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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설마 질투하는 거예요?

오늘 식사 자리는 모두가 즐거운 자리였다.

친구들을 보낸 뒤 하연은 상혁의 팔을 껴안고 차 옆에 서 있었다.

“담배 폈어요?”

상혁의 몸에서는 은은한 담배 냄새가 났는데 짙지 않았고 오히려 약간 좋게 느껴졌다.

“한 대 폈어.”

상혁은 하연의 목도리를 정리해주며 말했다.

“방금 한서준 만났어.”

그러자 하연은 눈을 비스듬히 뜨며 약간 의외라는 듯 물었다.

“뭐라고 하던가요?”

“이 레스토랑은 HT그룹에서 3년 넘게 다니던 곳이고 네가 자주 왔다고 하던데?”

상혁의 목소리는 빠르지도 느긋하지도 않았고 약간 짓궂은 어조가 섞여 있었다.

이때 하연은 멀리 않은 곳에서 걸어 나오는 서준을 발견했는데 바로 시선을 돌리며 대답했다.

“제가 한서준의 비서로 일할 때 고객 접대용으로 이곳에 왔을 거예요. 하지만 이미 다 잊고 있었어요.”

최근 몇 년 간 하연은 DS그룹 일로 바빴기에 그런 자질구레한 것들에 대해서는 새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하연은 고개를 들고 억울한 눈길로 상혁을 바라보았다.

이에 상혁은 하연의 손을 주무르며 일부러 약간 서운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조급해진 하연이 말했다.

“정말 아예 잊어버리고 있었다고요.”

“비서와 아내, 금기시되는 엄청난 이중 신분이지.”

하연은 거의 울음을 터뜨릴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거 신경 안 쓴다면서요.”

이때 더 놀리면 안 되겠다고 느낀 상혁은 바로 미소를 지으며 하연을 품에 안고 말했다.

“장난이었어. 한서준이 그러는데 임모연을 유인하는 걸 돕겠다고 그러더라.”

그러자 하연은 상혁을 밀어내며 놀란 듯 물었다.

“정말요?”

“왜, 감동했어?”

하연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상혁의 옷자락을 잡으며 말했다.

“제 말은 그게 아니고 왜 그런 장난을 치는 거냐고요. 부 대표님, 설마 질투하는 거예요?”

“난 질투 같은 건 안 해.”

“에이, 엄청 한 것 같은데요!”

차가운 공기가 가득한 밤, 두 사람은 하얀 달빛 아래 열애 중인 연인처럼 꿀이 뚝뚝 흘러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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