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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아...”

벽에 매달린 백수정을 본 인여궁 제자들은 매우 놀랐다.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백수정은 그들의 사부였고, 인여궁 궁주였고, 반보 마스터급 강자였고, 최고의 검술 고수였다. 그런 사람이 유진우에게 처참하게 패배했다.

말도 안 돼!

“이...이럴 수가? 사부님이 지다니?”

“내 착각일 거야. 사부님이 질 리가 없어.”

“왜? 왜 이런 건데?”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사람들이 술렁대기 시작했다. 강하게만 보였던 백수정이 이렇게 패배했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다.

“너... 대체 누구야?”

풍자 할멈은 표정이 금세 변해 안절부절못했다. 백수정의 상처가 다 낫지 않았다지만 일반인에게 질 정도는 아니었다.

“내 땅에서 설치고 다니면서 내가 누구냐니?”

유진우는 살기 넘치는 얼굴로 말했다.

“그럴 리 없어! 넌 사부님한테 안 돼. 비열한 방법을 쓴 거지?”

정신을 차린 차연주가 유진우를 질책했다.

“맞아! 사부님이 왜 너한테 지겠어? 급습이라니 정말 비겁하다.”

인여궁 제자들이 그에 맞장구를 쳤다. 방금 일어난 일은 너무 빨라서 어떻게 된 건지 제대로 볼 수도 없었다. 하기에 유진우가 비겁한 방법을 썼을 거라 단정지은 것이다.

그리고 백수정의 상처가 채 회복되지 않았고, 적을 쉽게 봤기에 이런 상황이 생겼을 것으로 생각했다.

생각을 정리한 그들은 안정을 회복했고, 유진우라는 적을 더욱 괄시하게 되었다.

이때 벽의 돌들이 조금 떨어지며 벽에 박힌 백수정도 정신을 회복했다. 그녀는 어지러운 머리를 털며 볼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입을 벌리자, 치아 몇 개가 떨어져 나왔다. 피로 얼룩진 얼굴은 보기 흉했다.

“감히 날 때려? 네가 감히?”

백수정은 이를 악물었다. 사람에게 맞고 벽에 박히기까지 하다니, 인여궁 궁주로서 오늘보다 창피한 날은 없었다. 그녀의 위엄과 체면이 모두 깨져버렸다.

“넌 죽었어, 너와 네 가족까지 모두 죽여버릴 거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

백수정은 생각할수록 화가 나 고함을 지르며 유진우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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