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54화

작가: 류한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7-26 15:44:13
그러나 현관으로 들어오자마자 그들은 소파에 앉아 있는 여진숙을 발견했다.

여진숙의 안색이 어두웠다.

“인터넷을 그렇게 떠들썩하게 만들어 놓고는 둘은 아주 한가로워 보이는구나.”

고씨 집안에서 연 파티에서 여이현은 온지유를 위해 나서준 것이 아직도 실시간 인기 검색에 올라와 있었다.

여이현은 온지유에게 눈빛을 보냈다.

바로 알아챈 온지유는 여진숙을 양해 인사했다.

“어머님, 아침 준비해놓았는데 혹시 아직 식사 전이라면 도우미 아주머니한테 어머님 몫도 준비해 달라고 할까요?”

별장에 도우미한테 말하면 바로 준비해놓을 수 있었다.

게다가 눈치 빠른 도우미는 그녀가 말하기도 전에 바로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여진숙은 온지유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여이현! 내가 지금 너한테 말을 하고 있잖니!”

여이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저랑 지유 결혼했다는 사실은 언젠가 밝혀질 거였는데 뭘 그렇게 화를 내세요.”

수많은 사람과 수많은 입을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진숙은 아니었다. 그녀는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

“듣자 하니 네 고모가 너희들한테 가면무도회에 초대했다지?”

여이현은 여전히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

“뭐가 문제가 있는 건가요?”

“그런 쓸데없는 무도회나 파티에 적당히 참석해. 네 아빠가 곧 돌아오실 거다. 괜히 네 아빠 심기 건드리지 말고 얌전히 있어.”

“더 하실 말씀 있으세요?”

여이현은 여진숙의 말에도 별다른 감정 기복이 없었다. 온지유의 눈에는 꼭 아무래도 상관없는 태도로 보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원래부터 이런 방식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에겐 애초에 끼어들 자리가 없었기에 지금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진숙은 여전히 분노를 다스리고 있었다.

“지난번에 승아가 나한테 선물을 줬으니 이번에는 내가 줄 차례구나.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했으니 네가 이 선물을 승아한테 가져다주거라. 난 감기 걸려서 못 갈 것 같구나.”

온지유가 옆에 있음에도 여진숙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그녀의 시어머니는 그녀가 있는 앞에서 대놓고 다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55화

    여이현은 그녀와 말다툼을 벌이고 싶지 않았다.“물건은 지유가 대신 가져다준다고 했으니 혹시 다른 일이 있으면 그냥 저한테 전화로 말씀하세요.”그 뜻은 쓸데없이 찾아오지 말라는 의미였다.여이현은 여진숙을 이렇듯 귀찮아하고 있었다.‘보아하니 승아를 더 팍팍 밀어줘야겠어!!'여진숙도 여이현과 말다툼을 벌이고 싶지 않았다.“난 여씨 집안의 안주인이야. 네 아빠의 아내라고.”여이현은 그녀를 무시한 채 나가버렸다....온지유는 먼저 자양제를 들고 병원에 있는 노승아를 찾아갔다.병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노승아는 당연히 여이현인 줄 알고 기대했다.그러나 온지유를 본 순간 노승아의 얼굴에선 웃음기가 사라지고 싸늘하게 굳어버렸다.“왜 그쪽이 온 거죠?”온지유가 담담하게 말했다.“제 어머님께서 몸이 안 좋으시다고 하셔서요. 저더러 대신 전해달라고 했어요.”말을 하면서 온지유는 노승아의 곁으로 다가가 자양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온지유는 자양제를 선물해주자마자 몸을 틀어 나가려 했다.노승아가 그녀를 불렀다.“온지유 씨, 이왕 온 김에 조금이라도 앉아 있다가 가지 그래요?”온지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전 노승아 씨랑 친한 사이가 아니라서요.”그녀는 그저 여진숙의 요구를 거절할 수가 없어서, 여진숙과 여이현이 다투는 걸 구경하고 싶지 않아서 온 것이었다.하지만 병원에 온 김에 그녀는 새로 진료 접수했다.아침이어도 병원엔 사람이 꽤나 있었다.그녀의 앞으로 세 명이나 대기하고 있었다.차례가 되자 의사는 그녀에게 증상을 물어보곤 초음파실로 가라고 했다.초음파 검사를 위해 그녀는 두 병의 생수를 마신 뒤 침대에 누워 검사했다.초음파 젤리를 배에 바르고 나니 차가운 기분이 들었다.온지유는 천장을 멍하니 보았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심장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올 것 같았다.그녀도 자신이 왜 이토록 긴장했는지 모른다.초음파 검사 해주던 의사는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먼저 물었다.“임신이 처음인가요?”“네...”온지유의 목소리

