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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조선미의 편안한 얼굴을 보고 있자니 유진우의 마음은 칼로 도려내듯 아팠다.

조선미를 죽음으로 몰아간 자신이 미웠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두 사람의 목숨을 기꺼이 다시 바꾸고 싶었다.

“잠깐! 바꾼다?”

유진우는 문득 뭔가 떠올랐는지 굳어진 얼굴로 조안태를 보며 말했다.

“선배님, 혹시 송장꽃이 더 있어요? 제 목숨으로 선미 씨를 살릴 겁니다.”

“장난하지 말아요!”

조안태가 미간을 찌푸리며 호통쳤다.

“송장꽃이 무슨 길바닥에 널린 건 줄 알아요? 필요하면 갖다 쓰게? 그리고 선미 씨가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유 장로를 구했으면 잘 살아야죠. 그래야 선미 씨의 희생이 헛되지 않아요.”

“전 선미 씨가 목숨을 바치게 할 수 없어요. 꼭 살릴 겁니다.”

유진우가 핏발이 선 두 눈으로 언성을 높였다.

“무슨 방법을 쓰든, 어떤 대가를 치르든 반드시 살릴 겁니다. 선배님, 선배님은 의학계의 거장이시잖아요. 당연히 본 것도, 들은 것도 많겠죠. 제발 저 좀 도와서 선미 씨를 살려주세요. 제가 이렇게 빌게요.”

그러더니 털썩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당신 정말...”

조안태는 화가 나면서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유진우의 고집을 절대 꺾을 수가 없었다. 하여 한참 망설이다가 결국 들어주기로 했다.

“됐어요.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솔직하게 얘기할게요. 선미 씨가 지금 죽은 사람과 다를 바는 없지만 살릴 방법이 있긴 해요.”

“무슨 방법입니까?”

유진우의 두 눈이 번쩍였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정상적인 이치대로라면 선미 씨가 유 장로 체내의 독을 전부 흡입해서 살 가망이 아예 없어요. 그런데 7일 탈명단과 송장꽃이 서로 상극인지라 독으로써 독을 물리친 덕에 결국 절반 넘게 해독되어 선미 씨가 아직 숨이 붙어있는 거예요. 지금 선미 씨를 살리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하나는 봉황 독충을 찾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검은 꽃무릇을 찾는 거예요. 하지만 이 두 가지를 찾는 게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워서 거의 없다고 보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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