아들처럼 여겼다.

둘은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주로 과거 얘기였다. 때가 무르익자 여이현이 말했다.

“저 부탁할 일이 있습니다.”

“말만 해.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면 꼭 도와줄게. 근데 너 부대로 다시 돌아올 생각은 없어?”

성무현은 여이현이 다시 돌아오기를 원했다.

“그건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여이현은 그럴 마음이 없었다. 거절의 뜻을 드러낸 성무현은 한숨을 쉬며 물었다.

“그래, 부탁할 일은 뭐야?”

“사람 한 명 찾아주세요.”

여이현은 ‘석이’라는 남자를 찾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남자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그도 내심 그 남자가 존재하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렇다면 온지유 배 속의 아이가 설명이 안 됐다.

만약 그 남자가 온지유를 능멸한 것이라면, 그는 꼭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온지유는 빨리 아이를 지워야 했다. 정체 모르는 아이를 가진 것은 그녀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런 생각에 여이현의 눈빛은 부쩍 차가워졌다.

성무현의 업무능력은 아주 훌륭했다. 여이현이 말을 꺼내자마자 그는 즉시 지시를 내렸다. 여이현은 거의 그에게 무언가 부탁한 적 없었다. 그래서 이번 부탁을 꼭 들어주고 싶었다.

“이건 이름에 ‘석’자가 들어간 목록이야.”

오후, 성무현은 파일을 건네며 말했다.

“여기 있는 사람 모두 경성에 온 적 있어. 네가 찾는 사람이 있는지 한번 봐봐.”

여이현은 파일을 쭉 살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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