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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7화 싫은 사람

성미려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

참 싫은 사람인데 겉으로 티를 낼 수 없는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박시준은 남유주를 한번 바라보고는 박수혁과 성미려에게 인사한 뒤, 밖으로 나갔다.

남유주도 여기 남아 있기 싫었기에 인사도 없이 자리를 떠났다.

박수혁의 핸드폰이 울리자 그는 구석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성미려는 인상을 찌푸린 채 한참 그대로 서 있었다.

통화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려던 박수혁은 아직도 자리에 서 있는 성미려를 보고 가까이 다가갔다.

“그럼 이만 가볼게요.”

성미려는 가까스로 감정을 수습하고 웃으며 말했다.

“마침 태한 그룹 근처에 볼 일이 좀 있는데 저 좀 태워주실 수 있을까요?”

박수혁은 인상을 찡그리고 잠시 고민하다가 마지못해 대답했다.

“그러죠.”

다른 협력사 대표였어도 이 정도는 해줄 수 있다.

그들은 정문을 이용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남유주는 측문에서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밖으로 나와 차에 오르려던 박수혁과 성미려는 남유주의 옆에서 큐브를 들고 활짝 웃고 있는 박시준을 발견했다.

둘은 무슨 대화를 하는지 아이가 평소와는 다르게 정말 환하게 웃고 있었다.

박수혁은 조금 불쾌감이 느껴졌다.

자신을 볼 때면 고양이를 본 쥐처럼 잔뜩 쫄아 있었는데 별로 친하지도 않은 남유주에게는 저런 웃음을 보이다니!

그는 어쩐지 아이에게 배신감이 들었다.

좀 듣기 좋은 말 해줬다고 저리도 꼬리를 흔들다니!

그는 싸늘한 표정을 짓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두 사람은 둘만의 대화에 빠져 그가 다가오는지 모르고 있었다.

남유주가 아이에게 물었다.

“넌 왜 아빠를 그렇게 무서워해? 아니다. 이해할 수 있어. 그 사람만 보면 기분이 나빠지거든. 항상 빚쟁이처럼 인상을 구기고 있잖아. 그런데 성미려를 보고는 왜 그렇게 놀랐어?”

박시준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저의 새엄마가 될지도 모르는 분이잖아요. 그래서 그분의 심기를 거스를 수 없어요. 아빠랑 그분이 결혼하면 가족이 될 테니까요.”

남유주가 탄식을 내뱉었다.

“불쌍한 녀석.”

아이가 앳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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