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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6화

신무열은 아주 말도 하지 않았지만 입은 일자로 꾹 다물었다.

잘생긴 그의 얼굴엔 안개가 낀 것처럼 마음이 복잡해 보였다.

“내가...”

“아니요. 필요 없습니다.”

법로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신무열이 말했다.

신무열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감정은 제 앞길만 막을 뿐이에요. 더구나... 저는 지금 상태로 평범한 사람처럼 지낼 수 없죠.”

가정을 꾸리고 직장에서 자리를 잡아 아내와 아이들과 행복하게 사는 삶은 대부분 사람에겐 아주 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어깨엔 Y 국을 향한 책임을 짊어지고 있었고 지금 그는 나라와 결혼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기에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쓰며 가정을 꾸릴 시간이 없었다.

제일 중요한 이유는... 그의 어머니였다.

어머니가 세상을 뜬 후 법로는 피폐한 나날을 보냈었다.

물론 법로의 곁에 새로운 여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여자들에게선 어머니의 그림자들이 보였다.

그의 어머니는 희생을 당한 것이다.

그는 지금 Y 국의 수장이 되었다. 그 말인즉슨 아버지인 법로와 같은 길을 걷는다는 것이었다.

이런 신분으로 나라도 지키면서 행복한 가정을 동시에 꾸려나갈 수 없었다.

그러니 차라리 결혼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는 것이 나았다.

그렇다면 그의 아이가 그와 같은 길을 걸을 리가 없을 테니까.

법로는 확고한 신무열의 눈빛과 표정에서 무언가를 깨달았다.

그의 숨소리가 무겁게 들려왔다. 목에는 목줄이 채워진 것처럼 갑갑했다.

몇 초 뒤 그는 결국 결정을 내렸다.

“나라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거라면 차라리 율이처럼 살 거라.”

신무열과 대화를 할 땐 법로는 온지유를 항상 ‘율이'라고 불렀다.

법로는 온지유에게 죄책감을 느꼈으나 신무열에겐... 자기 아들에게도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신무열의 곁에 있어 준 시간이 많지 않았다.

심지어 예전에 자신이 저질렀던 일도 신무열에게 맡겨 처리하게 했다.

신무열이 여자친구를 사귀지 않고 결혼할 생각도 없다는 것도 전부 그의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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