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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커피 한 모금 마시니 유강후의 입속에 쌉싸름한 맛이 퍼지고 이내 달콤함도 느껴졌다.

이런 맛은 오로지 온지유가 내린 커피에서만 났다.

온지유는 머뭇거렸다. 마음이 조금 흔들린 것이다.

“이 일을 대충 언제쯤 끝낼 수 있는데요?”

그녀가 여이현에게 시집온 것을 두 집안 어른과 제일 친한 친구들을 제외하고 아는 사람이 없었다.

혼인신고서를 제외하고 두 사람은 결혼사진도 찍지 않았거니와 신혼여행도 가지 않았다.

여이현이 그녀를 데리고 F 국으로 놀러 가는 것을 그녀는 여이현과 못 간 신혼여행이라 생각하려 했다.

그렇게 생각하면 더는 아쉬움이 없을 것 같았다.

여이현은 몇 초간 침묵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늦어서 일주일 뒤까지는 끝낼 수 있을 거야.”

“네, 알겠어요.”

일주일 정도는 기다려 줄 수 있었다.

게다가 내일 회사로 출근하지 않아도 되니 병원에 들러서 제대로 검진을 받을 생각이었다.

백지희가 있으니 백지희 핑계를 대면 되었다.

온지유는 더는 그의 앞에서 생각에 빠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럼 일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게 전 이만 방으로 갈게요.”

여이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온지유는 서재에서 나왔다. 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백지희와 한참 문자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드라마를 보다가 최근 주식 시세를 알아보았다.

자기가 샀던 주식의 변화가 별로 크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뒤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를 마친 후 침대에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깊은 잠에 빠졌다.

그녀가 눈을 뜨게 된 이유는 허리에서부터 올라오는 투박한 손 때문이었다.

귓가에선 뜨거운 숨결이 느껴졌다.

“저... 요즘 몸이 별로 안 좋아서요...”

온지유는 그의 손을 잡으면서 더는 올라오지 못하게 했다.

임신 초기에 관계를 가지지 말라는 말을 들은 적 있었지만 그래도 제일 신경 쓰이는 건 여이현이 달라진 그녀의 몸을 눈치챌까 봐서였다.

여이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손도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 온지유는 여전히 그의 가라앉은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온지유, 네가 나 밀어낸 게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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