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조일명이 갑자기 상을 치며 일어나 호통쳤다.“선우희재 씨! 당신이 능력이 좀 있다고 해서 여기서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우리 조씨 가문은 당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만만한 가문이 아니라고요.”“당신은 누구죠? 무슨 자격으로 나랑 말을 하는 거죠?”선우희재는 싸늘한 눈으로 힐끗 보았다.“흥, 잘 들어요!”조일명은 가슴을 펴고 고개를 들었다. “저는 조일명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범표사의 고급 장교예요. 십여 차례의 전쟁에서 수백 명을 죽였어요.”“어린 군관 하나가 장군도 아니면서 감히 내 앞에서 제멋대로라니?”선우희재는 담담하게 말했다.“나는 장교에 불과하지만 나의 장군은 홍연 전쟁 여제예요. 당신이 홍연 전쟁 여제와 싸워 이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조일명이 거만하게 말했다.“조홍연?”선우희재가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마침내 얼굴이 약간 동요했다.용국 제일의 전쟁의 여제인 조홍연은 공적이 뛰어나고 배경도 두텁고 무도 조예도 훌륭하다.이런 여자에 비하면 선우희재는 아무것도 아니다.하지만 단지 현재뿐이다. 그는 10년도 안 되어 상대방을 따라잡을 수 있는 자신이 있었다.“왜요? 두렵나요?”조일명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말을 이어나갔다.“전쟁 여제의 이름을 들으니 다리가 후들거리죠? 내 말 잘 들어요. 자신의 조그마한 공적을 믿고 안하무인 하면 안 돼요. 이 세상에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요.”이 말이 나오자 조씨 집안사람들은 잇달아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좋아, 말 잘했어!”“호풍장군이라 한들 뭐 어때요? 홍연 전쟁 여제 앞에서는 굴복해야 하는데.”“흥, 제멋대로더니. 지금 체면이 안 서죠?”선우희재가 곤욕을 치르는 걸 보니, 무릇 조씨 가문의 자제들은 모두 정신이 들었다.“역시 내 아들이야... 몇 마디 말에 선우희재를 압도하다니.”앞줄에 선 조군표는 자랑스러운 얼굴이었다. 아들이 나서니 그도 덩달아 덕을 보았다.“좋네, 오늘 일명이가 없었으면 선우희재를 혼내주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야.”
“응?”중상을 입고 쓰러진 조일명을 보고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선우희재가 손가락 하나만으로 범표사의 고급 장교를 무너뜨릴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이 실력, 강해도 너무 강한 거 아닌가?가장 관건적인 것은 조일명의 뒤에는 홍연 전쟁 여제가 있는데 선우희재가 여러 사람 앞에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은 홍연 전쟁 여제의 체면을 깎이게 하는 것과 같다. 상대는 오만하고 제멋대로인지 아니면 믿는 구석이 있어 두려움이 없는지 모르겠다.“선우희재! 감히 우리 조씨 가문의 자제를 다치게 하다니, 정말 우리 조씨 가문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것인가?”잠시 멍한 표정을 지은 후, 조씨 가문 사람들은 잇달아 상을 치며 일어났고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다.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니 참을 수가 없었다.“선우희재, 난 범표사 장교야. 감히 나를 다치게 한다면, 홍연 전쟁 여제가 절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야!”조일명이 비틀거리며 일어서더니 놀라고 노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천부적인 재능이 있고 이해력이 뛰어나서 젊은 나이에 본투비 고수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자랑스러워하는 실력이 선우희재 앞에서 아무것도 아닐 줄은 꿈에도 몰랐다.“자네가 자네의 주제도 모르는군.”선우희재는 내려다보며 말했다.“조홍연이 여기 있으면 자연히 조홍연에게 체면을 세워주겠지만 당신은 뭐야? 홍연전쟁 여제를 등에 업은 쓰레기일 뿐인데, 어디서 감히 날 협박하는 거지? 그리고 범표사 20만 대군 안에 고급 장교만 해도 무려 백 명이나 들어 있어. 조홍연의 신분으로는 당신이 누구인지도 모를 텐데, 당신이 왜 여기서 권세를 빌려 위세를 부리는 거지?”이 말이 나오자 조일명은 순간 안색이 변했다. 조일명은 상대방이 그의 비장의 카드를 한눈에 꿰뚫어 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맞다, 조일명은 확실히 범표사의 고급 장교이긴 하지만, 평일에는 조홍연을 만날 자격도 없다.다만 범표사로서 그는 습관적으로 조홍연의 명망 있는 이름을 입에 올릴 뿐이다. 그렇다면 어딜 가나 위세를 떨치고
