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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건장한 남자의 표정이 급변했고 몸은 통제를 벗어나 창백한 얼굴의 남자 쪽으로 재빠르게 끌려갔다. 마치 보이지 않는 밧줄이 그를 앞으로 잡아당기는 것만 같았다.

그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없었고 결국 창백한 얼굴의 남자에게 목이 잡히고 말았다.

“너...”

건장한 남자가 겁에 질린 얼굴로 뭐라 말하려는데 창백한 얼굴의 남자가 갑자기 손에 힘을 주었다.

뚜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건장한 남자의 목이 비틀어지면서 그대로 숨이 멎었다.

“뭐야?”

난생처음 보는 기괴한 광경에 사람들은 겁에 질려 아연실색했다. 아무나 잡아도 쉽게 죽일 수 있는 이 수단은 실로 무서웠다.

“다들 당황해하지 말아요. 우리 선배님이 있는 한 그 어떤 나쁜 놈도 나대지 못할 겁니다.”

청하가 갑자기 목소리를 내어 겁에 질린 사람들을 다독였다.

“넌 또 어디서 온 나쁜 놈이기에 여기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

두어 걸음 앞으로 나선 청풍의 눈빛이 날카로웠고 살기가 등등했다. 등 뒤의 장검이 파르르 떨리면서 언제든지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난 블랙지존님의 큰 제자 창섭이다.”

창백한 얼굴의 남자가 손을 뿌리치자 건장한 남자의 시체가 그대로 멀리 내팽개쳐졌다.

“창섭? 혈안 창섭이라고?”

사람들은 저마다 아연실색했다.

혈안 창섭은 세간에서 악명이 자자했다. 평소 사람을 죽이고 물건을 뺏는 것을 일삼는 데다가 수단도 잔인하기 그지없었다.

그가 나섰다 하면 온 집안을 풍비박산 내는 건 당연했다.

예전에 세간의 적지 않은 정의 사도들이 여러 번 작당 모의하여 창섭을 제거하려 했었지만 결국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그 일이 있고 난 뒤로 작당 모의에 참여한 사람들은 보복을 당하다가 목숨까지 잃었다.

그 후 창섭을 제거하려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창섭도 한동안은 자취를 감추었다. 그런데 오늘 이곳에 나타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드디어 오는 건가?”

조선미가 두 눈을 가늘게 떴다. 3일 경계한 끝에 블랙지존이 드디어 손을 쓰기 시작했다.

“혈안 창섭이면 뭐? 저런 나쁜 놈이 무슨 큰 파장이라도 일으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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