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놔요.”황은아는 그를 뿌리치고 화를 냈다.“아빠가 비겁하게 죽음을 무서워하는 건 아빠 일이에요. 어쨌든 난 아빠처럼 비굴하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갈 수 있다 해도 조선미와 몇 사람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설마 동료를 버리고 구차하게 살아가야 하는 건가?이 문제에 대해 그녀는 할 수 없었다.“은아야, 푸르고 무성한 산이 있는 한, 땔나무 걱정은 없어. 목숨부터 지키는 게 중요해.”황백이 황은아를 말렸다.“갈 거면 아빠 혼자 가요. 난 상관 하지 말고요.”황은아는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자기 아버지의 이런 비겁한 모습을 가장 경멸했다. 여태까지 무슨 일을 당해도 언제나 굽실거리고 비굴하게 굴었다. 한 번도 정정당당한 남자인 적이 없다.아버지의 나약함 때문에 그녀는 어려서부터 웃음거리가 되어 고개도 들지 못했다.그녀는 일찌감치 설령 몸이 부서져도 절대 존엄을 잃지 않겠다고 맹세했다.“은아야, 제멋대로 굴지 말고 빨리 따라와.”황백은 조금 초조해져서 딸을 강제로 끌고 가 위험에서 벗어나려고 했다.“신경 쓰지 마요. 꺼져요!”황은아는 힘껏 밀어 황백을 땅에 쓰러뜨렸다.이 모습을 본 주봉은 저도 모르게 웃었다.“이쁜이, 넌 네 아버지의 충고를 들었어야 해. 비록 너희들은 여전히 갈 수 없지만, 적어도 나는 더 재미난 구경거리를 볼 수 있었어.”그는 처음부터 두 사람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고, 순전히 가지고 놀려고만 했을 뿐이다.“난 네가 좋은 뜻을 품지 않았다는 걸 진작에 알고 있었어. 죽어!”황은아는 화가 나 칼을 들어 주봉을 찌르려고 했다. 주봉을 죽인다면 위기는 자연히 풀릴 것이다.“주제넘긴.”주봉은 고개를 가로젓고 빠르게 바로 복부를 걷어찼다.황은아는 끙끙 소리를 내며 그 자리에서 넘어졌고 입가에 피가 흘렀다.한순간 일어서려야 일어설 수가 없었다.“이쁜이, 네가 이렇게 잘난 체하면 내가 제일 먼저 너와 잠자리를 할 거다.”주봉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황은아의 옷을 벗기려고 했
황은아와 조선미 등 몇 사람은 놀라고 화가 났다.방금 주봉이 죽을힘을 다해 힘을 쓴 게 분명했다.아무리 힘이 세고 실력이 강한 무사라도 그 자리에서 죽는데, 하물며 황백과 같은 일반인은 어떻겠는가?“영감탱이, 내 옷을 더럽히다니.”주봉은 바짓가랑이에 묻은 피를 툭툭 치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너 죽었어.”황은아는 눈을 부릅뜨고 단검을 주워 주봉에게 달려들었다.주봉은 냉소적으로 웃으며 황은아의 손목을 움켜쥐고 그녀를 땅에 눌렀다.“이쁜이, 이제 아무도 우리를 방해하는 사람이 없어. 그냥 하자.”주봉은 사악하게 웃으며 손을 뻗어 황은아의 옷을 찢었다. 그러자 하얀 피부와 함께 섹시한 몸매가 드러났다.“꺼져!”황은아는 눈시울을 붉히며 온몸의 힘을 끌어올려 주봉의 아래를 걷어찼다.“으악!”주봉은 비명을 질렀고 얼굴 전체가 일그러졌다.“시발, 감히 나를 다치게 하다니? 죽어.”그는 분노하여 바로 칼을 뽑아 황은아를 향하여 내리쳤다.단칼에 죽이려고 할 때 피투성이가 된 손이 불쑥 나타나 칼날을 움켜쥐었다.“응?”주봉은 고개를 들어 보았다.맨손으로 칼을 잡은 사람은 다름 아닌 황백이었다. 다만 지금의 황백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얼굴에 비굴함도 나약함도 두려움도 없다. 대신 냉담함과 살기가 살아있었다.“영감탱이가 아직도 죽지 않았다니?”주봉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왜, 왜 나를 강요하는 거예요?”황백은 가볍게 탄식했다. “용서할 수 있는 만큼 용서해야죠. 잘 살아가는 게 좋지 않나요?”“영감탱이가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주봉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갑자기 불안해졌다.상대의 기세가 서서히 변하고 있다는 것을 그도 발견했기 때문이다.“나는 이미 너에게 기회를 줬는데, 네가 소중히 여기지 않았어. 그렇다면 나를 탓하지 마.”황백이 한 손으로 살짝 쥐자 주봉의 긴 칼이 순식간에 부서져 가루가 되었다.이와 동시에, 공포스러운 위압이 몸에서 폭발했다.쾅!순간 광풍이 불더니 눈이 펑펑 쏟아졌다. 사방의