    최신 업데이트 : 2024-07-26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56화

    익숙한 목소리에 온지유는 그대로 얼어버렸다.그녀는 태연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사람은 대학 동기였던 도세원이었다.도세원을 기억하고 있었다.3개월 전, 여진 그룹 기술팀 면접도 그녀가 직접 도세원을 평가했다. 그녀와 대학 동기인 것 제외하곤 도세원은 면접을 아주 잘 보았고 이력서의 스펙도 완벽했다.온지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런 우연이 다 있네.”아이를 낳기로 했던지라 그녀는 괜히 찔리는 기분이 들었다.“오늘 휴가라서 병원에 와서 검진 좀 받으려다가 널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 지유야, 다음 주 금요일에 조교 아들 백일 잔치한다던데 갈 거야?”도세원은 온지유를 보며 물었다.대학교 시절 조교는 확실히 성실한 사람이었다.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이긴 했지만 착한 사람이라 동기들이 원하는 것을 대부분 들어주고 도와주었다.그때 당시 그녀도 조교의 도움을 받은 적 있었다.다만 백일상을 한다는 초대 문자는 받지 못했다.도세원은 온지유가 말이 없자 그제야 눈치채고 어색하게 말했다.“조교는 나랑 친한 사이라서 먼저 연락한 거야. 아직 동기 단톡방에 소식을 알리지 않았거든. 마침 널 만난 김에 그냥 물어본 거야.”도세원은 난감한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분위기는 너무도 어색했다.온지유는 눈치채고 있었다.도세원이 이어서 말했다.“내가 나중에 단톡방에 올릴 거야. 조교는 미처 바빠서 신경 쓰지 못했나 봐. 조교 아들이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거든. 그래서 돈도 많이 쓰고 다른 곳에 신경 쓸 여유가 없을 거야...”도세원도 사실 최근에 가슴이 자주 답답하여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진받으러 온 것이었다.온지유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이제 막 백일 된 아이가 심장병을 앓고 있다니, 분명 병원비가 꽤나 나갔을 것이다.임신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머릿속에 순간 고통스러워하는 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온지유도 마음이 아팠다.“응, 갈 거야. 너도 얼른 들어가 봐.”“응.”도세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온지유는 빠르게 걸음을 옮겨

    최신 업데이트 : 2024-07-26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57화

    온지유는 바로 백지희에게 연락했다.백지희의 목소리엔 나른함이 느껴져 미안한 목소리로 말했다.“미안, 자고 있었어? 쉬는 거 방해해서 미안한데 나 지금 백화점 가는 길이야. 너희 집 근처 백화점에서 너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와줘.”“알았어.”백지희는 거절하지 않았다.백화점에 도착한 뒤 아무 카페로 들어가 커피 두 잔을 주문했다.백지희는 멀리서부터 카페의 하얀 의자에 앉아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있는 온지유를 발견했다.“오늘 무슨 날이기에 갑자기 나한테 데이트 신청을 다 하는 거야? 게다가 여긴 요즘 핫한 카페잖아. 말해, 무슨 일인데?”백지희는 살짝 불만이 있는 목소리로 말했지만 자연스럽게 의자를 끌어당겨 온지유의 맞은편에 앉았다.온지유는 웃으며 답했다.“딱히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야. 그냥 나랑 같이 쇼핑하자고 부른 거야. 그리고... 이현 씨가 나한테 전시회 쪽 일을 이미 배 비서님한테 맡겨서 처리했다고 했어.”여이현을 언급하기 전까지만 해도 백지희는 기분이 아주 좋았다. 온지유에게 농담을 던질 정도로 말이다. 그러나 여이현의 이름을 듣자마자 백지희는 그날 어둠 속에서 자신을 협박하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게다가 온지유는 여이현에게 한없이 마음 약해지는 사람이었다.“지유야, 내가 전부터 말했지만 독한 마음을 먹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못 해. 내가 이 말을 하는 이유도 뭐겠어. 말 그대로 너도 독해지라고 하는 말이잖아. 넌 다 좋은 데 마음이 너무 여려. 조금만 독해지면 네가 못 해낼 일은 없을 거야. 계속 이렇게 누군가에게 끌려다니면서 살 수는 없잖아, 안 그래?”백지희는 입술을 틀어 물며 솔직하게 말했다.온지유도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알고 있어. 나 방금 병원에 갔다 왔어. 의사가 그러는데 임신한 지 한 달 정도 됐대.”“알아, 눈치채고 있었어.”그날, 온지유가 그녀의 집에서 음식을 먹기도 전에 헛구역질하는 것을 보고 바로 눈치챘다.그녀가 눈치채고 있었기에 온지유도 그녀에게 숨기지 않고 말한 것이다.“그래서

