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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8화

“두 사람 뭐라고 중얼거리는 거예요?”

입꼬리를 실룩거리면서도 연신 한숨을 내뱉는 조선미를 본 이청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저 여자 미친 건가?

“아니에요. 제가 사람을 잘못 봤어요. 죄송해요.”

조선미는 씩 웃으며 먼저 사과했다.

기억상실증 환자와 시시콜콜 따져서 뭣 하겠는가.

“이상하네.”

이청아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분명 모르는 사람인데 왜 이렇게 눈에 거슬리지?

조선미를 스치고 지나가, 그녀의 시선이 유진우에게로 향했다.

“잠시만요. 당신은 낯이 익은데... 우리 혹시 만난 적 있나요?”

“네?”

간단한 그 한마디의 말이 다시 조선미의 경계심을 불러일으켰다.

기억상실증이라며? 왜 기억하고 있어?

지금 나랑 장난하는 건가?

“날 기억해요?”

유진우는 화들짝 놀랐다.

“아, 기억났어요. 그때 그 보험 설계사 맞죠?”

곰곰이 생각해 보던 이청아가 그제야 생각난 듯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얼마 전 저 사람은 병원에서 보험 마케팅 일을 하고 있었었다.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에 의해 쫓겨나 버렸다.

“네, 맞아요.”

유진우는 부인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보아하니 정말 예전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

깔끔하게 각자의 길을 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난 또 무슨 대단한 인물이라도 되는 줄 알았잖아. 고작 보험이나 팔고 다니는 작자였어?”

“사회 가장 밑바닥에서 구르고 있으면서 감히 봉씨 집안 아가씨와 맞서? 자멸의 불길에 몸을 던져넣은 거지!”

“몸값 수십억인 나도 이곳에선 목소리를 높이지 못하는데 보험 설계사 따위가 저토록 날뛰었다니. 말도 안 돼!”

유진우의 직업을 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또다시 한바탕 토론이 벌어졌다.

특히 배수현, 최숙자, 장 원장은 멍청이를 보는 듯 멸시가 가득 담긴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고 있었다.

그들은 유진우의 뒷배가 꽤 든든한 줄로 여겼었다. 아니면 무슨 배짱으로 봉씨 가문 아가씨를 때리기까지 했겠는가?

이제 보니 그저 허풍을 떨었던 것에 불과하다.

“청아 언니, 저 사람에 대해 잘 알아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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