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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송만규만이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만규야, 뭐 해? 어서 돌아가.”

황보용명이 담담하게 말했다. 송만규는 대답 없이 그를 훑어보고는 유진우에게 물었다.

“유진우 씨, 이분은 어디서 데려온 겁니까?”

“만규야, 그게 무슨 소리야?”

“당신, 언제까지 연기할 거야?”

“무엄하다! 감히 스승님께!”

“흥! 당신 정체가 뭔지 한번 보자!”

송만규는 차갑게 웃고는 황보용명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 그 뒤 뭔가 잘못됐다는 듯이 뒷걸음쳤다. 곧 잡히려 할 때, 유진우가 송만규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

“맹주님, 대화로 풉시다.”

“못된 놈! 감히 스승님을 공격해? 이 배신자야!”

“됐어요, 연기 그만 해요. 송 맹주님 이미 알아챘어요.”

유진우가 뒤를 쳐다보며 경고했다. 그 말을 들은 황보용명의 얼굴에 분노가 사라지고 장난기 어린 웃음이 떠올랐다. 이어 쨍한 여자 목소리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무도 마스터는 역시 다르네요, 이렇게 정교하게 만들었는데도 가면인 걸 알아챌 줄은 몰랐어요.”

그가 얼굴을 잡아당기자 황보용명의 모습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가히 절세미인이라 칭할 만큼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이 드러났다. 설연홍이었다.

송만규가 인상을 쓰고 말했다.

“누굽니까?”

“변신술 전문인 제 친구입니다. 황보춘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부탁한 것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렇군요. 좋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결백을 증명하기 위한 선택이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해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유진우가 작게 고개를 숙였다. 설연홍더러 황보용명으로 변장해 연기를 펼치게 했으니, 고인을 존중하지 않았다 해도 할 말이 없었다.

“용건만 말하죠. 결백을 증명했으니, 저도 기쁩니다. 강남 무도 연맹은 당신 같은 젊은 인재가 필요합니다. 얼마 후면 이곳은 당신들의 무대가 될 겁니다.”

“과찬입니다.”

송만규가 뭔가 생각난 듯 약병 하나를 유진우에게 건넸다.

“맞다. 이걸 까먹을 뻔했네요. 7일 탈명단의 해독제입니다. 어서 마셔요. 독이 뼈에까지 침투하면 후유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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