    최신 업데이트 : 2024-07-26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58화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백지희의 라이벌인 나빛나였다.나빛나는 백지희가 전시를 열자마자 바로 다음 날 전시를 열었고 디자인도 대부분 백지희의 것을 따라 디자인했다.대부분 직원들은 고객을 등급 매겨 아부했다.온지유는 백지희가 마음에 들어 하는 옷을 당연히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 수 없었다.가방에서 여이현의 블랙카드를 꺼내 직원에게 건넸다.“이걸로 결제해줘요. 저 옷도 전부 살 거니까요.”온지유는 백지희의 손을 잡고 피팅룸에서 나왔다.굳이 입어볼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기세로 이미 나빛나를 이겨 버렸으니 말이다.나빛나와 직원은 블랙카드를 보자마자 눈이 커졌다. 특히 나빛나는 더 화가 치밀었다.“하, 일개 비서 주제에 감히 회사 대표님 카드를 들고 거드름을 피우는 거예요?”그녀는 이곳의 VVIP였다.백지희는 물론 재능이 있긴 했지만, 재력 부분에선 그녀에게 한참 뒤처지는 사람이었다.게다가 온지유도 그저 한 회사의 비서일 뿐이었다.“말 가려서 해!”백지희는 결국 참지 못하고 말했다. 원래부터 그녀가 하는 모든 것을 따라 하던 나빛나였기에 일부 나빛나의 극성팬들은 항상 다짜고짜 그녀에게 악플을 달곤 했다.그런데 나빛나는 지금 가만히 있는 그녀에게 시비를 건 것도 모자라 그녀의 절친한 친구 온지유까지 모욕하지 않았는가. 백지희는 당연히 참을 수 없었다.나빛나는 거만하게 팔짱을 끼면서 코웃음을 쳤다.“흥, 말 가려서 하라고? 왜, 가려서 하면 내가 말한 게 사실이 아니게 되나 봐? 저 여자가 먼저 남의 블랙카드를 들고 위세를 부린 거잖아. 아니면 저 여자가 여이현 아내라도 되는 거야?”여이현에게 아내가 있었다면 분명 성대한 결혼식을 치렀을 것이었다.“아, 아니지. 다른 가능성도 있었지? 저 여자는 여이현의 스폰을 받는 내연녀 같은 거겠네!”나빛나는 점차 머리를 거치지 않고 말을 막 뱉어내고 있었다.입꼬리에 걸린 비웃음은 유난히 분명했다.온지유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백지희가 다가가 뺨을 때렸다. 경쾌한 소리가

    최신 업데이트 : 2024-07-26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59화

    [다들 그만 하세요! 저 여자가 폭행당하든, 온지유가 스폰을 받든 다 저희랑 아무런 상관없는 일이에요! 저희는 저희 앞가림만 잘하면 된다고요! 남의 일에 뭔 관심이 그렇게 많아요?!][스폰을 받는 사람이 블랙카드로 거드름을 피운다? 정말 어이가 없네요. 어쩐지 젊은 나이에 대표님 비서라고 했더니, 침대 기술이 꽤 좋은가 보네요?][온지유는 아주 대단한 사람이에요. 지난번 파티에서도 여이현 대표가 온지유를 위해 나서주면서 화를 냈다니까요? 온지유가 여이현 대표님 첫사랑마저 밀어냈다는 거 다들 모르죠?][에이, 설마요. 온지유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데 왜 여이현 대표랑 결혼은 못 했대요?][재벌가 며느리 자리에 앉기 쉬운 줄 알아요?]...얼마 지나지 않아 네티즌들은 전부 온지유를 질책하였고 심지어 누군가는 그녀의 사진을 영정사진으로 만들어 전파하기도 했다.노승아는 아주 기뻤다.이런 때에 연기를 잘해준다면 그녀는 온지유를 밀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온지유가 가져온 자양제를 열었다.몸보신에 좋은 보약이었다.노승아는 김예진에게 먹기 좋게 컵에 따라오라고 했다. 반 시간 뒤, 그녀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침대에서 이리저리 뒹굴며 바로 여이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전화를 받은 사람은 배진호였다.배진호의 일관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노승아 씨, 하실 말씀이 있으면 하세요. 제가 대표님께 전해 드리겠습니다.”“배 비서님, 저 중독된 것 같아요... 이현 오빠는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예요? 보약 하나를 먹고 나니 몸 곳곳이 너무 아파요!”노승아는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목소리를 들은 배진호는 지금 노승아가 괴로운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다.배진호가 답했다.“노승아 씨, 대표님께선 지금 회의 중이십니다. 회의가 끝나는 대로 대표님께 알려드리겠습니다.”“네, 부탁드릴게요. 지금 언니 상태가 많이 심각하거든요.”들려온 것은 노승아의 목소리가 아닌 매니저 김예진이었다.배진호는 담담히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통화를 종료할 때 배

    최신 업데이트 : 2024-07-26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60화

    티브이에서 그 문구를 본 여진숙은 더는 냉정함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분노치는 극에 달했다.그녀는 바로 곁에 있던 경호원에게 지시를 내렸다.“지금 당장 여이현과 온지유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 와.”온지유가 경찰서로 연행되었으니 여이현은 당연히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었다.사실을 증명하듯 여이현은 이미 경찰서에 도착했다.온지유, 백지희, 나빛나는 같은 취조실에 앉아 있었다. 나빛나는 사람을 부른 터라 진술만 하면 바로 경찰서에서 나올 수 있었다.그녀는 일부러 온지유와 백지희와 같은 취조실에 있겠다고 요구했다.같은 취조실에 있어야만 진술을 끝내고 두 사람의 앞에서 약 올리며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온지유 쪽에서 먼저 사람이 올 줄은 몰랐다. 게다가 다른 누구도 아닌 여진 그룹의 대표 여이현이 왔다.여이현은 회색의 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키도 크고 자세도 곧아 위엄이 느껴졌다. 하지만 싸늘하기 그지없는 그 눈빛은 차마 똑바로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여이현이 등장한 순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온지유가 여이현의 내연녀든 아니든, 지금 이 순간 온지유를 걱정하는 여이현의 마음은 진짜였다.그는 온지유를 위해 직접 경찰서로 온 것이다.심지어 온지유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그녀는 여이현을 똑바로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시비가 걸려 경찰서로 온 것이 얼마나 창피한 일이란 밀인가!“그쪽이 온지유가 내 카드를 들고 위세를 부린다고 했습니까?”여이현은 눈을 가늘게 접으며 나빛나를 보았다.칠흑 같은 두 눈동자에선 압박감이 느껴졌다.나빛나도 그의 시선을 똑바로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말까지 더듬었다.“대, 대표님, 저랑 온지유 씨는 그냥 사소한 일로 다툰 것뿐이에요.”그러자 여이현이 피식 웃었다.그의 웃음은 오래 가지 않아 사라져 버렸고 눈빛은 점점 더 싸늘해졌다.“사소한 다툼으로 경찰서까지 왔다고요. 그럼 대체 어떤 일이 그쪽한테는 큰 문제인 거죠?”나빛나는 그에게서 느껴지는 위압

