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도로 퍼지는 독소를 보며 뚱뚱한 여자는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슉!박철은 아무 말 없이 칼을 휘둘러 뚱뚱한 여자의 팔을 단칼에 잘랐다.뚱뚱한 여자는 멍하니 땅바닥에 있는 자신의 팔을 보다가 피를 뿜는 상처를 보고 나서야 반응이 와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그리고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무도대회가 끝나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매섭게 한마디 던지고 박철은 일행을 데리고 발길을 돌렸다.“진우 씨, 박철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니 앞으로 조심해요.”황보걸이 유진우에게 귀띔했다.“조심해야 할 사람은 박철이지 내가 아니에요.”유진우가 담담하게 말을 뱉었다.방금 황보걸이 막지 않았더라면 박철을 그 자리에서 죽였을 것이다.“시간이 거의 다 되었으니 우리 할아버지를 뵈러 가요.”황보걸은 한 손으로 안내하며 유진우 일행을 데리고 호화로운 별장으로 들어갔다.별장은 펜션 스타일로 넓은 면적에 넓은 공간을 자랑하고 출전 선수나 무맹 내부자 모두 이곳에서 휴식을 취한다.그 시각, 별장 홀 안.황보용명은 영무한 얼굴의 중년 남자와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중년 남자는 다름 아닌 강남 무림의 맹주, 송만규였다.스승과 제자 사이였던 두 사람은 서로를 만나자 할 말이 끊이지 않았다. “스승님, 최근에 좋은 인재를 찾으셨다면서요? 도규현을 이겼을 뿐만 아니라 어제 테스트에서도 빛을 발했다고 들었어요.”송만규가 싱긋 웃었다.“이 사람은 결코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 잘만 가르친다면 훗날 너의 후계자가 될 것이다.”황보용명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정말요? 스승님께서 이렇게 칭찬하시니 너무 궁금하네요.”송만규는 절로 흥이 났다.황보용명은 원래 눈이 많이 높아서 보통 무도 천재는 눈에 들지 않는다.“할아버지, 진우 씨 왔어요.”그때 황보걸이 불쑥 걸어 들어왔다.“만규야, 봐봐.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도착했어.”황보용명은 빙그레 웃으며 말을 이었다.“들어오라고 해.”“네.”황보걸은 대답하고 돌아서서
“뭐라고? 중독?”이 말이 나오자 모두들 안색이 변했다.무도 대회 당일, 세 명의 참가자가 의문의 중독에 빠졌다는 건 분명 심상치 않다.“어떻게 이럴 수 있지? 누가 한 짓이야?”송만규가 낮은 목소리로 조용히 물었다.“아직 조사 중이라 알 수 없습니다.”무맹요원이 고개를 가로저었다.“가자! 지금 당장 보러 가야겠어!”송만규는 망설이지 않고 서둘러 문을 나섰다.그 시각, 임시 훈련장 안.무맹요원들이 이미 모든 출입구를 봉쇄해 누구도 마음대로 나갈 수 없었다.송만규 일행이 문을 들어서 훈련장 한가운데 젊은 남자 3명이 누워 있는 걸 발견했다.세 사람은 의식을 잃은 채 호흡이 약했고 얼굴은 창백했지만 입술은 꺼맸다.“역시 독극물에 중독됐네!”송만규는 한 번 더 살펴더보니 안색이 좋지 않았다.이 세 사람은 모두 스카이 랭킹의 고수이고 강남 무맹이 승리를 거두는 관건인데 지금 모두 중독되어 혼수상태에 빠졌으니 무도대회는 어떡하지?“빨리! 약신궁으로 가서 사람을 불러와!”반응이 돌아오자 송만규는 서둘러 명령을 내렸다.“그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 없어. 사람을 구하는 일은 진우 씨 한 명으로도 충분해.” 황보용명이 불쑥 입을 열었다.