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카펫은 별장 입구부터 거실까지 몇백 미터가 넘는 길이로 깔려있었다.오늘은 조군해가 조씨 가문의 수장을 맡는 자리로, 예전에는 내부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면 오늘은 공식적으로 대외에 발표하는 날이다.이에 조씨 가문은 특별히 손님을 초대하여 축하 파티를 열었다.조씨 가문과 가깝게 지내거나 그들과 친해지고 싶어 아부하는 사람들이 잇달아 방문하여 인사를 건넸다.가문을 이끄는 수장이 바뀌었으니 너 나 할 것 없이 찾아와 축하를 건네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그 시각, 회의실.조군해를 비롯한 조씨 가문의 권력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예전에 비해 인원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여러 차례의 사건으로 핵심 구성원의 절반이 쫓겨났기에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모두 조군해의 측근이라고 해도 무방하다.“오늘부터 형님은 조씨 가문의 수장이네요. 축하드립니다.”조군표는 아부를 떨며 인사를 건넸다.“형님처럼 현명하고 재능있는 사람이 수장이 되는 게 가문의 발전에 훨씬 이로울 겁니다. 전략적인 분이시니 앞으로 조씨 가문은 더 잘될 일밖에 없겠네요.”“맞아요! 전 조씨 가문이 더욱 번영하리라 굳게 믿습니다.”“당연한 것 아닙니까! 하하하.”조씨 가문 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하며 분분히 치켜세우기 시작했다.한바탕 아첨으로 기분이 좋아진 조군해는 싱글벙글 웃으며 거들먹거렸다.뭔가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된다는 게 위엄 넘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만인의 칭찬과 존중을 받으니 그 기분은 짜릿하기 그지없었다.“제가 이 자리에 앉게 된 건 여기 계신 모든 분의 공이 크니 추후에 섭섭하지 않을 만큼 두둑한 보상을 드리도록 하죠.”조군해는 호기롭게 웃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사람들은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잇달아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큰아버지가 수장이 된 것에 더불어 윤지 누나가 곧 선우 가문에 시집을 가다니, 이거야말로 겹경사 아니겠어요?”조일명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맞는 말이야.”조군표도 고개를 끄덕였다.“
“X발, 이게 뭐야!”사람 머리가 굴러나오자 모두 깜짝 놀라 무의식중에 뿔뿔이 흩어졌다.상황을 파악하고선 하나같이 경악을 금치 못했고 좋은 날에 이딴걸 선물로 보냈다는 건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려는 의도가 다분했다.아니, 문제를 일으키는 게 아니라 단지 한방 먹이고 싶어 도발하는 걸 수도 있다.“누구야! 누가 감히 이딴걸 보내?”좋았던 기분마저 산산조각난 조군해는 버럭 화를 냈다.“개자식이, 넌 일 처리를 어떻게 하는 거야?”조군표는 화가 치밀어 올라 집사의 뺨을 후려갈겼다.조씨 가문의 집사로서 물건을 확인하지도 않고 아무렇게나 들여보내다니... 만약 그 안에 폭탄이라도 담겼으면 다 같이 죽는 거나 다름없다.“전... 그냥 평범한 하객인 줄 알았어요. 정말 이럴 줄은 아예 몰랐어요.”집사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발이 손이 되도록 빌었다.활짝 웃는 얼굴로 선물 상자를 건넸으니 당연히 아부하러 온 손님인 줄 알았는데, 그 안에 사람 머리가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X발, 왜 멍하니 있어? 당장 가서 조사해!”조군표가 집사를 발로 차자, 그는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저... 죽은 사람이 누군지 알아요. 제 측근이에요.”이때 조일명이 잔뜩 어두워진 얼굴로 입을 열었다.처음 머리를 봤을 때는 겁이 났지만, 어딘가 낯이 익은 모습에 자세히 보니 다름 아닌 그의 부관이었다.“아는 사람이라고?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조군표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어제 일 좀 봐줬는데 들켜서 보복당한 모양이에요.”조일명은 생각에 잠긴 듯 눈을 가늘게 뜨며 답했다.불과 얼마 전 교통사고를 주선한 사람이 바로 이 부관이었는데, 하룻밤 만에 사망했다.예상이 맞다면 이건 조선미가 벌인 일이 틀림없다.“그러니까 이 일은 너 때문이라는 거네?”조군표는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아마도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조일명은 어깨를 으쓱이며 담담하게 말했다.“이런 작은 일은 깨끗하게 처리할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만