    최신 업데이트 : 2024-07-26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61화

    나빛나는 거부할 수가 없었다.“알겠어요.”온지유는 계속 말을 이었다.“말로만 하는 약속은 믿을 수 없으니까 지희의 모든 것을 따라 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하나 쓰죠.”“네, 그럴게요.”나빛나는 여이현의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해서는 각서를 쓰는 수밖에 없었다.3분도 안 된 시간에 나빛나는 각서를 썼다. 심지어 지장도 찍었다.그러나 온지유에게 각서를 보여주려고 하자 온지유가 차갑게 그녀를 보며 말했다.“각서의 대상은 지희에요.”나빛나는 하는 수 없이 다시 백지희에게 각서를 보여주었다.백지희는 각서 내용을 한번 훑어보았다. 나빛나가 빠르게 쓴 것 치고는 내용이 괜찮았다. 이때, 가만히 있던 여이현이 한 마디 보충했다.“배 비서, 지금 당장 여론을 일으킨 사람 찾아서 구치소에 보내요!”“네, 알겠습니다.”배진호는 빠르게 대답했다.나빛나는 멍해졌다. 그녀는 패션디자이너였고 조금 인기 있는 화가기도 했다. 심지어 나씨 가문의 딸이었지만 만약 구치소에 수감되기라도 하면, 이 바닥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대표님... 온지유, 아니, 온지유 님. 제발 이렇게 부탁드릴게요. 절 구치소에 보내지 말아 주세요. 전 정말로 반성하고 있어요. 제발요!”여이현은 온지유에게 눈빛을 보냈다.온지유는 백지희의 손을 잡고 여이현의 뒤로 갔다.그들은 애원하는 나빛나를 무시한 채 취조실에서 나가버렸다.배진호는 뒤에서 이 일을 처리하고 있었고 나빛나는 결국 구치소에 수감되고 말았다. 그리고 인터넷에 떠도는 기사와 악플을 배진호가 전부 삭제해 버려 다시 클릭했을 땐 오류로 떴다....경찰서에서 나온 뒤 백지희는 온지유에게 말했다.“지유야, 여이현 씨가 왔으니까 그럼 난 이만 가볼게. 마침 갈 곳이 있었거든.”백지희는 여이현과 같은 곳에 있고 싶지 않았다.그녀가 남아 보았자 여이현에게 상대도 되지 않았고 온지유를 도와줄 수 있는 것도 없었다. 괜히 남았다가 여이현의 얼굴만 보면 짜증만 치밀었기에 차라리 자리를 피하는 것이 나았다.여이현은 온지유에게 눈

    최신 업데이트 : 2024-07-26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62화

    여진숙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여이현은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녀를 만나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여진숙은 아랑곳하지 않고 들어가려 했다.그러나 몇 걸음 못 가 보안 요원들이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 그중 직위가 높아 보이는 직원이 말을 걸었다.“사모님, 저희를 난처하게 하지 말아 주세요. 저희도 대표님께서 시켜서 하는 겁니다. 대표님을 만나고 싶으시다면 이따가 댁에서 만나시거나, 아니면 먼저 연락이라도 드려보는 게 어떨까요.”보안 요원은 이내 한 마디 더 보태면서 여진숙에게 말했다.“생각해보세요. 여기를 지나가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 누가 사진이라도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라도 하면 보기 안 좋잖아요.”여진숙의 호흡이 다소 거칠어졌다. 화가 난 것이 분명했다.‘날 막아선 것도 모자라 나한테 지금 전화까지 해보라고?'‘결국은 다 온지유를 위해서잖아! 내가 온지유를 괴롭힐까 봐!'‘그래!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여이현 이 녀석 지금 온지유를 위해 이렇게까지 해!'여진숙은 화를 내며 떠났다....대표이사실.여이현은 온지유를 데리고 온 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다. 가만히 놀고만 있을 수 없었던 온지유는 자신의 자리로 가서 컴퓨터를 켰다.얼마 지나지 않아 온지유는 커피를 들고 여이현의 방으로 가는 이채현을 발견했다.“온 비서, 거래처 계약서 가지고 와요.”“에, 알겠습니다.”온지유는 생각을 멈추고 계약서를 찾아 여이현의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여이현은 이채현이 내린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녀가 가까이 다가가자 여이현은 이채현을 칭찬했다.“커피 맛이 괜찮네요.”“전부 온 비서님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한 거예요. 온 비서님께서 아주 잘 가르쳐 주셨거든요. 대표님, 오늘 저녁 메뉴는 뭐로 준비할까요?”이채현은 여이현의 말에 대답하면서 잊지 않고 그녀를 칭찬했다.여이현은 침묵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알아서 준비해줘요. 이 비서 실력 믿고 있으니까.”온지유는 가슴이 답답해졌고 목에 생선 가시라도 걸린 것처

