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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차연주는 귀신 들린 듯 소리를 질러댔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듯했다.

“청하야, 어떻게 된 거야? 약을 탄 게 아니었어?”

백수정은 곱지 않은 얼굴로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의 특제 약은 마스터 급 아래의 사람들은 당해낼 수 없었다.

“탔는데요, 술에 분명히 탔어요.”

홍청하가 급히 대답했다. 분명 술을 마셨는데 왜 아직도 멀쩡하지?

“운 좋게 빠져나갔나 보군.”

백수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직접 검을 뽑았다.

“본투비 레벨까지 다다른 것도 이미 천재적인 거야. 하지만 난 천재 죽이는 일이 가장 재미있다? 내 손에 죽는 걸 영광으로 알아.”

“누가 죽을지는 아직 모르지. 마지막 기회를 줄 테니 꿇어앉아 사과해. 그럼 살려는 줄게.”

그 말을 들은 모두가 크게 놀라더니 깔깔 웃어댔다.

“야! 너 미쳤어? 네가 뭔데 큰소리야?”

“나쁜 놈! 사부님은 반보 마스터 급 강자신데 그 앞에서 설치다니, 죽고 싶나 봐?”

“어떤 꼴을 당할지 두고 보자!”

인여궁 제자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던졌다.

백수정은 인여궁 궁주, 반보 마스터 급 강자로서 연경시에서도 손꼽히는 고수였다. 그런 사람에게 유진우 따위는 상대도 안 될 것이다.

“자식,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나 해? 나더러 빌라고? 네가 감히?”

백수정이 이상한 눈길로 유진우를 쏘아보았다. 20대의 청년이 그녀 앞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못 믿겠으면 직접 실험해 보든지.”

유진우는 백수정 따위 안중에도 없다는 듯 말했다.

“건방진 놈, 널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

무시당한 백수정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주저 없이 검을 뽑아 들고 유진우를 향해 돌진했다. 검의 위력은 실로 강력해 주변의 책상과 술병들이 흔들릴 정도였다. 그녀가 지나간 길 위에 칼자국이 주욱 그어졌다.

“검과 한 몸이 됐어!”

“역시 사부님이야, 마스터 급이 아닌 사람들은 이 검을 받아칠 수 없을 거야.”

“사부님 손에 죽는다는 게 어디야.”

인여궁 제자들은 정신이 번쩍 들어 연신 감탄했다. 그녀들에게 유진우는 이미 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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