유진우는 대충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파란 옷을 입은 여자가 예의 바른 미소를 지은 뒤 같이 온 친구들을 불러 함께 앉았다.유진우의 수수한 옷차림은 친근함을 자아냈고 테이블에 빈자리가 가장 많아 어쩔 수 없이 다들 이쪽으로 다가왔다.툭 까놓고 말하면 이 장소에서 유진우가 가장 접근하기 쉽고 부담 없게 생겼기 때문이다.“안녕하세요. 전 서인아예요. 여긴 연지유, 그리고 여긴 진성혁이에요. 그쪽은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서인아는 모두를 소개한 뒤 솔선해서 질문을 했다. 보아하니 성격이 활발한 편인듯하다.“이런 자리에서 굳이 이름 교환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유진우는 싸늘하게 말했다.그는 사람을 죽이러 온 것이지 친구를 사귀러 온 것이 아니다.“음...”서인아는 멋쩍은 듯 표정이 굳어졌다.“이봐요, 당신이 뭔데 이러는 거죠?”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연지유는 참다못해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름을 물어본 게 그렇게 큰일이에요? 당신이 뭐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줄 아나 봐요? 옷차림 보니까 돈도 없는 것 같은데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허세를 부리는 거죠?”“우리를 알게 된 걸 영광으로 생각해도 모자랄 판에 어이가 없네.”진성혁 역시 경멸하는 기색을 보였다.“됐어. 너희들도 그만해.”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서인아는 재빨리 상황을 수습하기 시작했다.“인아야, 저런 찌질한 놈한테는 예의를 차릴 필요 없어.”연지유는 팔짱을 낀 채 매우 거만하게 말했다.“왜 당신 곁에 아무도 안 앉는지 알아요? 그쪽이랑 엮이는 게 불쾌하거든요. 누가 봐도 격 떨어지잖아요?”절세의 미녀가 먼저 말을 걸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 유진우의 태도가 그들은 이해되지 않았다.“인아야, 네가 왜 저런 사람을 상대해? 우린 수십조의 자산을 가진 사람이라고. 저런 인간이랑은 노는 물이 다르잖아.”진성혁은 명품 넥타이를 단정하게 정리하더니 내친김에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과시하기 시작했다.“여기 시계 보이죠? 1억 6천만 원이에요. 당신 같은
“네?”갑작스러운 유진우의 목소리에 세 사람은 잇달아 곁눈질했고 하나같이 괴상한 표정을 지었다.“이봐요! 지금 무슨 헛소리 하는 거죠? 곧 죽게 되는 사람이라뇨?”연지유는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바보 같은 그의 모습에 눈빛이 더욱 경멸스럽게 변했다.“설마 조일명을 질투하는 거예요? 그쪽보다 뛰어난 게 배 아파서 욕하는 건가?”진성혁은 확신에 차서 얘기했다.“능력도 없는 주제에 남을 깎아내리지 못해 안달 난 모습을 보니 참 역겹네요.”예전부터 속 좁은 사람을 싫어했던 연지유는 팔짱을 낀 채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배짱이 있으면 크게 말하지 그래요? 지금처럼 뒤에서 험담하는 게 쪽팔리지도 않아요?” 진성혁은 그를 비웃었다.“맞아요. 그렇게 자신감이 넘치면 조일명과 정면 대결해 봐요. 뒤에 숨은 건 겁쟁이와 다를 바가 없잖아요.”연지유는 입을 삐쭉이며 말했다.비록 서인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 역시도 이미 유진우에 대해 약간의 혐오감을 느꼈다.유진우는 세 사람을 상대하지 않고 테이블 위에 놓인 술병을 집어 들더니 무게를 쟀다.“조일명!”유진우의 고함에 장내가 떠들썩해졌다.“누구 감히 내 이름을 입에 올려?”조일명은 고개를 홱 돌리고선 매서운 눈빛으로 사방을 쏘아봤다.그러나 그 순간 와인병이 날아와 정확하게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펑!와인병이 깨지는 동시에 붉은 와인이 그의 온몸에 쏟아졌고 너무 세게 맞은 탓에 비틀거리며 중심을 잡지 못했다.“이게 뭐야...”갑작스러운 광경에 모두가 깜짝 놀랐고 장내에 있던 하객들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런 날에 감히 조씨 가문에서 소란을 피우는 사람이 있을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헐...”서인아, 연지유, 진성혁 세 사람은 너무 놀란 나머지 할말을 잃었고 하나같이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두려움에 휩싸였다.그들은 유진우가 와인병으로 조일명의 머리를 내리친 것을 똑똑히 보았다.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런 일을 저지른 거지?조일명이 누구인가?명문가 출신의 범표사 고급