선우희재가 갑자기 발을 쾅쾅 구르자 광포한 진기가 바로 조일명의 몸에 부딪혔다.“푸!”조일명은 그 충격에 연신 뒷걸음질을 치며 다시 한번 피를 뿜었다.“너...”조일명은 이를 악물고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오늘 정말 고꾸라지겠다는 예감이 들었다.“선우희재! 우리를 너무 업신여기지 마!”아들이 다시 다치는 것을 보고 조군표는 자신도 모르게 벌컥 화를 냈다.“쓸데없는 소리 말고 선택해요. 꽃가마에 오를 것인지, 관에 들어갈 것인지.”선우희재가 뒷짐을 지고 서 있으니, 사람 전체가 위풍당당하게 보였다.“선우희재! 너 혼자만이 조씨 가문 전체를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해? 정말 오만하기 짝이 없구나!”조군표가 분노했다.“제가 혼자겠어요?”선우희재는 손을 들어 손가락을 튕겼다.“들어와.”“쿵쿵쿵...”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문밖에서 갑자기 질서 있는 발소리가 났다.먼 곳에서 가까워질수록 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탁자 위의 잔에 있는 술이 조금씩 출렁이기 시작했다.곧이어 많은 사람들의 경악하는 눈길 속에 검은 옷과 복면을 무장한 호위병들이 기세가 드높게 뛰어들어왔다. 이 호위병들은 몸집이 크고 눈빛이 날카로우며 카리스마가 넘쳤다. 온몸에 살벌한 기운이 감돌고 있어, 분명 오랜 세월 모래벌판을 거친 정예의 군대일 것이다. 등장하자마자 모든 사람을 진정시켰다.특히 그 검은 총구는 사람을 오싹하게 했다.“응?”그 시커먼 호위병을 보고 조씨 집안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안색이 크게 변했다.선우희재가 신부를 맞이하는 날, 뜻밖에도 한 부대를 동원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정말 무서웠다.“이제 누가 불복한다면 앞으로 나오세요.”선우희재가 주위를 둘러보며 사람을 멸시했다. 시선을 마주친 사람은 누구나 고개를 숙였다.‘시발, 호위병까지 나섰는데 누가 감히 앞장서겠어? 이것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 아닌가?’“응?”조군수는 얼굴을 약간 찡그리며 안색이 좀 좋지 않았다.가장 걱정했던 일이 결국 일어났다.“너 이 자식
“조선미를 데려가는 거, 나한테 물어봤어?”유진우는 앞을 가로막고 냉담한 표정으로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다.“응?”많은 손님들이 경악하며 매우 뜻밖이라고 생각했다.이 시점에서 감히 선우희재와 맞서는 사람이 있을 줄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겁이 없네?’“유진우 저 자식이 나서서 뭐 하는 거야? 죽고 싶은 건가?”주하늘은 눈을 부릅뜨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선우희재의 신분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 뒤에 있는 군대만으로도 충분히 억지력이 있었다.“흥, 감히 호풍장군을 도발하다니? 정말 함부로 덤벼드네!”정건우가 냉소했다.선우희재는 군대를 손에 쥐고 횡포를 부린다. 명령만 내리면 유진우 같은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다.“멍청한 놈! 자기가 황보걸을 안다고 해서 선우희재 앞에서 위풍을 부리며 우쭐댈 수 있다고 생각하나? 정말 웃겨.”나동수는 곧 죽은 사람을 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황보걸은 비록 신분이 낮지는 않았지만 벼슬도 직위도 없어 선우희재와는 비교도 안된다.“이크, 큰일 났다.”현미리는 미간을 가볍게 찡그렸다. 그녀는 사랑 때문에 나서는 유진우의 용기를 높이 평가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감히 나를 막아?”선우희재는 두 손을 짊어지고 위아래로 훑어보았으며 눈빛은 매서웠다. 마치 맹호처럼 자신의 사냥감을 노리고 있었다.“못 할 게 뭐가 있어?”유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선미 씨는 너한테 시집가지 않겠다고 하잖아, 그건 선미 씨의 자유야. 네가 사람들 앞에서 결혼을 강요하고 가차 없이 빼앗아 가는 건 내가 허락하지 않아.”“허락하지 않는다고?”선우희재는 눈썹을 치켜세웠다.“그렇다면 어쩔 건데? 네가 나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해 볼 테면 해봐. 하지만 네가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너를 갈기갈기 찢을 거야.”유진우는 똑바로 말했다.“뭐?”이 말이 나오자 장내가 떠들썩해졌다.“시발, 저 놈이 진짜 미쳤나? 감히 이렇게 날뛰다니?”“참 하루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네!
