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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5화

순간 분위기는 조용해졌다.

덩치 큰 남자는 눈을 가늘게 접었다. 술도 확 깨는 기분이었다.

“네가 신무열이냐?”

신무열은 그와 쓸데없는 대화를 주고받고 싶지 않아 바로 총을 들어 쐈다. 총알은 덩치 큰 남자를 아슬아슬하게 빗겨 나갔다. 남자는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올라 소리를 질렀다.

“다들 뭘 멍하니 서 있어? 얼른 죽여!”

그러나 신무열 옆에 있던 요한이 뭔가를 던졌던지라 그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두려움에 움직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덩치 큰 남자는 점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이를 빠득 갈았다. 최대한 신무열을 찾아보려고 애를 쓰면서 신무열을 향해 총을 겨눴다.

이내 남자의 얼굴에 비릿한 미소가 지어졌다. 눈엣가시인 신무열을 드디어 처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가만히 있으면 천국에 갈 수 있는 것을 굳이 그가 있는 곳으로 찾아왔으니 반드시 지옥으로 보내주리라 생각했다.

요한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때 누군가 신무열의 앞으로 확 나타나 총알을 대신 맞아주었다. 피가 사방에 튀었다.

김혜연의 몸에서 힘이 빠졌다. 신무열은 얼른 손을 뻗어 그녀를 잡아주었으나 덩치 큰 남자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또 한 발 더 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신무열을 보았다. 다소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신무열의 품에서 죽는다고 생각하니 이상하게도 만족감이 느꺄쟜다.

신무열은 있는 힘껏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김혜연, 이 멍청한 여자야! 내가 언제 죽으라고 허락했는데! 죽지 마, 내 허락 없이는 죽지 말라고! 이렇게 죽으면 내가 두고두고 후회하면서 죄책감에 시달릴 것 같아서 그러는 거야...? 난 절대 널 그리워하지도 않을 거라고! 그러니까 꿈 깨! 죽지 마!”

신무열은 누군가에게 빚을 지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김혜연에게 분명하게 말했었으나 김혜연은 그의 말을 귓등으로 들었다. 김혜연은 그의 품에 안겨 죽어가고 있었다. 그녀가 죽게 되면 그는 나중에 김씨 가문에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 빚을 또 어떻게 갚아야 할까?

김혜연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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