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공포가 엄습했다.“이것밖에 안 돼?”유진우는 기지개를 켜며 그들을 비웃었다.“닥쳐!”4대 천왕은 분노하며 서로를 바라보더니 다시 한번 공격을 시도했다.이번에 그들은 사정없이 유진우의 중요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모두 치명적이고 잔인했다.“흠!”유진우가 격렬하게 발을 구르자, 링 위에는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고 무관 전체가 흔들렸다.유진우의 본투비 레벨의 격렬한 진기는 쓰나미처럼 네 명을 휩쓸었다.“쾅!”대머리 4명은 트럭에 치인 것처럼 순식간에 멀리 튕겨 나가더니 피를 토하며 바닥에 부딪치더니 바로 기절했다.“헉...”네 명이 날아가는 장면을 본 사람들은 모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익스트림 레벨의 염룡파 4대 천왕이 어찌?’지금까지 무적이었던 그들은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다.그런데 유진우의 발차기에 피를 토하며 날아가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대체 어떤 실력이면?’“이... 이긴 거예요?”황보걸의 미녀들도 입을 가리며 충격에 휩싸였다.그녀들은 4대 천왕이 유진우를 쉽게 이길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반대로 유진우가 한방에 4명을 쓰러 눕히자 눈앞에서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어떻게 저게 가능하지?!”배철호도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염룡파의 기둥이자 그의 마지막 카드인 4대 천왕이 이토록 쉽게 유진우한테 패하자 그 충격은 치명적이었다.“방금 그건... 본투비 레벨 강자의 진기인가?”황보걸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내공을 외부로 방출하는 건 본투비 레벨 강자의 징표였다.또한 본투비 레벨 경지에 도달하면 그 내공을 진기라고 하는데 그 힘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겁도 없이 무모하다고 생각했는데 본투비 레벨 강자였다니? 그것도 저렇게 젊은 나이에 본투비 레벨 강자라니?’“역시 괴물이야.”홍길수는 마음속으로 철저하게 탄복했다.비록 그는 현장 사람들 중에서 유일하게 유진우의 실력을 알고 있었지만, 4대 천왕에 대한 믿음으로 조금의 희망을 품었었다.그런데 이제 아무 의미가 없
배철호의 안색은 곧바로 밝아지더니 서둘러 한쪽 무릎을 꿇고 소리쳤다.“보스님!”“보스님!”배철호에 이어 염룡파의 제자들이 모두 한쪽 무릎을 꿇고 외쳤다.강호에서는 언제나 강한 자를 숭배한다.유진우의 실력이 강하기에 그들의 보스가 될 자격이 충분했다.“축하해요. 성함이 어떻게 되는지요?”황보걸은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가슴 앞에 맞잡았다.젊은 인재와 친분을 잘 쌓고 싶었다.“유진우라고 합니다.”유진우 역시 두 손을 가슴 앞에 맞잡았다.“저는 황보걸이라고 합니다. 오늘 정말로 대단하셨습니다. 저희 황보 가문에 초대하고 싶은데 괜찮으실까요?”황보걸이 적극적으로 초대장을 내밀었다.“언젠가 시간이 될 때 꼭 찾아뵙겠습니다.”유진우는 반가운 인사를 주고받았다.그는 황보걸한테 호감이 있었다.“보스님,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옆에 복화루가 환경도 괜찮은데 거기 가서 한잔하실까요?”이때 배철호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그러죠.”유진우는 황보걸을 바라보며 물었다.“황보걸 씨, 참석하실 수 있으세요?”“그럼요, 영광입니다.”황보걸은 미소를 지었다.그렇게 배철호의 인솔하에 10여 명이 복화루로 이동했다.복화루는 3층으로 된 고풍스러운 중식당인데 환경과 시설이 매우 좋았다.단골이었던 배철호는 아주 자연스럽게 일행을 데리고 3층에 있는 천상실로 들어갔다.“오빠, 오셨어요?”30대 초반의 아름다운 젊은 여성이 술 두 병을 들고 들어왔다.아름다운 젊은 여성의 얼굴은 하얗고 부드러웠으며 몸은 통통했고 가슴이 크고 엉덩이가 탱탱하여 아주 매혹적이었다.그녀는 보기만 해도 정복하고 싶은 그런 여자였다.“미아 씨, 소개해 줄게. 이분은 오늘부터 우리 염룡파의 보스 유진우 씨야!”배철호가 소개했다.“유 보스님, 안녕하세요.”미모의 젊은 여인이 허리를 살짝 굽혀 인사를 하는데 탱탱한 가슴이 튕겨 나올 것 같았다.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일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술은 내려놓고 여기 대표 요리들을 올려. 오늘 축하주를 해야 하니까.”배철호
