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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화 왜 우리가 결혼했다고 말했어요?

하연은 그 말에 얼굴이 뜨거워졌다.

‘‘빨리 아이를 낳으세요라니, 너무 민망해!”

하지만 상혁은 기분이 좋은 듯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려 카트에서 빨간 봉투를 꺼냈다. 그는 봉투에 현금 열 장을 넣고는 이함에게 건넸다.

“세뱃돈이야.”

“아니에요, 너무 과분해요. 이건 받을 수 없어요...”

이함의 어머니는 손사래를 치며 사양했다.

“아이한테 주는 거예요.”

상혁은 단호하게 말했고, 이함의 손에 봉투를 꼭 쥐여주었다.

하연은 그 장면을 보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냥 받으세요. 오늘 기분이 좋은가 봐요.”

아마도 조금 전에 이함이가 말한 그 ‘빨리 아이를 낳으세요'는 말이 상혁의 마음을 건드린 모양이었다.

마트를 나서면서 하연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왜 우리가 결혼했다고 말했어요?”

“어차피 할 일인데, 미리 말한 것뿐이야. 거짓말은 아니지.”

상혁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하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오빠는 아이를 좋아하나 봐요.”

“그냥 그럭저럭. 네가 낳지 않아도 상관없어.”

상혁은 아이가 엄마의 몸에 미치는 영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엇보다 하연의 건강이 우선이었다.

“남자아이랑 여자아이 중 뭐가 좋아요?”

하연이 상혁의 앞에서 깡충깡충 뛰며 물었다.

상혁은 그녀가 걸어가는 길을 지켜보며 말했다.

“여자아이.”

“왜요?”

“너를 닮은 여자아이니까.”

하연은 미소를 참지 못했다. 비록 두 사람이 가정을 이루는 것이 아직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지만, 상상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졌다.

다음 날.

하연은 예상치 못한 손님이 찾아오는 걸 보고 놀랐다. 조진숙과 함께 부동건까지 온 것이다. 부동건은 조진숙의 가방과 여행 가방을 들고 있었는데, 상장기업의 회장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상혁도 예상치 못한 듯 물었다.

“왜 가사도우미는 데려오지 않으셨어요?”

“네 아버지가 안 데려와도 된다고 하더라. 자기가 둘 몫은 한다고.”

조진숙은 선글라스를 벗으며 부동건을 돌아보았다.

부동건은 억지로 미소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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