예전에 그가 중상을 입고 사도에 빠졌을 때 약신궁의 동장로도 속수무책이었는데 다행히 유진우가 구해줘서 죽음을 면했다.“유진우 씨, 의술을 아세요?”송만규는 뒤를 돌아보며 약간 의외였다.“조금 할 줄 알아요.”유진우는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자, 그럼 한번 봐주세요.”송만규는 자리를 비켰고 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와 몸을 웅크리고 앉아 세 사람의 상태를 자세히 살폈다.곧 그의 얼굴빛이 굳어졌다.“이 세 사람은 만성 독극물에 중독됐어요. 평소에는 눈치채기 어려운데 운공이 시작되면 바로 폭발해 가볍게는 혼수상태에 빠지고 심하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기도 해요.”유진우가 설명했다.“어때요? 살릴 수 있나요?”송만규는 조금 걱정했다.이 세 사람은 모두 중임을 맡는 훌륭한 인재들이라 절대
산들바람이 서서히 불어오니 흙냄새가 풍겼다.이때 청양호 주위는 거의 사람들로 가득 찼다.남북 두 무맹이 호수를 사이에 두고 일촉즉발의 형세로 대립하고 있었다.무도대회의 결전 장소는 청양호이다.며칠 전부터 무맹은 청양호 중앙에 무술 경기를 위해 백 미터의 거대한 무대를 만들었다.무대는 사방이 물에 둘러싸여 있어서 일반인이 올라가려면 배를 타야 한다.남쪽의 한 정자 안.강남 무맹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송만규는 마침내 신중하게 세 명의 본투비 레벨 고수들을 모았다.다만 실력 면에서 저마다 다 차이가 있어 진설, 배유, 곽양 세 사람과는 분명히 비교가 안 된다.하지만 지금은 가망이 없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다.“오늘의 무도대회는 매우 중요해.”송만규는 심각한 얼굴을 하고 5명의 사람들을 하나하나 훑어보았다.“너희들이 짊어진 것은 강남 무맹의 영예이다. 나는 너희들이 협력하고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너희들이 승리하고 돌아오기를 미리 축하할게!”“맹주님, 걱정 마세요. 강북의 오랑캐를 반드시 짓밟고 승리하겠어요.”새로 합류한 세 명의 고수들은 자신감이 넘치고 의기양양했다.경기에서 이기면 두툼한 보상이 있을 뿐만 아니라 명성을 떨칠 수 있으니 자연히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한다.“무도대회는 무대 챌린지야. 너희 넷은 이따가 절대 제멋대로 결정하지 말고 내 지휘에 따라.”박철이 갑자기 차갑게 말했다.그 거만한 꼴을 보니 몇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렸다.“네가 뭔데? 네가 무슨 자격으로 우리를 지휘하겠다는 거야?”얼굴이 둥근 사내가 좀 불만이었다.“자격?”박철은 차갑게 웃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난 현무문 소양타 제자이고 스카이 랭킹 12위야. 이럼 자격이 되지?”“스카이 랭킹 12위?”그 말에 둥근 얼굴의 사내는 목이 움츠러들더니 이내 공손한 얼굴로 변했다.다른 두 사람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들도 역시 스카이 랭킹 고수이지만 순위는 모두 30위 밖이어서 자연히 12위인 박철과는 비교가 안 되었다.스
