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97화 나라를 빛내다

루트가 입을 열자, 이진은 핸드폰을 사이에 두고도 그의 흥분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루트가 말한 일은 해커계의 일원이라면 누구나 아는 일이다.

당시 이진도 외국 놈들이 날뛰는 모습에 화가 나, 정체를 숨긴 채 몰래 놈들에게 골탕을 먹였다.

결국 잘난 척하던 그 외국 해커는, 일주일도 안 되어 해커계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이진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 사람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이진은 이미 그를 호되게 혼냈으니, 그 일은 이쯤에서 넘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이진은 루트가 그 일을 이렇게 신경 쓸 줄은 몰랐다.

이진은 원래 루트에게 사실을 말해주려고 했는데,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루트가 또다시 말을 이어갔다.

“대표님, 제가 대표님께 연락을 드린 것은 일시적인 충동이 아니에요. 대표님의 능력으로는 분명 우리나라를 빛낼 수 있을 거예요. 현재 많은 외국인들이 저희들을 무시하는데, 이 직업의 특수성 때문에 저희는 늘 묵묵히 화를 참을 수밖에 없었어요. 이제 드디어 저희의 실력을 보여줄 때가 된 것 같아요! 대표님이 제발 이 시합에 참석해 주시길 바랍니다!”

루트는 이진이 동의하지 않을까 봐 애원을 하듯이 말했다.

루트의 말을 들은 이진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격동되었다.

결국 이진도 이 시합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진은 고개를 돌려 이건의 옆모습을 한 번 보더니 결정을 내렸다.

“루트 씨, 미안해요. 제가 아마 루트 씨의 기대를 저버릴 것 같네요. 전 이 시합에 참가할 수 없어요.”

이진은 웬만해서는 자신의 해커 신분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진의 대답을 듣자, 핸드폰 너머 루트의 목소리가 많이 가라앉았다.

“제가 시합에 참가할 수는 없지만, 루트 씨가 나라를 빛낼 수 있게 도와드릴게요.”

나라를 빛내는 것은 유능한 자라면 누구나 가능한 일이었다.

“절 도와주신 다고요? 어떻게 도와주실 거예요? 이제 와서 절 제자로 삼으시는 건 너무 늦지 않았나요? 시합이 보름도 안 남았는데.”

“절 한번 믿어봐요. 그리고 루트 씨 본인도 믿어봐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