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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6화 먹다 남은 밥

남유주도 카드로 계산을 마쳤다.

박수혁이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물었다.

“벌써 계산했어요?”

남유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제가 사기로 했잖아요. 계산은 빨리빨리 해야죠.”

물론 그녀가 나서서 계산하지 않아도 박수혁이 계산할 거라는 생각은 있었다.

박수혁이 음침한 얼굴로 계산대 직원에게 말했다.

“내가 계산한다고 조금 기다리라고 했을 텐데.”

직원은 난감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이분이 한사코 계산한다고 하셔서….”

“이런 일로 기분 상할 일이 뭐가 있겠어요? 남유주 씨가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려고 계산했나 보죠.”

옆에 있던 성미려가 웃으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녀는 눈을 깜빡이더니 재빨리 남유주를 아래위로 스캔했다.

창백한 얼굴에 차림새도 갖춰 입은 모습이 아니었다.

성미려는 이상한 자부감이 생겼다.

어차피 나랑은 게임이 안 되는 여자야.

이런 고급 레스토랑을 오면서 저런 옷을 입고 오다니. 센스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

계산한다고 위상이 달라지나?

자존심 내세우려고 바득바득 계산한 그 모습이 한심했다.

저럴 거면 그냥 오지 말지!

물론 겉으로는 전혀 그런 내색을 내지 않았다.

“남유주 씨, 식사하는데 저도 껴도 되죠? 오늘 예약했었는데 매니저님이 갑자기 예약이 취소됐다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기분이 안 좋아서 누가 취소하게 했나 와봤는데 박 대표님이셨네요. 그러면 저도 불만 없죠. 손님이랑 같이 계신 줄 알았으면 안 올걸 그랬어요.”

박수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꾸헀다.

“별말씀을 다하시네요. 오고 싶으면 언제든 오는 거죠.”

다른 사람이 듣기에는 그가 성미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처럼 들렸다.

박수혁이 가는 자리에 성미려도 올 수 있다.

남유주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지난번 병원에서 마주쳤을 때 안 좋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녀는 복도에서 의사와 박시준의 상태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성미려가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그녀를 비난했다.

심한 욕은 한마디도 들어가지 않았으나 상대의 자존심을 긁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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