“어....”갑자기 호수 밑으로 곤두박질쳐 떨어진 둥근 얼굴의 사내를 보고 강남무맹 쪽 사람들은 바로 멍해졌다.대중 앞에서 잘난 체하면 그만이지 중도에 물에 빠지는 건 무슨 말인가?이건 무도 대회지 서커스단이 아닌데 갑자기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강남무맹의 체면을 깎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젠장, 정말 쓸모없군!”박철은 그 광경을 보자마자 안색이 안 좋아졌다.그는 방금까지 경공이라고 칭찬했는데 상대방은 얼마 못 가 바로 물에 빠졌다.정말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하하하... 이 정도 실력으로 감히 나서다니?”“능력 없으면 물러나라, 여기서 망신 당하지 말고.”“너희 강남의 무사들은 다 이렇게 약골들이냐? 싸울 필요도 없겠네. 하나도 어렵지 않군!”잠시 침묵이 흐른 후 호수 건너편 강북무맹 사람들은 폭소를 터뜨렸다.하나같이 비웃으며 마치 어릿광대를 보는 것 같았다.“저 녀석, 정말 거만하군.”지금 이 순간 송만규도 더 이상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역시, 임시로 고른 무사는 믿을 수 없군.’“첫 경기가 어려울 것 같아.”황보용명은 고개를 절레절레했다.자기를 내세우기 위해 진기를 소모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다니.그 결과 폼도 잡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진기도 절반이나 소모했는데 이따가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어푸! 어푸!그때 수면 위로 방금 물에 빠진 둥근 얼굴의 사내가 마침내 머리를 내밀었다.주위의 웃음소리를 들은 둥근 얼굴의 사내는 머쓱해져서 염치를 불구하고 호수 한가운데로 헤엄쳐 낭패스러운 모습으로 무대 위로 올라갔다.흠뻑 젖은 그 모습은 물에 빠진 생쥐 꼴이었다.“젠장, 그냥 배를 탈걸.”둥근 얼굴의 사내가 중얼거렸다.예전에 그는 경공으로 강을 몇 번이나 건넜기 때문에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청양호는 너무 커서 반쯤 뛰었을 때 진기가 더 이상 올라오지 않았다.“흥흥... 재주가 없으면 잘난 체하지 마. 정말 치욕을 자초하는군!”그때 창을 든 붉은 옷을 입은 남자가 배를 타고 반대편에서 무대로 다가왔다.
동시에 발걸음을 옮기자 순식간에 사람이 튕겨나가 주먹을 휘둘렀다.암살 무기는 명중하면 가장 좋고 기습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뒤따른 주먹 한 방이면 승산이 있다.“보잘것없긴.”빨간 옷을 입은 남자가 차갑게 웃고 갑자기 기다란 창을 휘두르기 시작하더니 창은 마치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바람개비처럼 보였고 날아오는 표창들을 다 막아냈다.표창을 막은 후 붉은 옷의 남자가 창을 앞으로 세게 찔렀고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둥근 얼굴의 사내는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어깨에 창을 맞고 그 자리에서 수 미터나 날아갔다.“너...”둥근 얼굴의 사내가 막 몸을 일으키려 할 때 날카로운 창끝이 이미 목구멍에 닿았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그 자리에서 죽는다.“네가 졌어.”붉은 옷을 입은 남자가 개미를 보는 것처럼 아래로 내려다봤다.“너, 너 도대체 누구야?”둥근 얼굴의 사내는 놀라고 두려워했다.그는 자신이 이렇게 빨리 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고 전혀 반격할 힘이 없었다.“잘 들어, 내 이름은 진현이고 스카이 랭킹 11위야.”붉은 옷을 입은 남자가 거만하게 말했다.“스카이 랭킹 11위?”둥근 얼굴의 사내가 깜짝 놀랐다.어쩐지 상대방이 대단하더라니 알고 보니 순위가 그보다 한참 높았다.‘이크, 사람을 잘못 건드렸네!’“뭘 멍하니 있어? 내려가!”진현은 쓸데없는 말을 귀찮아 창을 들이대고 둥근 얼굴의 사내를 높이 던져 호수에 세게 내리쳤다.