“진우 씨, 말씀이 좀 지나치시네요.”배철호의 얼굴에 머금고 있던 미소는 점점 사라지고 대신 싸늘함이 자리 잡았다. 아무리 교양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도발은 견디지 못할 것이다.“친구끼리 힘들면 서로 도와주고 좋잖아요.”유진우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았다.“이런 일은 도와줄 필요 없어요. 저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어요. 자, 술이나 마십시다.”배철호는 억지로 웃음을 쥐어짜며 화제를 돌리려 했다. 하지만 쉽게 포기할 유진우가 아니었다.“아니면 당사자한테 물어보실래요? 제안을 받아들일 수도 있잖아요.”“저기요. 적당히 하시죠!”그의 말에 몇몇 미녀들이 결국 참다못해 입을 열었다.“얼굴은 반지르르한데 하는 짓은 참 더럽네요. 어떻게 남의 와이프한테 눈독 들일 수 있어요?”“그러게나 말이에요. 아무리 실력이 좀 있다고 해도 남을 이렇게 모욕해서는 안 되죠. 정말 너무하네요!”“흥! 아가씨를 찾고 싶으면 밖에 나가서 놀아요. 여기서 구역질 나게 하지 말고!”유진우의 이런 행동이 그녀들 눈에는 그야말로 용서할 수 없는 극악무도한 짓이었다.황보걸은 옆에서 실눈을 뜬 채 지켜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알고 지낸 시간이 짧아 유진우에 관해 딱히 아는 게 없었다.물론 만약 이게 바로 상대의 본성이라면 앞으로는 선을 그어야 했다. 어쨌거나 그도 똑같은 일을 당할지 아무도 모르니까.“왜들 이렇게 흥분하세요? 당사자도 아무 얘기 없는데?”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정말 파렴치하기 짝이 없네요!”몇몇 여자들은 너무도 화가 나 발을 동동 굴렀다. 지금까지 살면서 유진우와 같은 인간쓰레기는 본 적이 없었다.“진우 씨가 이런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오늘 밤에 바로 보내드릴게요. 아주 편안하게 모실 겁니다.”그때 홍길수가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네, 진우 씨. 여자는 많고도 많아요. 오늘은 기쁜 날이니까 즐겁게 마시자고요. 전에 실례를 범한 게 있다면 사과드릴게요. 부디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자, 제가 먼저 한잔 올리겠습
몇몇 아리따운 여자들은 혼비백산한 얼굴로 자리를 떠났다. 홍길수도 마치 귀신을 본 듯 겁에 질린 채 뒷걸음질을 쳤다. 혹시라도 유진우가 갑자기 흥분하여 그마저도 죽일지 모르니까.테이블에 유진우 말고 황보걸만 덤덤하게 앉아있었다.“진우 씨, 하나만 물읍시다. 배철호 씨랑 무슨 원한이 있어요?”황보걸이 무뚝뚝하게 물었다.“없어요.”유진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럼 두 사람 사이에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요?”“없었어요.”“원한도, 안 좋은 일도 없었는데 왜 죽인 거죠?”“죽어도 싸니까요.”“이유는요?”황보걸이 계속 캐물었다.그는 걸핏하면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을 가장 혐오했다. 이런 사람이라면 아무리 실력이 강하다고 해도 그와 친구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도련님, 이 술 향이 좋아요?”유진우는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되물었다.“향이 좋으면 어떻고 안 좋으면 또 어떤데요?”황보걸이 눈살을 찌푸렸다.“술 향이 사람을 홀릴 만큼 향기로워요.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유진우는 갑자기 은침 하나를 꺼내 술잔에 담갔다. 은침을 다시 꺼냈을 때 은침이 완전히 거멓게 변해있었다.“독이 있었어요?”황보걸의 낯빛이 확 굳어졌다. 은침이 검게 변했다는 건 술 안에 독이 있다는 뜻이다. 그것도 독성이 아주 강한 독이었다.“어떻게 이럴 수가!”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하마터면 이 술을 마실 뻔했다.“이게 바로 이 자를 죽인 이유입니다.”유진우가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겉으로는 아부하고 비위를 맞췄지만 사실 뒤에서는 모두를 죽일 심산이었던 거죠. 이런 사람을 죽이지 않고 남겨둘 이유가 없죠.”“그런 거였군요.”황보걸은 그제야 모든 걸 깨달았다. 어쩐지 갑자기 미친 것처럼 사람을 죽인다 했더니, 그는 진작 다 알아챘던 것이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황보걸은 까맣게 속고 있었다.“아무리 술에 독이 있다고 해도 배철호가 독을 탔다는 증거는 없잖아요.”한 여자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여전히 유진