“뭐?”갑자기 눈앞에서 터진 주봉을 보고 사람들은 아연실색했다.그 얼굴들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가득 찼다.주봉은 선천무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전에 군웅을 제압한 것이 가장 좋은 증명이다.그런데 이런 고수가 황백의 손짓 한 번에 폭발하다니.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이 사람이 정말 방금 전 겁도 많고 맞고도 반격을 하지 않는 나약한 그 남자란 말인가?“빨리, 빨리 뛰어!”잠깐 놀란 후, 건장한 남자들은 두말하지 않고 몸을 돌려 달아났다.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그 영감탱이의 실력은 그들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게 분명했다.주봉도 순식간에 살해당했는데 그들이 어찌 막을 수 있겠는가?“이럴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그러지 말았어야지.”황백은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펑, 펑, 펑...한바탕 폭음이 들렸고 도망치던 건장한 남자들이 잇따라 몸이 터졌다. 한 사람도 면하지 못했다.“어...”청풍, 유하, 청하, 조선미, 조아영은 멍해졌다. 그러나 가장 충격을 받은 사람은 바로 황은아였다. 그녀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이전의 그 겁쟁이 아버지가 이렇게 대단해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정말 잘도 숨기셨네요.”멀지 않은 곳에서 막 도착한 유진우는 기세가 무서운 황백을 보고 똑같이 경악했다.그는 자신의 판단력이 좋다고 여겼지만 주변에 이런 고수가 숨어 있을 줄은 한번도 눈치채지 못했다. “아저씨? 아직도 내가 아는 그 아저씨 맞아요?”입을 연 조선미의 눈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아가씨를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황백은 고개를 약간 끄덕이고 기세를 거두더니 또다시 이전의 평범한 모습으로 돌아갔다.다만 지금 이 순간, 아무도 그를 얕잡아 볼 수 없었다.“아빠, 어떻게...”황은아는 말하려다 멈추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도무지 몰랐기 때문이다.그녀는 아버지가 이렇게 강한 실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왜 계속 티를 내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괴롭힘을 당해도, 다른 사람에게 개처
조군수는 주저하지 않고 급히 명령을 내렸다.“갈 필요 없어요. 그쪽은 이미 처리했어요.”그때 유진우가 어둠 속에서 걸어 나왔다.흰 옷은 피로 물들었고, 몸에서 아직 살기가 흩어져 사라지지 않았다.“그럼 됐어요.”조군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진우 씨, 블랙지존의 자취는 발견했나요?”“아직이요.”유진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블랙지존이 죽지 않으면 조씨 가문의 후환이 끝이 없을 거예요. 모든 조씨 제자들은 듣거라. 다섯 명씩 짝을 지어 사방을 수색해야 한다. 반드시 잡아내도록 하라.”조군수가 낮은 목소리로 근엄있게 말했다.“찾을 필요 없어. 난 이미 왔어.”그때 갑자기 음산한 소리가 공중에서 울렸다.고개를 들어 보니 멀지 않은 정자 위에 검은 망토에 반쪽 가면을 쓴 중년 남성이 우뚝 서 있었다.남자의 몸에 독기가 감돌아 그 사방 수 미터 안의 모든 화초와 나무가 다 시들었고 생기가 없어졌다.심지어 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눈마저 남자의 몸에 닿자 금세 검게 변했다.“블랙지존?”남자를 본 순간, 조씨 가문 사람들은 강한 적을 만난 듯 일제히 무기를 뽑아 들었다.요 몇 년 동안 블랙지존은 이미 조씨 가문 사람들의 트라우마가 되었다.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어 시시각각 경계해야 했다.상대방의 수단이 너무나도 괴상하기 때문이다.블랙지존은 독과 주술에 모두 능통했다. 함부로 손을 썼다간 눈에 보이지 않게 사람을 죽일 수 있다.정말 막으려야 막을 수가 없다.오늘날 사람을 실제로 직접 보니 조씨 가문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드디어 나타났구나.”조군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얼굴빛이 굳어졌다.블랙지존의 간사하고 교활한 성격으로 본다면 절대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늘 대담하게 남에게 보이는 것은 분명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허허허... 오래 끌었으니 이제 슬슬 끝을 봐야지.”블랙지존이 냉소했다.“이제 당신에게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어. 보물을 내놓든지, 아니면 멸족되든지.”“멸족? 흥! 너 혼자만