    최신 업데이트 : 2024-07-26

최신 챕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85화

    그리고 엄마가 아프다는 시점도 너무 절묘했다. 설마 아픈 척하는 건가?이럴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배진호는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떴다. 반드시 철저히 조사해야 했다.그가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배진호의 어머니는 잠에서 깨어났다.아들의 의심을 불러일으킨 것도 모른 채 여전히 의사와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내 아들 앞에서 꼭 내 병이 심각한 것처럼 말해줘야 해. 안 그러면 걔 마음이 여전히 그 여자한테 기울어 있을 거야.”“걱정 마. 동창끼리 네 계획을 망치기라도 하겠어?”의사는 가슴을 두드리며 장담했다.“내가 다 맡을 테니 신경 쓰지 마. 그런데 사실 나도 부탁이 하나 있는데 우리 아들이 유학을 가야 하는데 돈이 조금 모자라거든. 좀 도와줄 수 있어? 올해 보너스 나오면 바로 갚을게.”정미진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흔쾌히 승낙했다.어차피 그녀는 돈에 쪼들리지 않았으니.배진호가 비서로 일할 때부터 매달 월급 일부를 그녀에게 보내왔고 이후 그가 회사를 차려 독립하면서 더 많은 돈을 보내왔다.그녀는 사고 싶은 것을 마음껏 사면서 이제는 좋은 며느리를 얻는 데만 집착하고 있었다.“돈은 천천히 갚아도 돼. 여유가 생기면 갚아. 동창 사이인데 내가 너를 믿지 않겠어?”그녀의 말에 의사는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병실을 나선 의사는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사람이 참 복에 겨워 사는 줄 모르네. 배진호 같은 아들에, 그토록 훌륭한 며느리까지 얻었는데 뭐가 불만이야? 게다가 그 집안의 돈은 몇 대가 써도 부족함이 없는데 굳이 문제를 만들 필요가 있나? 나라면 절대 그러지 않았을 거야. 그냥 일도 때려치우고 집에서 술이나 한잔하면서 낚시도 하고 가끔은 카드놀이도 하면서 살겠지. 생각만 해도 얼마나 여유롭겠어?”하지만 그는 정미진이 아니었고 방관자로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다음 날 아침, 권다솔은 간단히 짐을 챙긴 후 캐리어를 끌고 여행사로 향했다.그곳에는 대형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고 모든 인원이 모이자 운전기사는 공항으로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84화

    지금 그의 모습이 헌신짝이랑 다를 게 뭐가 있지?권다솔 때문에 이렇게까지 할 가치가 있을까?배진호는 전혀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다.그는 여전히 석규리를 등진 채 그녀를 무시했다.석규리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다른 사람의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한 통의 메시지를 보낸 뒤 불과 30분도 채 되지 않아 배진호의 어머니가 직접 나타났다.정미진을 본 순간 배진호는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엄마! 몸도 안 좋으신데, 게다가 이제 막 수술을 끝내셨잖아요. 퇴원하시면 어떡해요?”“내가 와서 다행이지! 아니면 네가 여기서 얼마나 더 멍청하게 서 있었을지 몰라. 진호야, 엄마가 곧 죽게 생겼는데 너 정말 엄마를 좀 편하게 보내줄 수 없는 거니?”정미진은 배진호의 이마를 꾹 눌러가며 안타까워했다.권다솔의 가정환경이 조금이라도 평범했다면 돈으로 해결했을 것이다.하지만 권다솔은 권씨 가문의 아가씨로서 정미진이 아무리 손을 뻗어도 권씨 가문까지 닿을 수 없었기에 결국 배진호에게만 압박을 넣을 수밖에 없었다.“엄마가 부탁할게. 죽기 전에 몇 날이라도 좀 조용히 지낼 수 있게 해줘. 더 이상 문제 일으키지 말고 권다솔과 깨끗이 끝내. 네가 꼭 여기에 남아 있겠다면 엄마도 너랑 같이 있을 거야.”정미진은 외투를 벗어 석규리의 손에 건넸다.그녀는 안에 얇은 옷만 입고 있었다.석규리가 옷을 다시 정미진의 어깨에 덮어주려고 했지만 정미진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엄마가 아들 교육을 제대로 못 시킨 탓에 내 아들이 한밤중에 여기서 바람 맞고 있잖아. 나만 병실에서 잘 먹고 편히 있을 수는 없지 않겠어?”“엄마, 정말 제가 무릎이라도 꿇어야 멈추시겠어요?”배진호의 눈에는 이미 생기가 없어진 채 허망한 표정으로 바라봤다.역시나 자신에게 가장 큰 상처를 주는 사람은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진호야, 엄마는 네가 무릎 꿇으라고 이러는 게 아니야. 엄마가 원하는 건 네가 권다솔과 완전히 끝내는 거야. 이게 엄마의 마지막 소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83화