둥근 얼굴의 사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얌전히 기슭으로 헤엄쳐 갔다.첫 판은 강남무맹이 완패했다.“송맹주, 당신의 선수들은 실력이 안 되는 것 같은데요? 좀 더 센 사람을 올려 보내는 게 어때요?”강북 무맹의 정자 안에서 수염 있는 남자가 소리 내어 웃고 있었다.이 사람이 바로 강북 무림의 맹주, 소홍도이다. 그 옆에는 음양종 종주 김금강이 서 있었다.“소맹주, 너무 일찍 기뻐하지 마세요. 마지막 순간까지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요.”송만규가 입을 열었다.둘 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호수 건너편
맞붙은 지 세 번 만에 무대에서 떨어진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보고 강남무맹의 얼굴빛이 다 어두워졌다.처음부터 끝까지 진현의 세 번의 공격도 막지 못했다. 소모는커녕 상대는 아직 몸도 풀지 못한 것 같다.“젠장, 무맹이 왜 이런 약골들만 내보내지? 정말 창피해.” “강북무사들의 상대가 전혀 안 된다니. 정말 답답해.”“무맹이 이렇게 약할 줄 알았으면 보러 오지 않았을 텐데. 정말 기분 나쁘군.”이때 많은 사람들이 욕을 하기 시작했다.한 번 실패한다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연거푸 두 번을 실패하고 게다가 전부 압도적으로 패배했으니 누가 견딜 수 있겠는가?이곳은 강남의 홈그라운드라 보러 온 사람은 대부분 강남의 무사들이다. 그런데 지금 자기 땅에서 강북무사들에게 호되게 맞으니 당연히 불쾌할 수밖에 없었다.“쓸모없는 자식!”박철은 나지막이 욕설을 퍼부으며 미워하는 표정을 지었다.송만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빛이 좋지 않았다.최상급 팀에 비하면 임시로 모집한 세 명은 확실히 실력이 부족했다.“네 차례야.”박철은 눈을 돌려 세 번째 회색 옷을 입은 남자를 바라보았다.“너도 쟤와 같이 가능한 한 진현의 진기를 소모해. 억지로 싸우지 말고 알겠어?”“최, 최선을 다 할게요.”회색 옷을 입은 남자는 침을 삼켰지만 압력이 컸다.이길 수 없는 건 당연한 거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몰랐다.약간의 긴장과 불안감을 안고 회색 옷을 입은 남자는 결국 배를 타고 무대에 올랐다.3분 뒤 또 으악하는 비명과 함께 회색 옷을 입은 남자는 10번의 공격도 받아내지 못한 채 진현의 창에 맞아 청양호로 떨어져 커다란 물보라가 튀었다.“하하하... 강남의 무인들은 정말 쓰레기군. 3연패라니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어!”“재미난 경기가 벌어질 줄 알았는데 이렇게 형편없다니.”“진현 한 사람만으로도 저 사람들 다섯을 상대하기엔 충분해!”강북무맹 사람들은 방자하게 웃으며 위세를 부렸고 반면 강남 쪽은 참담하고 답답했다.어떤 무사들은 화가 나서 옷소매를
드디어 고수가 등장했다.사람들은 이번 라운드에서는 강남 무맹의 체면을 살려주길 바랐다.“넌 누군데? 이름을 대봐!”무대에 오른 박철을 보고 진현은 창으로 짚으며 기세등등했다.“스카이 랭킹 12위, 박철이다.”박철은 매서운 눈빛으로 한사코 상대를 노려보았다.“너였군.”진현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안색이 엄숙하게 변했다.둘 다 상위권에 있고 한 계단 차이밖에 나지 않아 실력이 엇비슷하다는 얘기다.일단 적을 얕잡아 보면 언제든지 패할 수 있다.“나는 오늘 이 경기에서 반드시 널 이기겠어. 이 경기가 끝나면 나는 스카이 랭킹 10위 안에 들 것이고 너는 나의 뒤에 있어야 할 거다!”박철은 천천히 칼을 빼들었다.“그래? 