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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3화

“보물 지도 관련해서는 네 아버지랑 큰아버지께도 설명드렸다. 이미 몇 년 전에 도둑맞아서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몰라.”

조군수가 답했다.

“삼촌, 이러시면 곤란해요.”

조일명은 옆에 놓인 바나나 한 개를 쥐더니 천천히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삼촌이 보물 지도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긴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그걸 잃어버렸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설마 비밀리에 숨겨놓고 독식하려는 건 아니죠?”

“아무 증거도 없이 날 의심하는 거니?”

“들키고 싶지 않은 일은 처음부터 저지르면 안 돼요.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이니까요.”

미간이 잔뜩 찌푸려진 조군수와 달리 조일명은 여유롭게 바나나를 깨물며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그간의 정이 있어서 충고하는데... 순순히 내놓는 게 좋을 거예요. 오늘 같은 일 두 번당하고 싶지는 않잖아요?”

이 말이 나오자마자 여러 사람의 표정이 바뀌었다.

특히 조선미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망설일 틈도 없이 달려가서 그의 멱살을 잡았다.

“방금 뭐라고 했어? 오늘 교통사고, 설마 네가 한 짓이야?”

“장난 좀 친 건데 왜 이렇게 흥분했어?”

조일명은 야비한 웃음을 지으며 태연하게 바나나를 먹었다.

“이 짐승만도 못한 인간아! 선미는 네 동생이잖아. 어떻게 동생한테 그런 짓을 저지를 수가 있니?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조군수는 화를 버럭 내며 말했다.

“삼촌, 농담이에요. 그냥 장난친 건데 다들 왜 이렇게 예민해요?”

줄곧 웃으며 말을 이어가던 조일명은 순간 표정이 돌변하더니 정색했다.

“물론 보물 지도를 내놓지 않는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죠?”

“지금 날 협박하는 거니?”

조군수는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러겠어요. 그냥 충고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네요.”

조일명은 입을 씰룩이며 말했다.

“삼촌, 그동안 많은 사람의 원수가 된 건 아시죠? 조씨 가문이라는 큰 버팀목이 없어졌으니, 앞으로 사는 게 훨씬 힘들어질 거예요. 그걸 감안해서 잘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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