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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1화 결혼하고 싶어요

능글맞은 미소로 대답하던 소찬식이 집사에게 좋은 술을 가지고 오라 분부했다.

한편, 저택을 들어가려던 소은정은 여전히 정원에 서서 대화를 나누는 소은해와 김하늘을 바라보았다.

반 년 이상 떨어져 지내야 할 수도 있으니까... 쉽게 결정하기 힘들겠지...

식사를 마친 방지숙은 호텔로 돌아갔다.

집을 나서기 전 방지숙은 소은해에게 잘 고민해 보라며 다시 언질을 주었다.

뭐, 고민을 위한 시간은 하룻밤뿐이었지만.

내일 바로 독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라 더 기다려줄 시간이 없다고 그녀는 말했다.

가족들 중 누구도 소은해에게 조언을 해주지 않았다. 어차피 김하늘, 소은해 두 사람이 결정해야 할 일이니까.

“오빠, 난 기다릴 수 있어. 그러니까 선생님 따라서 가. 오빠가 바라던 기회잖아. 난 괜찮아, 진심이야.”

오빠도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아야지. 나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건 죽는 것보다 더 싫어...

그녀의 말에 한참을 고민하던 소은해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날, 방지숙과 함께 출국하기 위해 소은해도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으로 가는 내내 소은해는 김하늘을 잘 보살펴야 한다며 소은정에게 당부 또 당부했다.

같은 말도 여러 번 들으려니 짜증이 치밀고 소은정이 오빠를 홱 노려보았다.

“아, 알겠다고! 그만 좀 해! 내가 내 친구 잡아먹기라도 할까 봐?”

잠시 후, 사람들이 알아볼 수 없게 전신무장을 한 소은해와 김하늘, 소은정이 공항에 도착했다.

아쉬움 가득한 눈빛의 소은해와 달리 김하늘은 무덤덤하게 잘 지내라는 말만 건넬 뿐이었다.

너무나도 차분한 그녀의 모습에 소은해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할 수만 있다면... 떠나기 전에 너랑 혼인신고 하고 싶었는데.”

그의 말에 흠칫하던 김하늘이 고개를 들었다.

“오빠, 우린 아직 젊잖아. 뭐가 그렇게 급해.”

“너 혼자 두고 가려니까 마음이 안 놓여서 그렇지... 결혼이라는 명분으로라도 널 붙잡아두고 싶으니까.”

진심이 담긴 소은해의 말에 김하늘이 두 눈을 깜박였다.

“오빠, 우리가 1, 2년 안 사이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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