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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신고할 거야

“은정 씨, 나 강서진이에요. 여기 잠깐 와줄 수 있어요? 형이 많이 취했어요. 근데 굳이 운전해서 은정 씨 만나러 가겠다고 난리라... 기사도 이미 퇴근했고 저희도 전부 술을 먹어서 운전을 못해요. 그러니까 은정 씨가 와주면 안 돼요?”

강서진의 급박한 목소리에 방금 전까지 피곤하던 마음이 싹 가셨다.

잔뜩 굳은 표정의 소은정이 한숨을 푹 내쉬었고 옆에서 통화 내용을 전부 듣고 있던 우연준도 그녀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지금 어디예요? 거시서 기다려요.”

순간 강서진의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아. 지금...”

주소를 들은 소은정이 침착하게 통화를 마치자 우연준이 차키를 들고 일어섰다.

“대표님, 지금 가시려는 겁니까? 제가 운전하겠습니다.”

“아니에요.”

대답과 동시에 소은정은 다시 휴대폰을 들었다.

“여보세요? 경찰이죠. 지금 음주운전을 시도하려는 현장을 목격해서요. 네, 지금 당장 와주세요. 여기 주소가...”

이에 우연준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세상에... 대표님 꽤 세게 나가시네.

한편 통화를 마친 강서진은 꽤 취한 박수혁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형,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야. 나머지는 형이 알아서 해. 차에 타. 은정 씨 오면 바로 시동 걸겠다고 협박을 하든 애원을 하든 하라고...”

강서진의 말에 박수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소은정이 온다는 소식에 기쁘면서도 왠지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알코올 때문에 이미 이성이 마비된 그는 더 고민하지 않고 고분고분 강서진에 의해 차에 탑승했다.

만족스러운 얼굴로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던 강서진이 말했다.

“너무 고마워하지 마. 여자들은 워낙 마음이 약하잖아? 게다가 형이 전동하 그 자식보다 못한 게 뭐야. 난 형 응원해.”

20분 뒤, 혼자 운전석에 앉아있는 박수혁은 왠지 모르게 손바닥에 식은 땀이 났다.

이때 저 멀리 도로 끝에서 차량 조명이 반짝이고 그제야 잔뜩 경직되어 있던 그의 몸에 힘이 풀렸다.

그리고 혹시나 술 냄새가 덜 나지 않을까 싶어 미리 준비해 둔 술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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