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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백수정의 분부에 부하들이 구리 대야를 가져왔다. 한 구리 대야에는 물을 가득 담았고 다른 구리 대야에는 숯불을 붙였다.

“일단 해보자.”

백수정은 심호흡한 후 인여경을 물에 던졌다.

한 무리 사람들은 혹시라도 생각지 못한 장면이 펼쳐지는 건 아닌지 기대하며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한참이 지나자 인여경이 잠잠해졌다.

백수정은 조마조마한 마음을 부여잡고 꺼내서 자세히 살폈다. 그런데 인여경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사부님, 제가 얘기했잖아요. 이 방법은 쓸모없다고요.”

차연주가 낮은 목소리로 불만을 드러냈다.

“불로 태워보자.”

백수정은 이를 꽉 깨물고 인여경을 불 속에 던지려 했다.

“사부님.”

차연주가 다급하게 말렸다.

“물에 젖으면 말리기라도 하면 되는데 불에 타면 아무것도 남질 않아요. 신중하게 고려하세요.”

“인여경의 내용은 이미 눈 감고 외울 정도로 달달 익혔어. 남겨둬봤자 쓸데도 없어.”

백수정은 차연주의 손을 홱 뿌리치고 인여경을 숯불 속에 던져버렸다.

파란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인여경이 순식간에 활활 타오르다가 검은 잿더미만 남게 되었다.

“사부님, 안에 뭔가 있는 것 같아요.”

눈치 빠른 홍청하가 뭔가 다른 점을 발견했다.

“역시 뭔가 있었어!”

자세히 살펴보던 백수정의 두 눈이 저도 모르게 번쩍 띄었다. 재빨리 숯불을 끈 후 검은 잿더미를 이리저리 뒤지다가 결국 특별 제작된 금박을 발견했다. 깨끗하게 씻고 보니 금박에 지도가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지도에 표기된 마지막 지점이 바로 고영은의 묘였다!

“고영은? 우리 선배님 아니야?”

놀라움도 잠시 백수정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하하... 너무 잘됐어. 그렇게 찾아다닐 때는 보이지 않더니 의식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찾았네? 이 인여궁 안에 선배님이 남기신 보물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 역시 하늘은 우리 편이야.”

고영은은 인여궁의 제3대 궁주이자 역대 가장 훌륭하고 강하며 앞날이 창창한 궁주였다. 50년 전 그녀는 세상을 휩쓴 인재였고 용국 백 년이래 가장 뛰어난 여자 마스터였다. 그런 그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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