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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5화 이미 약속했어요

성미려의 질문에 오정민은 굳어버렸다. 협상 기술 같은 건 먹고 놀기만 한 부잣집 아가씨에게 어울리지 않는 사항이었다. 성미려의 질문에 그녀는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직접 자기 입으로 시간이 없다고..."

"시간이 없다고 했지만, 아까 나눴던 그 순간도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기회였잖아요. 정민 씨, 오늘은 이미 물 건너 간 것 같고, 다음에 이런 자리가 생기면 그때 다시 연락해줄까요?"

오정민은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성미려를 바라보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긴 손톱이 성미려를 찌른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오정민은 성미려의 손을 오히려 힘껏 감싸 쥐었다.

"미려 씨, 진짜 고마워요. 미려 씨가 없었더라면 저 지금쯤 어떻게 해야 했을지 상상도 안 돼요."

성미려는 손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눈썹을 찌푸리며 애써 입꼬리를 올려 너그러운 척 말했다.

"아니에요, 저희 서로 문제를 해결해 주기로 약속했잖아요. 다만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쳐버려서 너무 아쉽네요."

성미려가 안타까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

오정민도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말했다.

"만난 것만으로도 한 걸음 내디뎠다는 거니까, 다음 기회에 꼭 성사시킬 거예요."

그녀는 자신감에 차서 말하며 성미려를 바라보았다.

"미려 씨, 다음에 이런 자리 있으면 꼭 알려줘요!"

성미려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다만 그 사람..."

"걱정하지 말아요. 미려 씨 정체는 아무도 모르게 할 거예요. 그냥 예전부터 알던 친구라고 할게요."

오정민은 당연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성미려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두 사람은 오늘의 만남을 뒤로하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

이미 오경 그룹이 재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었다. 심지어 누군지도 모를 사람의 미움을 사서 이 꼴이 났다는 소문도 돌았다.

오경 그룹은 이미 재산을 청산하기 시작했고, 각 은행에서도 찾아와 빚을 독촉했다.

아무런 근거가 없는 사람들의 소문만 무성해졌다.

성임 그룹의 임춘식은 해외의 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해 영예로운 순위에 든 것을 자랑하며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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