“어딜 감히!”“건방지네.”“감히 조씨 가문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죽고 싶어 환장하는구나.”잠시 어리둥절하던 사람들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하나같이 화를 내며 그를 질책하기 시작했다.소란 소리를 들은 조씨 가문 경호팀도 즉시 모여들어 그를 에워쌌다.“내 목숨? 네까짓 게 뭔데?”조일명은 표정이 어두워졌다.“네 곁을 졸졸 따라다니는 경호원이 있다면 모를까, 너처럼 쓸모없는 인간이 감히 혼자서 나한테 덤비다니 정말 어이가 없네. 죽고 싶어 환장했냐?”장 어르신에게 혼난 적이 있지만, 유진우 앞에서 그는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또래 중에 선우희재를 제외하고 아무도 자신의 상대가 될 수 없다며 확신했다.“이봐, 오늘 같은 좋은 날에 사람 죽이고 싶지 않으니까 눈치 있으면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게 좋을 거야.”조군해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침착하게 말했다.그는 유진우가 유능하다는 걸 알고 있었고 심지어 그가 조직을 형성한 것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조씨 가문에 비하면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이제는 선우 가문의 지원까지 받고 있다.“조일명 씨, 당신은 오늘 무조건 내 손에 죽을 거니까 기대해도 좋아요.”유진우의 목소리는 싸늘하기 그지없었다.“놀아주니까 우리가 만만하냐?”조군해는 버럭 화를 내며 큰 소리로 외쳤다.“여봐라! 당장 저 사람 잡아.”“잠시만요.”조일명은 손을 들어 제지하더니 곧바로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고작 이 자식 처리하려고 사람을 동원하는 건 인력 낭비 아니겠어요? 저 혼자로도 충분해요.”“형님, 일명이 스스로 해결하게 맡게 보는 게 어때요?”조군표는 침착하게 말했다.많은 사람이 유진우 한 명을 상대로 덤벼들면 비겁하다는 비난을 받게 되겠지만 일대일로 싸우면 설사 맞아 죽더라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을 것이다.“그래, 너한테 맡기마.”조군해는 조일명의 어깨를 툭툭 쳤다.“걱정하지 마세요. 이 정도는 눈감고서도 처리하죠.”자신감이 넘치는 조일명은 곧바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도발했다.“야, 나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야?”죽은 개처럼 바닥에 엎드려 있는 조일명을 보며 사람들은 얼떨떨해졌다.범표사의 고급 장교이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뛰어난 인재가 이렇게 쉽게 패배하다니?사람들은 놀란 표정으로 서로 눈빛을 주고받을 뿐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들은 이 싸움에 전혀 긴장함을 못 느꼈고 당연히 조일명이 일방적으로 유진우를 제압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뜻밖에도, 싸움이 시작되자마자 조일명이 쓰러졌다.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많이 컸다.“지금...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지? 조일명이 졌다고?”진성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유진우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할 줄 알았건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상황이 흘러갔다.“어떻게 이게 가능하지? 저 사람이... 도대체 뭔데?”연지유는 경악을 금치 못한 채 입술을 파르르 떨고 있었다.그녀는 평범한 옷차림의 궁상맞은 사람이 조일명같은 천재를 이겼다는 사실을 납득할 수 없었다.“말도 안 돼!”서인아 역시도 너무 놀란 나머지 입을 다물지 못했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처음에는 유진우가 허세를 부리고 주제도 모른 채 무모한 도전을 하는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가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네놈이 실력자인 줄은 몰랐네.”조군해는 잔뜩 어두워진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유진우의 의술은 일찌감치 본 적이 있었지만, 그의 무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내 아들이 주먹 한 방에 쓰러졌다고?”조군표는 한동안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선우희재랑 싸워서 진 건 그렇다 치고 유진우 이 자식한테도 진다고? 쓸모없는 자식!’유진우는 뭇사람의 놀라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조일명의 다리 하나를 잡고는 질질 끌며 밖으로 나갔다.그 모습은 마치 개 한 마리를 끌고 있는 것 같았다.조일명은 얼굴로 바닥을 쓸었고 어느새 그가 끌려간 길 따라 핏자국이 선명하게 새겨졌다.“야! 당장 내 아들 놓지 못해?”그제야 정신을 차린 조
