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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어....”

갑자기 호수 밑으로 곤두박질쳐 떨어진 둥근 얼굴의 사내를 보고 강남무맹 쪽 사람들은 바로 멍해졌다.

대중 앞에서 잘난 체하면 그만이지 중도에 물에 빠지는 건 무슨 말인가?

이건 무도 대회지 서커스단이 아닌데 갑자기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강남무맹의 체면을 깎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젠장, 정말 쓸모없군!”

박철은 그 광경을 보자마자 안색이 안 좋아졌다.

그는 방금까지 경공이라고 칭찬했는데 상대방은 얼마 못 가 바로 물에 빠졌다.

정말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하하하... 이 정도 실력으로 감히 나서다니?”

“능력 없으면 물러나라, 여기서 망신 당하지 말고.”

“너희 강남의 무사들은 다 이렇게 약골들이냐? 싸울 필요도 없겠네. 하나도 어렵지 않군!”

잠시 침묵이 흐른 후 호수 건너편 강북무맹 사람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하나같이 비웃으며 마치 어릿광대를 보는 것 같았다.

“저 녀석, 정말 거만하군.”

지금 이 순간 송만규도 더 이상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역시, 임시로 고른 무사는 믿을 수 없군.’

“첫 경기가 어려울 것 같아.”

황보용명은 고개를 절레절레했다.

자기를 내세우기 위해 진기를 소모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다니.

그 결과 폼도 잡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진기도 절반이나 소모했는데 이따가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푸! 어푸!

그때 수면 위로 방금 물에 빠진 둥근 얼굴의 사내가 마침내 머리를 내밀었다.

주위의 웃음소리를 들은 둥근 얼굴의 사내는 머쓱해져서 염치를 불구하고 호수 한가운데로 헤엄쳐 낭패스러운 모습으로 무대 위로 올라갔다.

흠뻑 젖은 그 모습은 물에 빠진 생쥐 꼴이었다.

“젠장, 그냥 배를 탈걸.”

둥근 얼굴의 사내가 중얼거렸다.

예전에 그는 경공으로 강을 몇 번이나 건넜기 때문에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청양호는 너무 커서 반쯤 뛰었을 때 진기가 더 이상 올라오지 않았다.

“흥흥... 재주가 없으면 잘난 체하지 마. 정말 치욕을 자초하는군!”

그때 창을 든 붉은 옷을 입은 남자가 배를 타고 반대편에서 무대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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