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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대충 그렸을 뿐

“안녕하세요. 전 왕미정입니다. 이런 식으로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되어 매우 죄송할 따름입니다. 최근 저에 관한 유언비어가 많이 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전 줄곧 인터넷을 통해 사실을 밝히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되어, 설명을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네요.”

미정은 말을 하다가 잠시 멈추더니 흐느끼기 시작했다.

“네, 제가 첫 경기에 선보인 디자인 원고는 확실히 제 작품이 아닙니다. 그것은 제 선배님의 작품입니다. 전 사진 속의 임만만 씨와 선후배 사이인데, 이번에 제가 디자인 시합에 참여하게 된 것은, 모두 만만 선배가 절 격려해 주셨기 때문이에요. 만만 선배는 정말 좋은 사람이지만, 늘 승패를 중요하게 생각하셨어요. 첫 경기에서 그녀는 뜻밖에도 저를 속인 채, 본인의 원고를 제출하셨어요. 전 이 일을 알게 된 후 바로 만만 선배를 만나 협상하여, 모두에게 사실을 밝히려고 했어요. 하지만.”

영상 속의 미정은 비참하고 착한 여자 주인공 같았다. 반면 만만은 포악하고 이기적인 나쁜 선배였다.

“정말 별 꼴이네. 이진아, 이 정도 연기력이면 네가 아는 감독에게 추천해 보는 건 어때? 이 여자가 배우를 한다면 제작비를 꽤나 아낄 수 있을 것이야.”

정희는 미정의 사과 영상을 진지하게 보며 말을 꺼냈다.

“저 여자가 정말 맘에 든다면, 정희 네가 직접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세우는 건 어때?”

이진이 활짝 웃으며 정희를 보자 조금 섬뜩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네. 난 저런 여자를 키워 줄 능력은 없어. 참, 자기야. 도대체 언제 사실을 밝힐 생각이야? 지금 인터넷에는 온통 만만을 욕하는 댓글들인데, 마음 아프진 않아?”

정희는 만만에게 동정하는 듯한 눈길을 보내며 말했다.

“어떻게 생각해?”

이 말은 이진이 만만에게 물은 것이다.

지금 결정권은 만만에게 주어졌다.

“조금 더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만만은 뭔가 생각난 듯이 미소를 지었는데, 그 모습은 이진이 누군가를 엿 먹일 때와 꽤나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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