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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몇몇 아리따운 여자들은 혼비백산한 얼굴로 자리를 떠났다. 홍길수도 마치 귀신을 본 듯 겁에 질린 채 뒷걸음질을 쳤다. 혹시라도 유진우가 갑자기 흥분하여 그마저도 죽일지 모르니까.

테이블에 유진우 말고 황보걸만 덤덤하게 앉아있었다.

“진우 씨, 하나만 물읍시다. 배철호 씨랑 무슨 원한이 있어요?”

황보걸이 무뚝뚝하게 물었다.

“없어요.”

유진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럼 두 사람 사이에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요?”

“없었어요.”

“원한도, 안 좋은 일도 없었는데 왜 죽인 거죠?”

“죽어도 싸니까요.”

“이유는요?”

황보걸이 계속 캐물었다.

그는 걸핏하면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을 가장 혐오했다. 이런 사람이라면 아무리 실력이 강하다고 해도 그와 친구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도련님, 이 술 향이 좋아요?”

유진우는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되물었다.

“향이 좋으면 어떻고 안 좋으면 또 어떤데요?”

황보걸이 눈살을 찌푸렸다.

“술 향이 사람을 홀릴 만큼 향기로워요.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유진우는 갑자기 은침 하나를 꺼내 술잔에 담갔다. 은침을 다시 꺼냈을 때 은침이 완전히 거멓게 변해있었다.

“독이 있었어요?”

황보걸의 낯빛이 확 굳어졌다. 은침이 검게 변했다는 건 술 안에 독이 있다는 뜻이다. 그것도 독성이 아주 강한 독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하마터면 이 술을 마실 뻔했다.

“이게 바로 이 자를 죽인 이유입니다.”

유진우가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

“겉으로는 아부하고 비위를 맞췄지만 사실 뒤에서는 모두를 죽일 심산이었던 거죠. 이런 사람을 죽이지 않고 남겨둘 이유가 없죠.”

“그런 거였군요.”

황보걸은 그제야 모든 걸 깨달았다. 어쩐지 갑자기 미친 것처럼 사람을 죽인다 했더니, 그는 진작 다 알아챘던 것이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황보걸은 까맣게 속고 있었다.

“아무리 술에 독이 있다고 해도 배철호가 독을 탔다는 증거는 없잖아요.”

한 여자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여전히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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