    “있어요! 내일 아침 출발하는 건데, 초원에서 말을 타고 마유주를 마시는 일정이에요. 총 7박 8일이고 모든 비용은 전부 저희가 책임집니다!” 여대생은 너무 기쁜 나머지 말까지 더듬었다.아르바이트 첫날 만에 벌써 계약을 성사시키다니!급여를 받으면 바로 외할머니 치료비에 보탤 수 있었다.“그럼 그걸로 할게요.”어차피 어디든 상관없었다.여기를 떠나기만 하면 됐다. 더 이상 배진호와 남태건을 마주치지 않는 걸로 충분했다.권다솔은 가이드의 연락처를 추가한 뒤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출발지 근처의 호텔에 묵기로 했다.그리고 방으로 돌아온 뒤 부모님께 영상 통화를 걸었다.“저 내일 여행사 패키지로 여행 가려 해요. 다음 주쯤 돌아올게요.”“좋지! 네 나이에는 이곳저곳 다니며 세상을 봐야 해. 만 권의 책을 읽으려면 만 리를 걸어야 한다잖니. 짐은 다 챙겼니?”김영은은 딸이 여행 가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다.다만 여행길이 불편할까 걱정될 뿐이었다.권다솔은 고개를 저었다. 비록 아무것도 챙기지 못했지만 괜찮았다.“요즘 세상이 얼마나 편한데요. 필요한 건 현지에서 사면 돼요.”“다른 건 밖에서 사도 되지만 침구류는 우리가 보내줄게. 네 피부가 워낙 예민해서 호텔 이불 덮었다가 알레르기라도 나면 어쩌려고.”권용민이 덧붙였다.아무리 좋은 호텔이라도 집의 침구와 비길 순 없었다.그는 아직도 권다솔이 어릴 적 피부 알레르기로 한밤중에 병원에 가서 약을 사고 주사를 맞으며 한바탕 난리를 겪었던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저 지금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요. 굳이 여기까지 오실 필요 없어요. 너무 번거롭잖아요.”권다솔은 부모님이 늦은 시간까지 자신을 위해 고생하는 게 마음에 걸렸다.그러나 딸을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은 그녀의 마음보다 더 깊었다.권용민은 끝내 직접 가겠다고 고집했고 권다솔은 결국 그들을 이기지 못해 승낙했다.전화를 끊고 나서 그녀는 문득 배진호를 떠올렸다.‘지금쯤 석규리와 단둘이 집에서 다정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다만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82화

    할머니는 갑자기 진지하게 말했다.“아이고, 보아하니 꽤 오랫동안 여기 서 있었던 것 같은데 여자 친구가 아직도 너를 만나주지 않니? 이 할미가 한 가지 충고를 해주고 싶은데 들어볼 생각 있니?”배진호는 당연히 할머니가 그만 포기하라고 할 줄 알았다.만약 여기 서 있는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면 배진호 역시 같은 말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건 당사자만 알 수 있는 법이다. 사랑은 보잘것없는 먼지가 아니기에 바람에 날려 사라질 수 없었다.다만 할머니는 전혀 다른 말을 꺼냈다.“나도 젊었을 때 우리 집 할아버지를 엄청 쫓아다녔단다. 그때 할아버지는 나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집안 사람들 또한 나를 못마땅하게 여겼지. 내가 시골 출신이라 배운 게 없다고 말이야. 하지만 그게 어쨌단 말이니? 나는 그저 그 사람 자체가 좋았어. 그렇게 오랫동안 쫓아다녔고 결국 내 사람으로 만들었단다.”할머니는 눈꼬리를 휘어 올리며 말했다.배진호는 본능적으로 물었다.“그러면 두 분이 함께하신 후에도 할아버지 집안 사람들은 여전히 할머니를 예전처럼 대하셨나요?”“그럴 리가 있겠니? 부모는 그저 자식이 좋은 짝을 만나길 바라는 것뿐이야. 일부러 방해하려는 건 아니지. 결혼 후엔 날 친딸처럼 대했단다. 집안의 돈까지 전부 나한테 맡겼으니. 설령 그 집안에서 나를 못마땅하게 여겨도 두려울 게 없었어. 어차피 내가 그들보다 오래 살 텐데.”할머니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며 당당하게 말했다.“적어도 99살까지는 살 거 같아.”배진호는 할머니의 말에 크게 동요했다.그는 권다솔의 부모님이 인품이 훌륭한 분들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비록 결혼 전에는 반대했지만 결혼 후에는 축복해 줄 사람들이었다. 그의 어머니처럼 계속해서 방해할 분들이 아니었다.그의 어머니 역시 할머니가 말한 것처럼 몸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아서 이미 수술을 한 번 받은 적이 있었다. 지금 강력히 반대한다고 해도 과연 얼마나 갈 수 있을까?결국 병문안 갈 때 적당히 연기하면 되는 것이었다.“할머니,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81화