“응?”공중에서 떨어진 조일명을 보며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막 공중으로 떠올랐을 때 조일명은 위풍당당했고 기세가 놀라웠다.상대의 능력이 블랙지존을 압도한다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결과는 어떠한가?방금 얼굴을 마주치자마자 바로 맞고 쓰러졌다.정말이지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일명아!”조군표는 안색이 변해 급히 다가가 사람을 일으켜 세웠다.“아버지, 방금 발이 미끄러졌어요...”조일명은 겨우 한마디를 하고 난 뒤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렸다.조군표는 말문이 막혔다.‘정말 입이 고집있네.’“그까짓 능력을 가지고 감히 큰소리로 떠들다니. 너희 조씨 가문은 정말 사람이 없어?”정자 위에 앉은 블랙지존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경멸하는 눈빛이었다.“날뛰지 마. 우리가 상대해 주마!”그때, 노하여 호통치는 소리와 함께 조씨 가문의 진영에서 갑자기 아홉 명의 그림자가 나타났다.이 아홉 명의 체형은 각기 달랐다. 남자와 여자가 있었고, 기운이 유달리 강했다.사람마다 모두 무림세계 중 일류의 고수들이다.움직임 없이 서 있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에게 강한 압박감을 준다.“블랙지존, 사실대로 말해줄게. 이 아홉 분은 우리 조씨 가문이 큰돈을 들여 모신 무도의 고수들이다. 저분들이 있으니 설령 네가 탁월한 재주가 있다 하더라도, 즉석에서 목이 잘리게 돼.”조군해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죽기 싫으면 당장 그만둬.”조군수가 입을 열었다.조씨 가문은 이번에 많은 무사들을 청했지만, 대부분은 전투력을 끌어올리기 위함이고 이목을 혼란시키는 데 사용했다.눈앞에 있는 이 아홉 명의 고수만이 진정한 필살기이다.“흥흥... 개미 아홉 마리일 뿐, 나는 닥치는 대로 죽일 수 있다.”블랙지존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경멸했다.“건방지다!”“방자하다!”아홉 명의 고수가 듣고는 분분히 꾸짖기 시작했다.그들은 모두 무림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사람들이고 혼자 싸운다 해도 블랙지존과 싸울 자신이 있다. 하물며 아홉 사람이 손을 잡았는데 말이다.“
쾅!다섯 사람은 마치 기차에 치인 듯 그 자리에서 십여 미터나 날아가 눈밭으로 떨어졌다.부상을 당하거나 숨을 거두어 더 이상 일어설 사람이 없다.“뭐? 아홉 명의 고수가 다 졌다니?”이 광경을 보고 조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비싼 돈을 주고 청한 일류 고수들은 저마다 실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아홉 사람이 힘을 합쳐도 블랙지존의 머리카락 한 올 다치지 못했다.정말 상식을 벗어난 일이었다.“또 누가 도전해 볼래?”블랙지존은 정자 위에 우뚝 서서 거만하게 굴었다. 그 경멸하는 눈빛은 마치 한 무리의 애완동물을 보고 있는 것 같다.아홉 명의 고수까지 졌는데 누가 감히 그의 상대겠는가.사람들이 서로 쳐다보면서 감히 도전하는 사람이 없었다.큰 조씨 가문이 설마 오늘 블랙지존 한 사람에게 진압당할 것인가?“블랙지존, 우리 둘이 상대해 주마.”그때 위엄 있는 목소리가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사람들이 고개를 들어 보니 먼 끝에서 두 줄기 사람의 그림자가 공중에서 걸어오고 있었다.두 사람은 발끝이 화초에 살짝 닿으면 수 메터나 튕길 정도로 가벼운 몸놀림이었다.속도가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고 그림자가 높아졌다 낮아졌다 한다.귀신같이 변덕스럽고 종잡을 수 없다.“훌륭한 솜씨야.”뭇사람은 깜짝 놀라며 은근히 탄복했다.화초와 나뭇잎의 힘만 빌려 허공으로 날아오를 수 있다니, 실력은 정말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가까이 오자 사람들은 흰옷을 입고 장검을 멘 환갑 노인 두 명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사부님! 사숙님!”청풍이 보고 순간 크게 기뻐했다.“왔다 왔어... 드디어 그분들이 도착했어요!”유하와 청하도 마치 구원자를 보는 듯 환호성을 질렀다.두 노인은 다름 아닌 무극문 수장 조운과 부수장 조당이었다.“조운 형님, 드디어 오셨군요.”두 사람을 보자 조군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씨 집안의 제자들도 마음이 놓였다.무극문 수장이 이미 도착했으니 블랙지존이 아무리 대단해도 큰 파도를 일으킬 수 없을 것이다.이 두 분은 바로 반보 마