그건 네가 그런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에 달렸어!”진현은 냉소하고 기다란 창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시동을 걸었다.둥!둥!둥!그때 멀리서 종소리가 세 번 울렸다.잔뜩 긴장한 상태에 있던 두 사람은 발을 내디디며 동시에 앞으로 달려 나갔다.순간 칼이 번쩍하고 불꽃이 튀면서 쇠붙이 소리가 끊임없이 울렸다.광포한 진기가 두 사람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휘몰아쳤다.지나가는 곳마다 물결이 출렁이고 거센 바람이 쌩쌩 불었다.박철의 칼질은 매우 강력하고 크게 휘둘렀고 힘으로 교묘하게 파괴했다.손을 쓰자마자 물샐틈없는 공격을 퍼부었다.그리고 진현의 사격술은 변화무쌍하고 공격과 방어, 찌르는데 능했다.두 사람이 싸우자 그야말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정도로 흥미진진했다.“대선배 정말 멋져요! 저 녀석을 죽여요!”“박선배 파이팅! 진현에게 본때를 보여줘요!”현무문의 제자들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흥분했다.박철은 무맹뿐 아니라 현무문의 영예까지 대표한다.“할아버지, 누가 이길 것 같아요?”정자에서 황보걸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글쎄다. 두 사람의 실력은 막상막하라 승률은 반반인 것 같아.”황보용명은 두 눈을 가늘게 떴다.“박철이 이겼으면 좋겠네요. 그렇지 않으면 진우 씨에게 압력이 너무 커요.”황보걸은 한숨을 쉬었다.
“망했어... 이젠 완전히 망했어.”“어떻게 이럴 수 있지? 왜 한 번도 못 이기는 거지?”“이번 무도대회는 정말 우리 강남 무사들의 치욕이야.”박철이 패배하자 강남 무맹은 비명으로 가득 찼다. 분노, 실망, 유감을 나타내는 등 사람들이 여러 가지 감정을 보였다.과거의 무도 대회는 쌍방이 서로 공격도 오고 가면서 구경거리가 많았고 이기든 지든 최소한 위엄은 발휘했다.하지만 오늘 무도대회는 전례 없이 참담했다. 처음 세 경기는 완전히 압승당해 볼거리가 하나도 없었고 네 번째 경기에서는 그래도 뭔가 볼거리가 있었는데 아쉽게 패했다.지금까지 4연패를 당해 체면이 말이 아니다.정말 창피해도 너무 창피하다!“아니... 그럴 리가! 우리 대선배는 천하무적인데 어떻게 패배할 수 있지?”“방금 마지막에 분명 박선배가 먼저 진현을 쳤는데 오히려 상대에게 당하다니 정말 아까워!”구경하던 현무문 제자들은 이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박철의 실력은 현무문의 젊은 세대들 중 누구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지만 아쉽게도 결국 패했다.“스승님, 이번 무도대회는 우리가 진 것 같습니다.”송만규는 한숨을 쉬며 허탈해했다.박철이 이긴다면 아직 희망이 남아있지만 패하면 승산이 없다.“아직 한 명이 있잖니. 우린 완전히 지지 않았어.”황보용명의 얼굴이 굳어 있었다.“스승님, 유진우 씨 한 사람이 어떻게 강북의 5대 고수들을 당해낼 수 있겠어요?”송만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네 명이지. 지금 진현은 부상을 입어 더 이상 싸울 힘이 없잖니.”황보용명이 송만규의 말을 정정했다.“스승님, 진현이 싸우지 못하더라도 강북에는 4명이 더 있어요. 그리고 이 4명은 진현보다 더 강해서 1대 4로 승산이 없어요.”송만규는 쓴웃음을 지었다.스카이 랭킹 11위인 진현도 상대하기 힘들지만 나머지 4명은 모두 스카이 랭킹 10위 안에 드는 고수들이라 더 힘들다.비록 유진우가 도규현과 진현을 꺾어도 10위 안에 드는 고수들과 싸우면 승산이 크지 않다.1대 4이니 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