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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1화

두 사람의 시선을 견디기 힘들어진 홍청하는 어서 그 자리를 벗어나고만 싶었다.

“이제 시작인걸. 이 자식은 인여궁 사람들을 이간질하고 연주를 다치게 했으니 이대로 내버려둘 수 없어.”

백수정이 인상을 쓰고 말했다. 유진우가 알고 있는 인여궁의 비밀은 너무도 많았다. 이런 보물은 아무도 아는 사람 없이, 그녀의 소유로만 되어야 했다. 그 때문에라도 그녀는 꼭 그를 죽여 입을 막아야 했다!

“사부님, 진우 씨를 건드리지 않겠다고 하셨잖아요.”

홍청하는 조금 불안했다. 비록 유진우를 배신했지만 그래도 그가 죽는 것은 원치 않았다.

“그래? 내가 언제? 청하야, 무서우면 나가 있어, 그래도 돼.”

“사부님! 원하시던 인여경이 손에 들어왔는데, 이제 그만하세요.”

홍청하가 싹싹 빌었다. 지금 백수정은 정말 살의를 품고 있었다.

“청하야, 똑똑히 하는 게 좋을 거야. 넌 인여궁 제자니 인여궁의 처지에서 생각해야지. 이번에 공을 세운 건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해. 인여검법을 수련하면 네게도 전수해 줄 거야. 하지만 조건이 있어. 지금 공개적으로 네 충성심을 증명해 봐.”

백수정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어떻게요?”

“날 대신해 저 자식을 죽여!”

백수정은 살의가 넘치는 눈을 부릅뜨고 손가락으로 유진우를 가리켰다.

“안 돼요!”

홍청하는 깜짝 놀라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유진우는 그녀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인데, 은혜를 어떻게 원수로 갚는단 말인가?

“청하야, 저놈을 죽이면 널 수석대제자로 임명할게, 어때?”

백수정이 홍청하를 회유하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죽고 죽이는 것이 그녀에겐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수석 안 할 거예요! 전 못 죽여요!”

“내 명령에 불복하는 거야?”

“사부님, 부탁드려요, 전 정말 그렇게 못 해요!”

홍청하가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 백수정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쓸모없는 놈, 남자 놈 하나를 왜 못 죽여 안달이야?”

“사부님, 전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살인만 하지 않게 해주세요.”

“헛소리 마! 명령대로 안 하면 널 쫓아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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