“흥, 정말 무식하네.”청풍은 유진우를 흘끗 쳐다보고는 참지 못하고 비웃었다.“당신 같은 우물 안 개구리가 우리 사숙님의 대단함을 어찌 알 수 있겠어요? 저분은 당신이 평생 선망할 존재예요.”“유진우 씨, 내 사숙님은 반보 마스터 경지의 고수예요. 잘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지 마요. 남에게 비웃음이나 당하지 말고요.”유하는 불만이었다.“맞아요, 이따가 눈을 크게 뜨고 잘 봐요. 내 사숙님께서 어떻게 적을 죽이는지 봐요.”청하가 맞장구를 쳤다.그들이 보기에 유진우는 전형적인 상대의 기세를 북돋우고 자기 편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사람이었다.블랙지존은 실력이 뛰어나지만 본투비 대원만일뿐 반보 마스터 경지의 고수와는 비교가 안 된다.“원하는 대로 되길 바라요.”유진우는 변명을 하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해줄 말은 다 했다. 계속 말을 한다면 사서 고생만 할 것이다.“부수장, 내가 보기엔 저 친구의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만약 당신이 감히 나와 단둘이 싸우지 못한다면, 당신의 선배를 불러도 좋아. 이따가 곧 지게 된다면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거야.”블랙지존은 일부러 도발했다.이런 명문가들은 체면을 제일 중요시하여 자극적인 방법이 종종 가장 효과적이다.아니나 다를까, 그 말을 듣자 조당은 순간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다.“헛소리 마! 내가 너를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야,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어.”말이 끝나자 발끝으로 점을 찍더니 꽃이 떨리며 온 사람이 두루미처럼 하늘로 날아올랐다.쨩!그다음, 등뒤에서 검을 뽑아들자 은빛이 뿌려졌다.조당은 한 손으로 검을 잡고 위에서 아래로 블랙지존을 향해 검을 찔렀다.그 칼은 은하수가 쏟아지고 구슬이 튀어나가는 것처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순간 주위 공기가 굳어진 듯했다.“빠른 검이고 정말 매서운 수법이야.”“역시 반보 마스터 경지의 고수 답네. 정말 놀라워!”사람들은 은근히 혀를 내두르며 놀라지 아니하였다.그들은 이런 최고의 강자가 나서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목숨
앞뒤가 불과 2초였다.조운, 조당이 모두 패배했다.“이럴 수가!”이 장면을 보고 사람들은 놀라서 안색이 크게 변했다.두 명의 반보 마스터 경지의 고수가 블랙지존에 의해 압도당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사부님!”청풍 세 사람은 깜짝 놀라 급히 뛰어갔다.지금 조운과 조당은 이미 중상을 입었고 입과 코에서 피가 멈추지 않고 일어설 수 없었다.“어떻게 이럴 수 있지? 무극문 수장이 졌다니?”조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서로 쳐다보며 믿을 수 없었다.조운, 조당은 그들의 가장 큰 필살기이자 무도 정점에 가까운 반보 마스터 경지의 강자임을 알아야 한다.쉽게 이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블랙지존의 손에 패했다.문제는 조운, 조당마저 상대가 안 된다면 조씨 가문 중 누가 막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처음부터 둘이 힘을 합쳐 공격했더라면 승산이 있었을 텐데 너무 자만했어. 아쉽네.”블랙지존은 정자 위에 서서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게 마치 개미떼를 내려다보는 것 같았다.“너... 넌 본투비 대원만이잖아?”조운은 가슴을 감싸고 얼굴이 하얘졌다 붉어졌다 했다.“허허... 내가 실력을 숨기지 않았더라면 너희들이 어찌 또 쉽게 속았을 것이냐?”블랙지존이 웃었다.일 대 이로 붙을 자신은 있었지만 신중한 성격의 그는 위험을 무릅쓰기를 원하지 않는다.“넌 정말 음흉하고 간사하고 비열하며 파렴치하다!”성격이 난폭한 조군표는 욕설을 퍼부었다.“이길 수만 있다면 수단이 뭐가 중요하겠어?”블랙지존은 씩 웃으며 말했다.“내가 왜 그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오늘 감히 사람들 앞에 나서는지에 대해 너희들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왜?”조군수가 갑자기 불안해졌다.“난 계속 힘을 모아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블랙지존은 심호흡을 하고 오만하게 말했다.“솔직히 말할게. 오늘날 나는 이미 질곡을 뛰어넘어 무도 마스터로 되었어.”쾅!이 말이 나오자 장내는 순식간에 발칵 뒤집혔다. 저마다 놀란 얼굴을 하고 식은땀을 흘렸다.무림인들의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