조군해의 명령이 내려지자 조가의 모든 경호원과 숨겨두었던 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순간에 가문 전체가 움직인 것이다."빨리! 에워싸. 이 녀석이 도망치게 두면 안 돼!""젠장! 감히 우리 조가를 건드리다니. 목숨이 아깝지도 않나 보구나!""..."사방에서 모여드는 병력과 전투마의 수는 점점 더 불어나고 있었다. 또한 모두 온몸에 무장하고 호기로운 기세를 뽐내고 있었다. 유진우는 문을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수백 명의 사람에게 둘러싸였다. 다들 호시탐탐 그를 노리고 있었다.그들 중 대부분은 조가의 경호원이었고, 소수는 엘리트 비밀 살수들과 범표사의 병사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조일명의 직속 부하들이었다. 고위급 직업 군인이었으니 수백 명의 병사를 통솔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유진우! 어서 내 아들을 보내! 그렇지 않으면 넌 오늘 반드시 죽게 될 거야!" 조군표가 분노하며 소리쳤다."넌 이미 포위됐고 도망칠 길은 없어. 지금 바로 내 아들을 놔주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조군해가 위협했다."내가 원하는 건 조일명의 목숨 하나야. 이에 상관없는 사람들은 모두 다 꺼져!" 유진우가 차가운 얼굴로 일갈했다."이놈아! 넌 저승에 발을 들인 거나 다름없는 지금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구나. 눈 똑바로 뜨고 둘러봐. 지금 누가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하는지." 조군해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지금 조가는 무기든 사람이든 부족한 것이 없다. 저런 놈 하나 무너뜨리는 건 식은 죽 먹기다.유진우가 제아무리 강하다 해도 날아오는 총알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조일명을 쓰러뜨렸어도, 조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거예요.""저 녀석은 확실히 강하네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수의 열세는 감당 못 하겠죠.""혼자의 몸으로 조가의 방어막을 뚫고 나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빼곡히 둘러싸인 유진우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혀를 끌끌 차며 수군거렸다.단 한 사람이 명문가 집안 전체에 도전하는 것은 분명 불가능한 일이다."흥! 싸움 좀 잘한다고 무
"뭐라고요? 또 쏜다고요?"그 말을 들은 조일명이 깜짝 놀라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큰아버지! 총알엔 눈이 없습니다. 함부로 쏘면 안 돼요!"이런!이대로 가다간 유진우가 아니라 자신의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다.게다가,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강력한 이 고수는 이미 총알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절대 가만히 서서 총알을 맞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형님! 침착해야 합니다. 중요한 건 일명의 목숨입니다!"조군표도 깜짝 놀라 조군해에게 소리쳤다.그는 정말로 조군해가 한순간 이성을 잃고 마구잡이로 총을 쏴댈까 봐 두려웠다. 그때가 되면 그의 아들의 몸은 처참하게 벌집이 되어버릴 것이다."나 역시 일명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이번 기회에 저놈을 처단하지 못한다면, 무슨 낯으로 우리 조가 사람들을 마주할 수 있겠어?" 조군해가 미간을 찌푸렸다."저놈의 무력이 비범하니 반드시 고수를 불러 진압해야 해요." 조군표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고수? 이 짧은 시간 안에 어디서 고수를 구한단 말이냐? 내 생각에는 차라리 병력 전체를 밀어 넣어 머릿수로 압도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 같아. 그럼 일명이가 다칠 수도 있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조군해가 칼을 휘두르며 말했다."형님, 제게 저놈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주십시오. 피를 흘리지 않고 항복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조군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3분 줄게. 해결해." 조군해는 잠시 내면의 살기를 내리눌렀다."알겠습니다."조군표는 머리를 끄덕이고는 유진우를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 "유진우, 그만둬. 오늘 넌 조가에서 벗어날 수 없어. 하지만 내 아들을 놓아준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유진우! 들었어? 당장 날 돌려보내. 아니면 여기 이 자리는 네 무덤이 되고 말 거야!" 조일명이 이를 부득부득 갈며 지독하게 협박했다.유진우에게 패배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겁을 먹고 항복했다는 의미는 아니다.이 복잡한 세상에서, 단순히 싸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