배철호가 죽으면서 2인자였던 홍길수가 유진우를 대신하여 염룡파를 맡게 되었다.염룡파에는 수천 명의 제자가 있었고 그중에 엘리트만 수백 명이었다. 서울 전체를 놓고 봐도 엄청난 세력임이 분명했다. 그들이 있다면 유진우가 앞으로 서울에서 움직이기 훨씬 편해질 것이다.“진우 씨가 지금 염룡파의 보스이긴 하지만 앞으로 귀찮은 일이 많을 겁니다.”황보걸이 복화루를 나서면서 한마디 충고했다.“귀찮은 일이요?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유진우가 궁금증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배철호는 자수성가한 게 아니라 뒤에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요. 진우 씨가 그런 배철호를 죽였으니 그 사람도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황보걸이 말했다.“그래요? 그 사람이 누구인가요?”유진우가 캐물었다.“도씨 가문의 큰아들 도규현이요.”“도규현? 들어도 못 봤어요.”유진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진우 씨는 현지인이 아니라서 도규현을 모르는 게 이상할 건 없죠. 그 사람 만만한 사람이 아니니까 조심해요.”황보걸이 진지하게 말했다.“도씨 가문은 무사 집안이자 5대 재벌 중 하나예요. 강남의 무림에서도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죠. 그리고 도규현은 도씨 가문의 후계자이고 인제 고작 30대 초반인데 벌써 스카이 랭킹에 이름을 올렸어요. 서울의 젊은이들 중에서 도규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사람은 손꼽힐 정도로 드물어요. 만약 도규현을 만나면 꼭 조심해요. 별거 아닌 원한이라도 반드시 갚는 사람이라서 심기를 건드리면 좋을 게 없어요.”그의 말에 유진우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충고 고마워요. 조심할게요.”“물론 이 세상에는 절대적이라는 게 없죠. 만약 진우 씨도 서울에서 믿을 만한 배경을 찾는다면 도규현도 감히 어쩌진 못할 거예요. 예를 들어 우리 황보 가문 같은 가문 말이죠.”황보걸이 갑자기 가문 자랑을 늘어놓았다.“서울에서 우리 황보 가문이 그래도 꽤 발언권이 있어요. 진우 씨의 천부적인 실력이라면 문제없을 것 같은데 어때요? 관심 있어요?”“절 좋게 봐준
돌아오자마자 황은아가 쏜살같이 달려오며 소리를 질렀다.“아저씨, 생겼어요. 저 생겼어요!”“뭐가 생겨?”유진우가 화들짝 놀랐다.“너 임신했어?”‘아직 성인도 안 된 애가 임신이라니, 요즘 애들은 참...’“처녀한테 임신이라니요!”황은아가 눈을 부라리며 퉁명스럽게 말했다.“임신한 게 아니면 왜 그렇게 흥분했는데?”유진우는 어이가 없었다.‘호들갑 떨어서 놀랐잖아!’“어젯밤에 저한테 공법을 가르쳐줬잖아요. 저한테 내공이 생겼어요!”황은아가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뭐? 벌써?”유진우도 여간 놀란 게 아니었다.일반 무사가 내공을 수련하려면 적어도 일 년 남짓 수련해야 한다. 아무리 천부적인 재능이 출중한 자라고 하더라도 한두 달이 지나서야 겨우 첫걸음을 뗄 수 있다.그런데 황은아가 하룻밤 사이에 내공이 생겼다고? 이렇게나 빨리?도무지 믿기지 않았던 유진우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맥을 짚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단전에 기류가 생겨났다 사라졌다 하면서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이 기류는 쉽게 알아낼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긴 하지만 그래도 내공인 건 확실했다. 다시 말해 황은아가 진짜로 성공했다는 걸 뜻한다.단 하룻밤 사이에 일반 무사가 되었고 일 년 남짓 수련해야만 이룰 수 있는 성과를 이루었다. 그녀의 천부적인 재능은 실로 놀라웠다.다른 사람들은 10년 동안 고생하며 수련해야 하는 것을 황은아는 아마 마음껏 먹고 놀면서 한 달만 수련해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역시 천부적인 재능 앞에 노력은 거론할 가치도 없었다.“어때요? 진짜 생겼죠? 제가 거짓말한 거 아니죠?”황은아가 자랑하듯 말했다.“너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건 인정해. 일반인들은 1년이나 수련해야 첫걸음을 뗄 수 있는데 넌 하루 만에 됐어. 백 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무술 천재인 건 확실해.”유진우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그녀를 칭찬했다.“하하... 이럴 줄 알았어요!”황은아가 우쭐거리며 웃었다.“제가 머리는 좋지 않아도 싸워서 진 적이 없거든요.”“응? 너