선우희재가 실제로 행하려 하자 조선미와 황보걸은 동시에 일어나 제지했다.“선우희재 씨, 이분은 제 친구이니 함부로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황보걸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유진우와 나란히 서서 마치 전진과 후퇴를 함께하는 모습이었다.이런 행동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어쩐지 유진우가 이렇게 날뛰더라니, 누군가 뒷받침해 주는 사람이 있었구나.’“황보걸 씨, 제가 죽일 사람은 아무도 지켜줄 수 없어요. 당신도 예외가 아니에요.”선우희재의 얼굴은 냉담하고 조금도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 세상물정 모르고 자란 부잣집 도련님일 뿐이라 선우희재는 전혀 안중에 두지 않았다.“선우희재 씨, 상대방의 잘못을 용서할 수 있다면 가능한 용서해야죠.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예요?”황보걸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꺼져요, 총알은 눈이 없어요.”선우희재는 차갑게 몇 글자를 뱉었다.“당신...”황보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같은 최상등의 권세 있는 도련님이지만 지위나 권력은 선우희재에 비해 크게 못 미쳤다.만약 상대방이 정말 강하게 나온다면 황보걸도 확실히 아무런 방법이 없다.“선우희재 씨, 왜 이렇게 화를 내십니까? 무슨 일이든 앉아서 이야기하면 안 되나요?”그때 화려하게 차려입은 중년 남자가 당당하게 걸어 들어왔다.“어, 저분은 손기태 회장님이 아닌가? 손 회장님도 올 줄이야.”여러 사람이 보자마자 은근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서울 경제의 명맥을 쥐고 있는 존재로서 손기태는 단연 부자에 손색이 없었다.상업계에서는 더욱 손기태가 외치는 소리에 많은 사람이 호응한다. 누구든지 예의를 갖춰야 한다.문으로 들어선 손기태는 자연스럽게 유진우 옆에 섰고, 입장은 분명했다.“왜요, 당신도 저랑 맞설 건가요?”선우희재는 곁눈질을 했다.“아닙니다, 저는 단지 선우희재 씨가 중대한 문제는 사소한 것으로 하고, 사소한 문제는 끝난 것으로 치기를 바랄 뿐입니다.”손기태는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았다.“내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선우희재가 반문했다.“
“하하... 안 부장관님이 오셨어. 우리 조씨 가문도 드디어 살 길이 생겼어.”“안 부장관님이 계시는데 선우희재가 계속 나댈 수 있는지 어디 한번 보자고!”안정양이 모습을 드러내자 조씨 가문 사람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고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얼굴이었다.조금 전 선우희재에게 눌려 고개도 들지 못했는데 드디어 기를 펼 수 있게 되었다.호풍장군이면 또 어떤가? 고작 3품일 뿐인데.부장관은 종2품인데다가 병권까지 손에 쥐고 있어 웬만한 직급은 다 쥐락펴락할 수 있었다.안 부장관 앞에서 천재라 불리는 선우희재라 할지라도 고개를 숙여야 한다.“셋째야, 정말로 안 부장관님을 모셔왔구나. 역시 대단해.”조군해의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형님, 그건 아니죠. 안 부장관님께서는 어쩌면 우리 아들의 신분 때문에 오신 걸지도 모릅니다.”조군표가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일리가 있어요. 일명이는 범표사 출신인데다가 뒤에 전쟁의 여제까지 있어 앞날이 아주 창창하죠. 안 부장관님은 인재를 아끼는 마음에 오신 게 틀림없어요.”조윤지가 맞장구를 쳤다.“그래그래... 일명이야말로 우리 조씨 가문에서 가장 훌륭한 천재지.”조군해가 크게 웃었다.조씨 가문의 힘만으로 안정양을 불러 선우희재와 맞선다는 건 확실히 어려웠다. 하지만 홍연 전쟁 여제라면 말이 또 달라진다.“흥, 선우희재가 오늘 얼마나 더 나댈 수 있는지 한번 보자고.”사람들이 치켜세우자 조일명의 어깨가 한껏 올라갔다. 그는 이 공로를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였고 조군수도 딱히 반박하지 않았다.이 상황을 해결할 수만 있다면 누가 모셔왔든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생일 연회에 호풍장군은 무슨 병사를 이리도 많이 데려왔어요?”안정양이 천천히 다가와 싸늘하게 물었다. 양측의 호위병들은 서로 대치하고 있었고 곧 폭발할 것 같은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았다.“안 부장관님과 상관이 없는 일이니 끼어들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선우희재가 덤덤하게 말했다. 상대의 관직이 그보다 높아도 선우희재는 전혀 두려워하지