    왜 아침에 눈을 뜨고 나니 권다솔의 태도가 다시 이전처럼 차가워진 걸까?“저를 때리든 욕하든 심지어 문밖에서 밤새 무릎 꿇고 있으라 해도 전 한 마디 불평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다솔 씨, 제발 절 무시하지는 말아줘요.”배진호는 간절히 애원했다.그는 누구에게도 이렇게까지 비굴하게 군 적이 없었다.아무리 까다로운 고객이라도 그는 이런 식으로 자세를 낮춘 적이 없었다. 하지만 유독 권다솔 앞에서는 모든 것을 잃어도 상관없었다. 오직 그녀만은 잃을 수 없었다.권다솔은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었다.그러나 배진호의 목소리에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발이 마치 바닥에 붙은 것처럼 한 발짝도 떼지 못했다.그녀는 고개를 저을 뿐 차마 뒤돌아볼 수 없었다. 뒤돌아봤다가는 다시는 떠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진호 씨, 우린 이미 끝났어요. 만약 다시 만나더라도 여긴 아니에요.”둘의 마지막은 구청이어야 했다.이혼 절차를 밟고 나서야 비로소 각자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우리가 끝났다고 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잖아요. 다솔 씨 마음속에 제가 없다는 걸 믿을 수 없어요.”배진호는 집착했고 고집스러웠다.권다솔이 그를 뻔뻔하다 욕하든 귀찮다 욕하든 전혀 상관없었다. 사랑하는 여자를 잡을 수만 있다면 무슨 말을 들어도 괜찮았다.“우리가 어떻게 다시 돌아가요? 돌아갈 수 없어요. 아이도 없고... 그리고 며칠 전 술을 마시다가...”권다솔은 사실을 그에게 알리고 싶었다.이미 남태건과 관계를 맺은 사실이 그녀의 마음속 깊이 박힌 가시가 되어버렸다.하지만 정작 입을 열려는 순간 그녀는 망설였다.이혼까지 가는 마당에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게다가 이 사실을 배진호가 알게 되면 그는 분명히 그녀를 경멸할 것이다. 천한 여자라고 생각할 테니.그녀는 한편으로 선을 긋고 싶어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그가 자신을 경멸할까 봐 두려웠다.‘사랑’이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었다.“그날 다솔 씨가 취했을 때 저도 같은 술집에 있었어요. 그리고 다솔 씨가...”“그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80화

    김영은도 이번 일로 남태건이 막무가내로 느껴졌다.하지만 남태건의 인성에 문제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태건이는 마음이 급해서 그런 걸 거야. 그래서 실수를 하게 되는 거지.”“마음이 급하든 말든 저랑 무슨 상관이에요. 어쨌든 전 태건 씨랑 결혼할 수 없어요. 그날은 제가 술에 잔뜩 취해서 실수한 거예요. 누군가 제 술잔에 약을 탔거든요. 그래서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 일어난 것뿐이에요. 전 절대 하룻밤의 실수로 제 평생을 누군가에게 보상으로 주려는 생각은 없어요.”권다솔은 계속 자기 생각을 말했다.아무리 김영은이 설득한다고 해도 그녀는 절대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 생각이 없었다.뛰어드는 건 쉬웠지만 빠져나오는 건 어려웠으니까.더구나 남태건이 이토록 일러바치는 것을 좋아하니 그녀는 더더욱 그와 결혼 할 수 없다. 다 큰 어른이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들처럼 유치하게 굴고 있기 때문이다.“다솔아, 네가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돼. 우린 그냥 네가 태건이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알아가길 바랐을 뿐이야. 그렇다고 해서 두 사람이 꼭 결혼하라는 뜻은 아니었어.”뜻밖에도 김영은은 그녀의 편을 들어주었다.권용민은 옆에서 줄담배를 피우다가 꺼버린 후 김영은의 옆으로 다가왔다.“설령 네가 평생 혼자 산다고 해도 괜찮다. 너 하나쯤은 평생 먹고 살게 해줄 돈은 있으니까. 나랑 네 엄마는 네가 행복한 게 더 중요해. 행복할 방법은 아주 많지. 그중에서 네가 좋아하는 일만 해.”권다솔의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눈물이 흘러나왔다.그녀는 이렇게나 좋은 부모님을 만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를 이해해줄 뿐만 아니라 그녀의 편을 들어주니까.동시에 그녀는 두렵기도 했다.만약 이렇게 좋은 부모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마 정말로 억지로 남태건과 결혼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그녀는 아마 더는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정말 고마워요, 엄마, 아빠. 역시 저한테는 두 분밖에 없네요.”권다솔은 분명 웃고 있었지만, 눈물은 계속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79화

    결혼은 장난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김영은은 딸 대신 함부로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권용민에게 눈짓했다. 권용민은 얼른 차를 따라주었다.“태건아, 아직 차 한잔도 못 마셨지? 얼른 한잔하면서 좀 쉬어.”“아버님, 어머님. 전 진심으로 다솔이랑 결혼하고 싶어요. 저희는 급도 맞잖아요. 다솔이와 결혼하게 해주신다면 평생 잘해줄 거예요. 저희 부모님께서도 다솔이를 딸처럼 예뻐하고 계시는 거 잘 아시잖아요. 그러니까 허락해주세요.”남태건은 찻잔을 받았지만 마시지 않았다.기대하는 얼굴로 권용민과 김영은을 보았다.권용민은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태건아, 난 이 일을 우리가 함부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단다. 결혼 전에 먼저 약혼부터 해야 하잖니. 약혼 전에 상견례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모든 걸 절차대로 마쳐야 결혼을 할 수 있는 거란다. 일단 이 물건들을 가져가. 그리고 다음에 내가 집사람과 함께 찾아가마.”남태건은 그의 말에서 거절의 의미를 눈치챘다.하지만 이미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그는 더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권다솔을 억지로 끌고 가서 혼인신고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그는 일단 물러설 수밖에 없었지만 이미 가져온 예물과 금붙이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남기고 가려고 했다.“태건아, 네가 우리한테 준 선물은 사양하지 않고 받을게. 하지만 예물은 도로 가져가는 게 좋겠구나.”권용민이 허리를 굽혀 짐을 정리하는 순간 남태건은 이미 현관까지 가버렸다.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며 권용민은 손에 든 쇼핑백을 내려놓았다.“일단 다솔이한테 연락해서 무슨 일인지 물어봐.”김영은도 같은 생각이었다.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권다솔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다.권다솔은 전화를 받기 전 특별히 거울을 보며 차림새와 머리를 정리했다. 그리고 혈색 없는 입술에 립스틱을 바른 후에야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두 사람을 웃는 얼굴로 맞이했다.“아빠, 엄마. 전 혼자 잘 지내고 있어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너랑 태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78화

