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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459화

‘지금! 지금 당장이라도 좋지!’

노승아는 입꼬리를 슬며시 올렸다.

여진숙이 노승아를 만나고 싶어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노승아는 자리에 앉아 여진숙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노승아는 수려원 안을 둘러보다가 역시 호기심을 못 이겨 안방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꽤 오랜 시간 사람이 들어오지 않은 티가 났다.

옷장을 열어보니 여성용 잠옷이 여러 벌 걸려있었다.

태그를 뜯은 것, 아직 안 뜯은 것도.

관능적인 스타일의 것도 걸려 있었다.

노승아는 몇 벌 꺼내 자기 몸에 대 보았다. 거울 앞에서 몇 번 빙그르르 돌아보기도 했다.

노승아가 이 옷들을 입고 여이현의 앞에서 뽐내 본다면 그도 분명 만족스러워 할 것이다.

노승아는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 기회는 더 기다리면 주어질 것이다.

노승아는 눈앞의 큰 침대를 보며 여이현과 이곳에서 뜻깊은 밤을 지새울 것이라 상상했다.

20분 뒤.

여진숙이 수려원 앞에 도착했다.

그녀는 입구에서부터 소란을 떨었다.

“승아야, 승아야!”

하지만 노승아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여진숙은 노승아가 리빙에 없는 것을 보고 물었다.

“승아는요? 수려원에 있다고 하지 않았나?

”승아 씨는 위층에 계십니다.”

도우미가 말했다. 그리고 문득 생각이 떠올라 한마디 덧붙였다.

“아가씨는 지금 귀가 들리지 않으십니다. 아마 직접 올라가셔야 할 겁니다.”

“뭐요?”

여진숙이 깜짝 놀라 부리나케 위층으로 달려갔다.

객실의 문을 열어젖히고 바로 외쳤다.

“승아야!”

노승아는 뒤 돌아보지 않았다.

여진숙은 노승아가 정말 말을 듣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노승아에게 다가가 어깨를 흔들었다.

“승아야.”

노승아가 머리를 돌렸다.

“아주머니.”

여진숙은 홀쭉해진 노승아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어떻게 된 거야 이게. 어쩌다 귀를 다친 거야? 누가 그랬어!”

말하다 말고 여진숙은 눈시울을 붉혔다.

노승아는 열심히 그녀의 입모습을 보고 말했다.

“아주머니, 전 아무 일 없어요... 요즘 휴가를 받아서 만나 뵈려고 한 거예요.”

여진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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