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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황보춘이 담담하게 말했다.

“맹주님, 편지는 조작할 수 있습니다. 서예가를 찾아 필적을 따라 해 편지를 위조하는 건 일도 아닙니다.”

“맞아! 유진우 당신이 일부러 모함하는 것일 수도 있잖아!”

“황보춘 씨, 정말 대단하네요. 아직도 발뺌하는 겁니까? 그렇다면 완벽히 지게 해 드리죠.”

유진우가 손뼉을 짝 치며 말했다. 그러자 강린파 제자들이 두 줄로 갈라지며 길을 내주었다. 그 뒤에서 흰 수염에 흰 눈썹의 노인이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

노인을 본 사람들이 그 자리에 굳어졌다. 죽은 줄 알았던 황보용명이었다!

“이, 이게 가능해? 맹주님은 돌아가신 거 아니었어?”

“미친, 대낮에 귀신이라도 본 거야?”

“이게 뭐야? 부활이라도 한 거야?”

사람들은 아연실색해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황보용명은 7일 전에 죽었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장례까지 마쳤다. 그런데 어떻게 다시 살아난 거지? 영혼인 건가?

“스, 스승님?”

송만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소홍도가 당황한 듯 침을 꿀꺽 삼켰다.

“이럴 리 없어! 안 죽은 거야?”

“부활하다니, 세상에!”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

“안, 안 죽었어?”

황보춘이 눈을 크게 떴다. 얼마 전까지 덤덤하던 그는 지금 공포에 질려 온몸을 덜덜 떨며 식은땀을 쏟아내고 있었다.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맹주님, 이제 맹주님이 처리하실 차례입니다.”

유진우가 예를 표하고는 자리를 내주었다.

“못된 놈! 더 할 말이 남았냐?”

황보용명이 서늘하게 물었다. 황보춘이 공포에 질려 대답했다.

“주, 죽은 거 아니었어요? 왜 아직 살아있는 건데요?”

“내가 죽은 척하지 않았으면 너 같은 버러지들을 잡을 수가 있었겠어?”

“죽은 척했다고요? 어떻게요? 제가 직접 확인했어요!”

황보춘이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오랜 시간 참고 참아 드디어 족장 자리에 오르나 했더니 이렇게 모든 게 끝나버렸다. 그에게는 치명적인 일이었다.

“무도 마스터인데 너희들도 못 속이면, 몇십 년간 수련한 게 다 뭐가 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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