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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9화 악마

“다른 테이블은 선결제가 아니던데요. 왜 우리한테만 이러시는 거예요? 우리가 돈도 안 낼까 봐 그래요?”

사람들은 너 한마디, 나 한마디 하며 소란을 피웠다.

분위기가 점점 팽팽하게 굳어가고 있었다.

다행히 음악소리 덕분에 그리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는 않았다.

남유주는 그들의 말을 듣고 있자니 구역질이 올라왔다.

그녀는 겉으로는 차분한 표정으로 이형욱에게 말했다.

“당신 며칠째 연속 와서 돈도 안 내고 술 마셨잖아. 앞으로 공짜로 마실 거면 여기 오지 마.”

그녀는 이형욱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리고 어디 가게에서 술 마시든 술값을 지불하는 건 당연해요. 이혼까지 한 마당에 무슨 정이 있다고 그래요? 전처 가게에 와서 진상 부리는 게 더 추하지 않나요?”

그러자 그의 친구들도 수치심을 느꼈는지 발끈하며 달려들었다.

“이 대표, 이 사람이 그 온순해서 때려도 가만히 맞고만 있었다는 전처 맞아요? 이혼하고 아주 사람이 바뀌었네!”

“그러니까요! 저거 우리 무시하는 거 맞죠?”

이형욱은 사람들의 말을 듣자 자존심이 상해서 들고 있던 잔을 바닥에 던지고는 험악하게 그녀를 쏘아보았다.

“네가 나한테 돈 얘기할 자격 있어? 지난 번에 너 때문에 내가 사고를 당하고 의료비랑 입원비 한푼도 못 받았는데 지금 그런 말이 나와? 주겠다던 위자료도 안 줬잖아. 그 술 좀 마셨다고 지금 나한테 일일이 따지는 거야?”

“잘 들어. 계약서에 넌 이미 사인했고 빠져나갈 구멍은 없어. 돈을 주면 나도 이런 거지 같은 곳 오고 싶지 않아!”

이미 술에 취한 이형욱은 수치심도 모르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그가 곧 주먹을 날릴 거라는 걸 안 봐도 예측할 수 있었다. 평소에도 그랬으니까.

그의 주먹이 남유주를 향해 뻗은 순간, 그녀는 이성을 잃어버렸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혈액이 거꾸로 치솟는 것 같았다.

너무 오래 참았다. 이 결혼은 그녀의 모든 인내심을 소멸시켜 버렸다.

이혼한 뒤에도 초라하게 전남편에게 맞으며 절망 속에 살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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