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02화

홍청하는 검을 들고 복잡한 표정으로 주춤거리며 유진우에게 다가갔다. 절반쯤 갔을 때 그녀가 든 검이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땅에 떨어졌다.

“사부님... 전 못 해요. 전 정말 못 해요!”

홍청하는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백수정을 돌아보았다. 그녀의 표정에는 비참함과 자책이 섞여 있었다.

백수정은 어두운 표정으로 홍청하의 뺨을 내리쳐 그녀를 쓰러뜨렸다.

“쓸데없는 놈! 남자 하나도 못 죽이는 주제에 뭘 하려고 그래?”

“사부님! 제가 할게요!”

사람들 틈에서 차연주가 절뚝거리며 걸어 나왔다. 그녀는 원한 서린 눈길로 유진우를 쏘아보았다. 맞은 건 그렇다 쳐도 자신의 미모를 무시하는 일은 참을 수 없었다.

“좋아. 네가 죽여.”

백수정이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대제자가 마음에 들었다.

“유진우, 이런 날이 있을 줄은 몰랐지? 개 같은 놈, 날 배신해? 오늘 널 공개 처형할 거야!”

차연주는 일그러진 웃음을 지으며 유진우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갖지 못하는 건 다른 사람도 가질 수 없었다.

‘날 좋아하지 못하겠다면 그냥 죽어.’

“멋대로 하다가는 다른 한 쪽 다리도 날려버릴 거야.”

“하하하... 죽을 때가 돼서도 고집을 꺾지 않겠다는 거야? 네 부하들은 모두 약에 중독됐어. 제일 센 그 노인네도 지금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간들간들해. 아직도 네가 살아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

“믿지 못하겠으면 직접 해보시든지.”

“지랄. 너 같은 놈은 약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어!”

말을 맺은 차연주는 발을 굴러 뛰어오르고는 유진우의 하체를 공격했다.

“하.”

유진우는 책상을 쿵 쳤다. 젓가락 한 개가 날아오르더니 그의 손길에 따라 화살처럼 날아가 차연주의 무릎을 관통했다.

“아악!”

차연주는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녀가 쓰러지기도 전에 손바닥 하나가 그녀의 얼굴을 강타했다. 마찰음과 함께 그녀가 몇 미터 뒤로 날아가 철퍼덕 엎어졌다.

“어?”

그 모습을 본 인여궁 제자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차연주는 비록 한쪽 다리를 절지만 그래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