    남태건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동안 그는 권다솔의 손도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기에 당연히 사이즈를 알 리가 없었다.“크기 조절 가능한 팔찌는 없어요?”“있긴 한데요. 디자인이 몇 개뿐이라서요. 인기 많은 제품들은 전부 사이즈가 정해져 있어요.”직원은 그를 힐끗보다가 속으로 중얼거렸다.‘예비 신부한테 관심이 없다고 하기엔 예물을 전부 최고급을 골랐잖아. 그렇다고 해서 또 예비 신부한테 잘해준다고 하기엔 애매해. 어떻게 여자친구 팔목 사이즈도 모를 수가 있는 거지?'‘꼭 결혼까지 앞뒀는데 동거는커녕 손도 한번 못 잡아본 것 같네. 서로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을 것 같네.'“괜찮아요. 그걸로 주세요.”남태건은 제일 무거운 팔찌를 골라 쟁반에 올려두었다.“그리고 이거, 봉황이 있는 금목걸이도 주세요.”남씨 가문에 남아도는 것이 돈이었다. 권다솔의 부모님 앞에서 자신의 성의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면 얼마가 되었든 상관없었다.그가 가게에서 나왔을 때 직원의 입은 귀에 걸려 있었다. 남태건 덕분에 한 달 업적을 하루 만에 달성했기 때문이다.곧이어 남태건은 권용민이 좋아할 만한 비싼 술과 담배를 산 후 권씨 가문 본가로 운전했다. 쇼핑백을 바리바리 들고 오는 남태건의 모습에 김영은은 어안이 벙벙했다.“태건아, 우리 집으로 오는 게 처음도 아니고 이게 다 뭐니? 그냥 내 집이다 생각하면서 오면 되는 건데 뭘 이렇게 많이 사 왔어?”“아버님, 어머님. 전 오늘 손님으로 찾아온 게 아니에요. 다솔이랑 결혼하고 싶어서 온 거예요. 이건 제가 드리는 선물이에요.”남태건은 자신이 사 온 것을 하나씩 열어 보여주었다.그는 물건만 사 온 것이 아니었다. 한 가방의 현금과 예물까지 준비해왔다.창문으로 비쳐 들어오는 햇볕에 금붙이들은 반짝반짝 빛났다.권용민과 김영은은 서로 마주 보았다. 두 사람은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태건은 아주 신경 써서 선물을 준비해온 것이 그들의 눈에도 보였다. 정말로 권다솔을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았고 앞으로 두 사람이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77화

    “다솔아... 너 정말로 나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는 거야?”남태건은 여전히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조금이라도, 단 한 번이라도 나한테 설렌 적 없어?”그는 그동안 아주 많은 노력을 했었다. 할 수 있는 건 전부 했다. 그러나 여전히 권다솔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게다가 우린 함께 밤까지 보냈잖아. 난 정말로 진심으로 널 책임지고 싶어. 그냥 잠만 자고 버리는 나쁜 놈이 되고 싶지 않다고. 다솔아, 다시 한번 생각해줘. 우린 이미 밤까지 보냈다고!”“지금이 어떤 시대인데요. 전 태건 씨를 이해할 수 없네요.”권다솔은 머리가 지끈거렸다.그가 질척이면 질척일수록 그녀의 생각은 점점 더 확고해졌다. 앞으로 친구로도 지낼 수 없겠다고 말이다.그녀는 인내심 있게 마지막으로 말했다.“그날 밤 일은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더는 제 앞에서 언급하지 말아요. 만약 태건 씨의 말대로 함께 한번 잤다고 해서 무조건 함께 살아야 한다는 거라면, 이미 아이까지 한 번 있었던 저와 진호 씨는 영원히 떨어지지 말고 함께 살아야 하는 거겠네요?”남태건은 주먹을 꽉 쥐었다. 저도 모르게 이도 빠득 달았다.“권다솔, 그딴 말로 날 자극하지 마.”두 사람이 다시 잘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니 남태건은 기분이 불쾌해졌다.권다솔은 말을 이었다.“전 태건 씨를 자극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냥 예시를 들어 알려준 거죠. 그러니까 나가요. 앞으로 더는 찾아와 문도 두드리지 말고요. 방금 같은 일 또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으니까.”“다솔아! 네가 나한테 어떻게 매정할 수가 있어! 차 한잔도 내어주지 않고 지금 날 쫓아내는 거야? 적어도 물 한 잔 마시게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밖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서 있었는데. 나 힘들어 죽겠다고.”남태건은 꼬리를 내렸다.물 한잔쯤 대접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권다솔은 그에게 희망 고문하고 싶지 않았다.그녀가 예의상 했던 행동이 남태건에겐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게다가 이번 한 번 타협한다면 두 번째도 있을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