“네? 3분이요?”그의 대답에 황은아는 순간 멍해졌다.‘일반 무사가 입문하려면 적어도 일 년 남짓은 걸린다며?’그녀와 같은 천재도 내공이 생기는데 거의 하루라는 시간이 걸렸다. 하루 만에 입문해도 천재라는 소리를 듣는데 3분 만에 입문한 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그는 괴물일까? 요괴일까?지금 이 순간 그녀는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조금 전까지 거만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아저씨, 지금... 농담하는 거 아니죠?”황은아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이런 걸로 널 속여서 뭐 해? 나한테 득이 될 것도 없는데.”유진우는 어깨를 들먹이며 덤덤하게 말했다.“그리고 그냥 천부적인 재능일 뿐이야. 재능이 있다고 해서 실력이 있다고 할 수 없어. 이 세상에 천재는 부족하지 않거든. 무사가 되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아. 진정한 강자가 되려면 천부적인 재능과 노력 어느 하나도 없어서는 안 돼.”“알겠어요! 꼭 노력해서 아저씨를 따라잡도록 할게요!”황은아는 두 손을 가슴 앞에 올리고 예를 표했다. 그러고는 곧장 위층으로 올라서 수련에 임했다.그 모습에 유진우는 자신도 모르게 허허 웃음을 터뜨렸다. 황은아에게서 누군가의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10년 전, 조씨 가문의 그 여자애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던가?“똑똑똑...”그때 누군가 갑자기 문을 두드렸다. 유진우가 문을 열어보니 밖에 조아영이 떡하니 서 있었다.“하영 씨, 언니 뭐래요? 나 만나겠대요?”유진우의 두 눈이 반짝였다.조아영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인 채 뒤를 힐끔거렸다. 유진우도 그제야 그녀 뒤에 두 남녀가 서 있는 걸 발견했다.남자는 사오십대 정도 돼 보였고 훤칠한 키에 억압적인 포스를 어찌나 풍기는지 감히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그리고 여자는 관리를 잘하여 또렷한 이목구비에 피부도 하얗고 몸매도 글래머일 뿐만 아니라 우아한 분위기를 뽐냈다. 그녀가 바로 조아영의 어머니 진서현이었다.“당신이 바로 유진우예요?”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흔들림 없는 덤덤한 말투였지
“황금이 유혹적이긴 하지만 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방금 그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유진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황금이 싫다면 원하는 액수를 불러봐요.”조군수가 턱을 치켜올렸다.“아저씨, 외람되지만 결혼은 선미 씨가 직접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른들이 나서서 강요할 게 아니라요.”유진우가 말했다.“뭐라고요?”조군수가 눈살을 찌푸렸다.“지금 날 가르치는 거예요?”“전 그저 솔직하게 얘기했을 뿐입니다.”유진우는 겁먹지도 비굴하지도 않았다.“부모라면 자기 자식이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길 바라지 않나요?”“흥! 당신이 뭘 안다고 그래요?”그때 옆에 있던 진서현이 참다못해 입을 열었다.“선미의 약혼남이 누군지 알아요? 타고난 인재인데다가 용국의 미래 신예 선우희재예요. 선우희재야말로 우리 선미의 가장 좋은 단짝이라고요!”“좋은지 싫은지 그건 선미 씨가 판단해야 하는 거고요. 선미 씨가 싫다고 하면 아무리 부모라고 해도 강요해서는 안 돼요.”유진우는 그들과 논리를 따졌다.“당신 지금 우리 조씨 가문의 권위에 도발하는 거예요?”조군수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아저씨, 전 조씨 가문과 적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선미 씨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그 위험을 무릅쓸 수 있어요. 제가 드리고 싶은 얘기는 선미 씨가 싫어한다면 그 누구도 강요할 수 없다는 거예요.”유진우의 말투가 거세졌다.“흥, 아주 건방지기 짝이 없는 녀석이로구먼!”조군수의 눈빛이 싸늘해졌다.“선미의 체면을 봐서 좋게 좋게 얘기했는데 계속 이렇게 고집을 부린다면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요!”“진우 씨, 우리 아빠를 건드려봤자 당신한테 좋을 게 없어요!”옆에 있던 조아영이 연신 눈치를 주었다.조씨 가문 가주인 그녀의 아버지는 대권을 손에 쥐고 있었고 평소 일을 처리할 때도 아주 엄격하고 신속했다.유진우가 실력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조씨 가문과 맞서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고집을 부리는 건 제가 아니라 아저씨예요.”유진우의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