“네가 아니면 누구야?”조씨 가문 사람들은 더욱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대체 누가 무슨 재주로 황보용명 어르신까지 모신 거죠?”조군수는 다시 한번 고개를 내저었다. 황보용명이 이 자리에 나타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선우희재, 내가 너의 병사를 막을 수 없을 것 같아?”우뚝 서 있는 황보용명의 기세가 대단했다. 그냥 서 있기만 할 뿐인데도 마치 커다란 산이 짓누르고 있는 것 같아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특히 선우희재의 뒤에 서 있는 병사들은 총을 쥐고 있던 손을 저도 모르게 부들부들 떨었다. 무도 마스터의 위압감을 아무나 다 당해낼 수 있는 건 아니었다.“뭐야?”그 순간 줄곧 덤덤한 표정이던 선우희재가 눈살을 찌푸렸다.‘막을 수 있냐고? 당연히 있지.’무도 마스터 경지의 강자는 이미 인간을 넘어섰고 혼자서 만 명도 충분히 상대할만한 실력을 지녔다. 하여 그가 데려온 병사들을 아주 손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그리고 무엇보다 황보용명은 실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세간에서의 지위도 아주 높았다. 강남의 10만 무사들 중에 감히 그의 명령을 거역할 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어르신, 이건 저와 조씨 가문의 개인적인 원한이에요. 어르신은 간섭하지 말았으면 합니다.”선우희재는 비굴하지도, 겁먹지도 않은 태도로 말했다.“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있으면 도와줘야지. 오지랖이 넓은 내가 오늘 마침 이런 일을 목격했는데 모른 척해서야 되겠어?”황보용명이 덤덤하게 말했다.“조씨 가문 때문에 우리 선우 가문과 등을 돌리겠다는 말씀입니까?”선우희재가 두 눈을 가늘게 떴다.3대 가문인 두 가문은 각자 장점이 있고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단지 그저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을 뿐이다.“내가 빚진 게 있어서 오늘 반드시 갚아야 하거든. 두 가문 사이에 무슨 원한이 있든 그건 나중에 다시 얘기하도록 해. 아무튼 지금은 여기서 소란을 피워선 안 돼.”황보용명이 경고했다.“어르신, 만약 제가 물러서지 않겠다면요?”선우희재가 되물었다. 오늘
“물러설 거야, 말 거야?”황보용명은 거만하게 서서 위압감을 뽐냈다.“선우희재 씨, 적당히 해요.”안정양은 앞으로 다가와 황보용명과 나란히 섰다.안정양 혼자였더라면 선우희재를 당해내기 어려웠겠지만 전 무림 맹주의 세력이 더해지면 선우희재에게 겁을 주기에는 충분했다.선우희재도 바보가 아닌 이상 물러서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선우희재가 밀리는데?”“두 거물이 손을 잡았는데 누가 버틸 수 있겠어?”“조씨 가문의 영향력이 이 정도로 대단할 줄은 몰랐어. 선우희재마저 진퇴양난에 빠지다니.”매섭게 몰아붙이는 두 사람을 보며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선우희재가 훌륭하고 배경도 어마어마하며 심지어 조씨 가문 족장의 생일 연회를 대놓고 망쳐도 나서서 뭐라 할 사람이 없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안정양과 황보용명이 힘을 합쳐 압력을 가한다면 아무리 어마어마하고 훌륭하다고 해도 고개를 숙이고 물러서야 한다.“두 분 오늘 저와 끝장을 볼 생각인가 봐요? 하지만 절 물러서게 하는 건 쉽지 않을 겁니다.”선우희재의 낯빛이 점점 싸늘해졌다. 젊은 나이에 높은 자리에 앉은 그가 인맥이 없을 리가 있겠는가?“상황의 흐름을 잘 알아야 뛰어난 인물이 될 수 있어요. 똑똑한 사람은 절대 무리하지 않죠.”안정양이 덤덤하게 말했다.“지금 세력을 믿고 몰아붙이겠다는 거죠? 좋습니다. 그럼 누가 누굴 제압하는지 한번 보죠.”선우희재는 갑자기 휴대 전화를 꺼내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다.잠시 후, 문밖에서 질서정연한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고 쿵쿵하는 소리가 사람의 가슴을 두드리는 것 같았다. 곧이어 조씨 가문의 집사가 혼비백산한 얼굴로 헐레벌떡 뛰어오며 소리를 질렀다.“족장님, 큰일 났어요! 밖에 한 무리 사람들이 쳐들어왔어요.”“한 무리?”조군수는 잔뜩 찌푸린 얼굴로 다급하게 물었다.“누가 이끌고 왔어?”“나야.”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장군복 차림에 우람한 체격의 중년 남자가 한 팀을 이끌고 위풍당당하게 걸어 들어왔다.남자를 본 순간 안정양의 표정이 살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